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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민의 채권포커스] 2018년 첫달, 시장금리 3년 남짓만의 최고치로 반등

장태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1.29 15:20

수정 2018.01.29 15:20

사진=코스콤 체크
사진=코스콤 체크


국고10년물(KTBS10) 금리가 2014년말 이후 최고 수준까지 뛰어오르는 등 금리 상승세가 계속되고 있다.

국내 금리가 3년 전의 수준까지 빠르게 올라간 데엔 대외 금리 상승 흐름이라는 큰 물결을 거스르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일본은행, 유럽 중앙은행 등이 완화적 스탠스를 유지하겠다고 했으나 통화당국의 수장들은 경기와 물가에 대한 개선된 인식을 보여줬다.

이런 분위기 속에 국내 투자자들도 저가매수로 접근하는데 한계를 보였다. 글로벌 통화정책 정상화라는 큰 흐름을 역행할 수 없어 긴장감이 커진 것이다.

▲ 새해 첫 달, 시장금리 두드러진 상승..3년래 최고치 오른 금리
지난 주말 기준 국고10년물 금리는 2.679%를 기록했다.
이는 2014년 12월19일(2.722%) 이후 3년 남짓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미국채 10년물 금리가 2.66%선으로 오르면서 2014년 5월 이후 최고치까지 오르면서 국내 금리 역시 이런 분위기를 추종할 수밖에 없는 모습이다.

올해 들어 국내 국고10년 금리가 20bp 넘게 오르는 등 금리는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다른 구간 금리들 역시 계속 오르고 있다.

국고3년 금리는 2.22%를 상회하면서 2014년 가을 이후 가장 높은 수준까지 올라왔다.

1년반 전인 2016년 7월 6일 국고3년 금리가 1.203%까지 하락하면서 추가적인 기준금리 인하를 기대하던 때와는 분위기가 정반대다. 2016년 6월은 여덟 번의 금리인상이 단행된 금리인상기의 여덟 번째 금리인상이 이뤄지던 때다.

하지만 시장금리는 마지막 금리인하 뒤 계속 오르고 있다. 2016년 7월 시장금리는 기준금리(1.25%)를 밑돌면서 추가적인 인하를 기대하기도 했지만, 그 지점이 저점이었다.

국고10년 금리는 6년 5개월만에 금리인상이 이뤄지던 지난해 11월 2.6%를 살짝 넘었다가 12월 중순엔 2.4% 초반 수준까지 레벨을 낮췄다. 하지만 금리는 되올랐으며, 금리 상승이라는 큰 흐름을 비켜나가지 못했다.

▲ 가격 메리트는 커졌지만..여전히 관건은 대외 상황
새해 첫 달 금리가 두드러진 상승을 보인 뒤 추가적으로 오를지, 속도조절을 할지, 아니면 저가매수로 반락할지 여부를 놓고 고심이 커졌다.

하지만 대외 상황이나 국내 투자자들의 처한 상황 등을 감안할 때 분위기 반전이 쉽지는 않을 듯하다.

최근 금리가 지속적으로 오르긴 했지만, 대외환경이 비우호적이라고 본다면 섣불리 저가매수로 접근할 상황이 아니라는 진단이 나온다.

유진투자증권의 신동수 연구원은 "새해 들어 국내 금리상승을 비우호적인 해외 모멘텀이 주도했지만 여전히 상승 리스크가 높다"면서 "해외 통화정책 정상화 우려가 계속되는 한 리스크 관리 관점을 유지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그는 "선진국 경기회복에 따른 국내 경기의 상방 리스크가 높다. 계속되는 성장 개선과 기대 인플레이션 상승 흐름은 기간 프리미엄의 확대와 금리의 상방 리스크"라고 진단했다.

지난 22일 IMF가 세계경제성장률 전망을 0.2%P 올린 3.9%, 세계교역증가율을 0.6%P 상향조정한 4.9%로 제시하는 등 경기개선세에 대한 인식은 이전보다 강화됐다는 평가다.

금리가 크게 올라 추가 금리 상승에 한계가 있을 것이란 분석도 제기된다. 하지만 대외 불안요인이 있는 만큼 서두를 필요는 없다는 지적도 곁들여진다.

이슬비 삼성증권 연구원은 "1월 중 크게 부각된 주요국 통화정책 긴축 우려의 단기적 완화 국면 전개 가능성, 국제유가의 반락 가능성 등을 전제로 채권 매수심리가 다소 개선될 여지는 있어 보인다"면서 "아직까지 자금을 집행하지 않은 국내 기관들의 매수 여력이 남아있다는 점도 긍정적인 요인"이라고 짚었다.

그는 그러나 "단기물의 경우 최소 1분기 중에는 금리인상 휴지기임을 시사한 1월 금통위 결과만을 놓고 보더라도 매수접근 전략이 유효할 것으로 판단되나 장기물의 경우 3월 FOMC 금리인상 가능성 및 점도표 상향조정 우려 등이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현재의 금리가 메리트를 형성했다는 진단이 많지만 동시에 지금은 저가매수를 서두를 필요가 없는 구간이라는 분석이다.

IBK투자증권의 김지나 연구원은 "현재 전구간에 걸쳐 기준금리 추가 1회 인상 가능성은 100% 반영돼 있다"면서 "국내 경기 전망은 대외에 비해 썩 좋은 편이 아니며, 한국은행도 인정했듯이 경기의 고점은 상반기라는 점을 대부분의 투자자가 동의하고 있는 바"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처럼 국내 요인에서는 추가 금리 상승의 재료를 찾기가 오히려 어렵다"면서도 "1분기 중에는 레벨만을 보고 매수를 서두를 필요는 없다는 판단"이라며 "FOMC 종료 후 2월 중에는 통화정책 회의가 부재한 탓에 금리 움직임이 다소 소강상태를 보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트레이딩 구간으로 삼기에도 어렵다"고 덧붙였다.

시장금리가 복수의 금리인상을 반영해가는 상황이지만, 대외 상황에 대한 불안감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

▲ 가격 메리트 얘기하면서 먼저 나서기 힘든 장에선...

한국은행이 서둘러 금리를 올릴 가능성은 별로 없는 가운데 최근까지 금리가 많이 올라 저가매수가 나쁘지 않다는 얘기들은 많다.

하지만 동시에 대외금리가 안정되는 모습을 보고 움직여도 늦지 않다는 진단도 많은 편이다.

이러다보니 오히려 금리 상승세가 더 길어질 수 있으며, 손절이 레벨의 추가 반등을 견인할 수 있다는 진단도 나온다.

은행의 한 딜러는 "지금 시장 금리가 충분히 메리트가 있어 보이긴 한다. 하지만 결국 대외 금리를 봐야 하고 누가 나서 주길 바라는 듯하다"면서 "미국 10년과 한국 10년이 모두 3%로 향해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자산운용사의 한 매니저는 "최근 국내시장이 필요 이상으로 많이 밀리는 느낌이 든다"면서 "그런데 이 과정에서 심리가 크게 훼손됐다.
결과적으로 더 밀릴 수도 있는 국면에 접어드는 것같다"고 진단했다.

그는 "어딘가는 손절 라인 근처로 상황이 몰리는 중일 수 있다.
지금 분위기라면 국고10년 3%까지 열어두는 게 낫지 않나 싶다"고 덧붙였다.

taeminchang@fnnews.com 장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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