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부동산일반

다주택자의 추가 대출 옥죄기… 시장에 통할까

정상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1.29 17:45

수정 2018.01.29 17:45

31일부터 신DTI 적용.. 기존 주담대 원금도 부채
전세 끼고 주택 구입땐 대출한도 축소 영향 작아 신규 분양시장은 위축될 듯
부동산시장 규제가 계속되고 있지만 현장의 반응은 정부와 엇박자를 계속 내는 가운데 새로운 총부채상환비율(DTI) 정책도 큰 효과를 발휘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말부터 신DTI 적용이 예고되면서 이에 해당하는 수요자들이 대출한도 축소에 대해 인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규제 이후에도 집값은 더 오르고 있는 상황이라 정책보다는 시장을 더 믿겠다는 분위기가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31일부터 신DTI 적용, 대출한도 급감

29일 금융 및 건설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예고된 신DTI가 31일부터 본격 적용된다. 신DTI는 기존 주택담보대출의 원금을 부채에 추가해 기존과 신규 주택담보대출의 원리금을 모두 부채로 계산한다. 대출자가 받을 수 있는 전체 대출한도 자체가 대폭 축소되는 것이다.


주택담보대출이 1건 있으면 DTI가 평균 30%를 넘기 때문에 추가 대출을 받기는 사실상 불가능해진다. 두번째 주택담보대출은 만기도 15년까지만 적용된다.

정부는 '빚 내서 집 사자'는 분위기를 불식하려는 이 정책을 통해 부동산 시장 안정화를 유도하고 있다. 양지영 R&C 연구소장은 "정부의 의지가 워낙 강하다. 전체적으로 보면 대출한도 축소에 금리인상도 예정돼 있고, 신DTI가 시작일 뿐 지난해 발표된 규제들이 본격 시행된다"면서 "설 연휴 전후로 강남지역도 거래뿐만 아니라 가격 상승률이 둔화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업계 반응은 '글쎄'…예고된 정책, 여파 미미할 듯

하지만 부동산 업계는 신DTI가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다고 보고 있다. 전세를 끼고 주택을 구입하면 주택담보대출이 필요없기 때문에 대출한도 축소보다 전세가율 상승이 더 큰 상황에서는 무의미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리얼투데이 조은상 리서치팀장은 "정부가 앞으로도 계속해서 규제를 하겠다는 강력한 입장을 보이면서 심리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게 가장 큰데, 이게 시장에 혼란을 줄 정도는 아니다. 이미 예고된 정책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규제책이 발표될 때마다 강남 등 규제의 타깃이 된 지역은 집값이 더 올랐던 상황을 지켜본 뒤라 지금은 매수 타이밍을 저울질하는 상황이라는 의견도 있다.

이영진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 팀장은 "결국 오를 곳은 오른다는 생각에 관성이 붙어서 지금이라도 사야 하는 것 아니냐는 문의가 많다"면서 "강남권 수요자들은 전세를 끼고라도 사야 하느냐, 지금은 가격이 오른 것 같으니 조금 기다려 보면 어떻겠느냐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팀장은 "최저점일 때는 50%까지 떨어졌던 전세가율이 지금은 최소 70%로 올라가면서 대출한도 축소는 큰 의미가 없어졌다"고 덧붙였다.

신규 분양시장은 기존 주택시장에 비해서는 여파가 클 것으로 보인다.
주택 분양을 주로 하는 한 중견 건설사 관계자는 "신DTI가 대출을 억제하는 만큼 신규 분양시장이 다소 위축될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분양시장이 침체되면 무주택자들이 주택 구입을 당장 꺼릴 순 있겠지만 입지여건이나 시장 상황이 좋은 곳은 수요가 몰리는 시장 양극화 현상도 가속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은상 팀장은 "신규 분양시장에서는 수요자들이 본인이 어느 정도 영향을 받을지 모르니까 대출 문의가 늘어난 편"이라면서 "하지만 분양 현장에서는 신용도나 자산 상황에 따라서 너무 다른 내용이라 자세한 상담이 불가능하다.
은행을 통해 개인이 확인할 수밖에 없다"고 조언했다.

wonder@fnnews.com 정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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