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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민의 채권포커스] 금리급등 후..묻어가고 싶은 심리 속의 변동성 경계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1.30 13:46

수정 2018.01.31 16:16

연일 채권금리가 상승하는 가운데 저가매수 지점을 찾는 모습들도 종종 나타나고 있다.

투자자들은 지금의 시장금리에 대해 기준금리를 1.5번, 2번 인상한 수준이라는 얘기 등을 내놓으면서 해외발 금리 상승이 언제 그칠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특정 레벨을 지지대 삼아 저가매수를 타진해 보는 모습도 보이지만 전체적으로 불안심리가 강하다. 손절 물량이 출회되는 가운데 먼저 나서기 싫어하는 심리적인 요인까지 이자율 시장 분위기를 무겁게 만들고 있다.

▲ 레벨 메리트 인지하지만 매수하려면 각오해야
이날 10년 국채선물은 전일대비 43틱 하락한 118.76까지 하락한 뒤 낙폭을 만회하는 모습을 보였다.

일단 국고10년 2.8%선을 앞에 두고 추가적인 약세는 멈칫했다.

A 증권사의 한 중개인은 "연일 금리가 오른 뒤 이날 밀사(밀리면 사자)들이 조금 들어왔다"면서 "국고3년이 2.30%를 찍으니 일단 매수로 대응해 보고자하는 곳이 있다"고 말했다.

B 증권사의 한 중개인은 "10년이 2.8%를 찍고 조금 되돌림 됐으며 2.3%, 2.8% 등을 일단 저가매수 지점으로 생각해 보기도 한다. 다만 부담들을 알고 있어서 적극적으로 덤비지는 못한다"고 전했다.

올해 들어 시장금리가 크게 오르면서 기준금리와 적정 거리를 가늠해 보는 모습도 보인다. 하지만 당장 사야 한다고 보기 보다는 분위기가 바뀌기를 기다리는 모습이다.

C 증권사의 한 딜러는 "예컨대 통당 2.25%면 콜 대비 75bp로 무조건 사야하는 레벨"이라며 "국고10년 2.8% 역시 레벨 메리트가 크다고 생각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미국 10년이 3%를 간다고 가정하면 국내 10년 채권을 2.8%에 사기가 어렵다. 지금은 가격 메리트를 미국 상황과 떼놓고 말하기 어려운 상태"라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 상황은 금리인상을 1.5번은 반영한 상태다. 하지만 장이 불안하니 기준금리를 올려야 오르는 1년 언저리 이하 쪽만 기웃거리는 것 아닌가 싶다"고 덧붙였다.

레벨 메리트는 인정하면서 저점 매수 타이밍을 잡기 위해 분위기를 면밀히 관찰하는 모습도 보인다.

D 운용사의 한 매니저는 "이성적으로 계산하면 3년 2.3%, 10년 2.8%는 적정레벨이어서 사고 싶은 마음이 생긴다"면서 "하지만 시장 쏠림이 빈번하게 발생하니 좀더 천천히 접근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 미국에 대한 부담과 묻어가고 싶은 심리..변동성 대비
/사진=코스콤 체크, 미국채10년물 수익률 추이
/사진=코스콤 체크, 미국채10년물 수익률 추이




미국 FOMC,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 등이 기다리고 있는 점도 부담이다. 최근 미국, 유럽 등의 금리가 지속적으로 올라왔지만 추가로 더 오를지 모른다는 두려움이 작용하고 있다.

E 운용사의 한 매니저는 "옐런 의장은 마지막 FOMC에서 인플레 압력 등 뭔가를 확인하고 싶어할 수 있고 트럼프 대통령은 연두교서에서 감세나 인프라 투자 등과 관련해 부담스런 발언을 할 수 있다"면서 "미국 채권발행이 늘어난 것에 대한 부담도 어떻게 작용할지 확인해야 하는 등 불확실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그는 "차트나 심리를 보면 금리가 3%까지 오를 수 있다. 이러다보니 지금은 돈이 있어도 채권을 살 수 없다"면서 "굳이 먼저 리스크를 떠안을 필요가 있느냐는 생각들이 있어서 매수로 나서기 만만치 않다"고 진단했다.

이어 "금리 메리트들은 인정하지만 상황의 불확실성도 크고 커브를 논하기도 어렵다"고 덧붙였다.

이날은 약세 분위기 속에 초장기 금리가 많이 뛰면서 커브가 섰다.

F 증권사 관계자는 "대외 불안요인이 크지만, 지금은 사람들이 묻어가고 싶어한다. 투자자들의 심리가 인덱스화 돼 있어서 먼저 나서서 매수하는 영웅의 출현이 쉽지 않다"고 진단했다.


이런 가운데 변동성 장세에 대한 각오를 해야 한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G 은행 관계자는 "가격 추가 하락 가능성과 함께 급반등 가능성도 열려 있다.
하지만 변동성을 즐기기 만만치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taeminchang@fnnews.com 장태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