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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본 "빅데이터, 한-중-일 물류산업 본격 추진"

서영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1.30 16:50

수정 2018.01.30 17:16

강성주 우정사업본부 본부장
대담=김홍재 정보미디어부 부장

현재 전국 3500여개의 우체국은 낡은 이미지가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사실이다. 30년간 우편을 배달하는 집배원, 거리를 오가며 매일 같이 지나치는 오래된 우체국, 전자 메일에 밀려 하나 둘씩 사라지는 우편함 등은 우체국의 낡은 이미지를 더해주는 요소들이다.

하지만 지난해 11월 강성주 우정사업본부 본부장이 취임한 이후 우체국은 낡은 이미지를 버리고 새로운 모습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오토바이 대신 전기차를 도입해 우편을 배달하고 도서 산간 지역에선 드론을 날리고 있다. 앞으로 4차산업혁명의 핵심 기술로 꼽히는 인공지능(AI), 자율주행 기술도 접목할 방침이다. 특히 빅데이터를 활용하기 위해 조만간 빅데이터센터도 오픈할 예정이다.


아울러 물류 혁신에도 집중하고 있다. 한국-중국-일본을 연결해 물류 사업에서 새로운 기회를 찾고 있다. 우체국의 변화를 최일선에서 이끌고 있는 강성주 우정사업본부장과 파이낸셜뉴스가 지난 29일 대담을 가졌다.

강성주 우정사업본부장/사진=서동일 기자
강성주 우정사업본부장/사진=서동일 기자

■전기차-자율주행차로 진화
현재 전국에는 약 1만5000대의 오토바이가 우편물을 싣고 거리를 누비고 있다. 기동력이 좋아 전국 곳곳을 방문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잇따른 사망 사고가 발생하면서 집배원 안전 문제가 사회적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이에 따라 강 본부장은 취임후 전기차 1만대 도입을 가장 먼저 내세웠다. 강 본부장은 "집배원들의 근무여건을 개선하기 위해 낡은 오토바이를 버리고 올해 전기차 1000대로 실험을 한 뒤 최종적으로는 1만대를 도입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우본의 우편매출액은 2조8000억원이지만 전체적으로는 1000억원 가량의 적자를 기록해 경영 상황을 고려하면 전기차 도입은 쉬운 결정이 아니다. 그러나 강 본부장은 집배원 노동조건 개선을 위해 전기차 도입을 결심했다. 강 본부장은 "전기차 도입의 계기는 무엇보다 집배원의 안전 때문"이라며 "전기차를 토대로 4차산업혁명의 기술도 접목해 나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강 본부장은 전기차 교체를 바탕으로 4차산업혁명을 주도할 각종 기술도 도입할 방침이다. 강 본부장은 "기본적으로 집배원들의 안전과 편의성을 위해 전기차를 도입하지만 이 것은 1단계에 불과하다"며 "앞으로 전기차에 자율주행 기능을 적용하고 싶다"고 했다.

자율주행 기능이 도입되면 집배원들은 우편을 배달할 때 지도에 좌표만 찍고 마지막에 우편을 편지함에 넣는 역할만 하면 된다. 향후에는 AI(인공지능) 접목도 고려하고 있다. 강 본부장은 "물류 분야에 드론, 전기차를 도입하고 자율주행 기술과 AI를 접목해 실생활에서 체감할 수 있는 4차산업혁명의 성공 사례를 만들고 싶다"고 강조했다.

■한·중·일 물류 사업 추진
최근 강 본부장이 새롭게 구상하고 있는 사업은 한국-중국-일본을 연결하는 물류 사업이다.

한중일을 하나로 연결해 상품을 구매하고 배송까지 해주는 방식이다. 강 본부장은 "한국과 중국, 일본이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끊어진 관계를 회복해 집중하고 있는 아젠다가 있다"며 "3국간 우정 당사자들이 통관 검역 등 분야에 협력 채널을 만들어서 직구나 역직구 거래에서 보증을 해주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강 본부장이 올 연말을 목표로 추진하고 있는 이번 작업은 각국 우정국이 상품에 대해 보증을 해주면 까다로운 통관, 검역 절차를 간소화시켜 3국간 물류 사업이 활성화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강 본부장은 "물류 사업 혁신의 일환으로 추진되고 있는 3국간 물류 사업은 각국이 기본적으로 의견 일치를 봤다"며 "우본이 유통하고 있는 5200여개 업체의 상품을 중국과 일본에도 판매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빅데이터센터 연내 오픈
우체국 물류망을 활용한 빅데이터 활용 작업도 본격적으로 추진된다.

이를 위한 빅데이터센터가 조만간 문을 열 예정이다. 빅데이터는 우체국이 보유한 물류 배달 기능을 활용해 소비자들의 개인 취향을 파악하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 강 본부장은 "사람마다 필요한 상품들이 다른데 우체국은 집배원들이 각 가정을 방문해 개개인의 취향을 파악할 수 있다"며 "이러한 데이터들을 모아 빅데이터 분석을 한다면 개인 맞춤형 쇼핑 사업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우체국 경기지수를 만드는 것도 강 본부장의 아이디어다. 우체국이 취급하고 있는 물동량을 과거와 비교해 경기 예측을 하는 것이 핵심이다.
강 본부장은 "우체국 물동량을 비교해 보면 호경기와 불경기 등 경기 사이클을 예측할 수 있을 것"이라며 "빅맥 지수처럼 우체국이 보는 경기 예측 시스템을 공익 차원에서 만들어보고 싶다"고 말했다. 정리=
syj@fnnews.com 서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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