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발트는 지각 분포량이 0.001%인 희귀광물이다. 캐기 어렵고 다루기도 힘들다. 태우면 연기에서 독성물질인 비소가 나온다. 염료밖에는 쓸데없는 광물이다. 이름은 '코볼트(Kobold)'라는 난쟁이 요정 이름에서 따왔다. 독일에선 코볼트가 광부를 괴롭히기 위해 구덩이를 파고 폭발까지 일삼는다고 믿었다.
코발트는 1900년대 들어서야 다시 평가받았다. 한 미국 사업가가 코발트 합금을 만든 게 계기다. 코발트 초합금의 용도는 무궁무진했다. 제트엔진을 돌리는 터빈의 주요 부품에 코발트가 쓰인다. 의료계도 코발트 수혜를 본 대표업종이다. 방사선을 내뿜도록 가공한 '코발트 60' 덕분이다. 방사선장비 '감마나이프'는 피부나 뼈에 칼을 대지 않고도 뇌종양이나 척추질환을 치료할 수 있다. 코발트 사용 비중이 가장 높은 제품은 배터리다. 리튬이온 배터리의 양극재에 코발트 합성물질이 필요하다. 스마트폰을 쓰는 사람 대부분이 코발트 소비자인 셈이다.
올 초 코발트 가격은 작년 초 대비 약 150% 올랐다. 내전을 겪는 아프리카 콩고가 생산량을 줄였기 때문이다. 콩고는 세계 최대 코발트 보유국이다. 전기자동차 생산이 늘어난 것도 원인이다. 테슬라가 생산한 모델S는 바닥에 8000개의 배터리를 깔았다. 자동차 업체들은 코발트 조기 확보에 나섰다. 지난해 폭스바겐은 구매가격을 후려치려다 광산업체로부터 퇴짜를 맞기도 했다.
국내 업체들도 비상이 걸렸다. 국내 배터리 업체들은 배터리에서 코발트 비중을 줄이는 기술을 찾고 있다. 최근 포스코는 중국 화유코발트와 합작법인을 설립해 배터리 양극재 생산라인을 가동키로 했다. 전기차, 로봇산업 등이 뜨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코발트는 더 귀하신 몸이 될 것 같다. 희소자원을 어떻게 다루느냐에 따라 각국 혁신산업의 운명이 갈릴 수도 있다.
김성환 논설위원 ksh@fnnews.com 김성환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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