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물 美국채수익률 2.73%..2014년 4월 이후 최고 기록..獨 국채 5년 만기 플러스로
美증시호황에도 변동성 급등..본격 금리인상 증시급랭 우려..골드만삭스 "조정 대비할때"
美증시호황에도 변동성 급등..본격 금리인상 증시급랭 우려..골드만삭스 "조정 대비할때"
【 서울.워싱턴=송경재 기자 장도선 특파원】 전세계 채권매각에 속도가 붙고 있다. 채권매각은 채권가격과 반대로 움직이는, 시중금리 지표인 채권 수익률을 끌어올려 기업들의 자금조달 비용을 높이게 된다.
이런 가운데, 전문가들은 최근 증시에 추가로 유입되는 자금은 강한 낙관론에 바탕을 두고 있어 금리 상승에 따른 기업실적 둔화가 곧바로 증시에 대규모 조정을 불러올 수 있다고 내다봤다.
29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전세계 채권시장 매각세가 확대되면서 전문가들 사이에 이같은 우려가 커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날 10년만기 미 국채 수익률은 지난주말보다 0.05%포인트 상승한 2.73%까지 올라 2014년 4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가파른 채권 매도세
전세계 채권 기준물인 미 국채와 함께 가장 안전한 자산으로 꼽히는 독일 국채(분트) 역시 매도세가 가팔라지면서 수익률이 뛰고 있다. 10년만기 분트 수익률은 0.07%포인트 뛴 0.69%를 기록했고, 그동안 수익률이 마이너스를 벗어나지 않던 5년만기 분트는 2015년 11월 이후 처음으로 플러스에 진입했다.
채권 매도세에 탄력이 붙으면서 가격이 올라야 수익이 따라서 오르는 채권펀드들은 대규모 손실을 나타내고 있다.
모두 합해 자산규모가 1270억달러에 이르는 세계 3대 채권 상장지수펀드(ETF)는 수익률이 2016년 11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 이후 가장 큰 월간 손실을 기록했다.
채권 매도세는 복합적인 요인들이 작용한 결과다. 루트홀드 그룹의 수석투자전략가(CIS) 짐 폴슨은 채권 매도세는 "많은 요인들의 복합체 성격을 보인다"면서 "광범위한 전세계적인 경제 성장, 인플레이션(물가상승) 압력 고조, 각국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옥죄기 등이 그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성장률이 높아질 것이 예상되면 시중 자금은 채권에서 주식으로 몰려가고, 인플레이션 압력은 중앙은행의 금리인상 전망으로 이어져 채권수익률 상승, 채권가격 하락을 부른다. 미 연방준비제도(연준)는 올해 적어도 3차례 금리인상이 예상되고, 유럽중앙은행(ECB)은 조만간 양적완화(QE) 정책을 끝낼 것으로 전망된다. 일본은행(BOJ) 역시 올 후반에는 이례적인 통화완화 정책 규모를 줄이기 시작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골드만 "증시조정 대비를"
이는 채권 매도세를 더 가파르게 만들고 이에따른 채권 수익률 상승은 거침없는 상승세를 보이는 주식시장에 먹구름을 몰고 올 수 있다. 전세계 경제 성장에 대한 강한 기대감이 주식시장을 1987년 이후 1월 상승폭으로는 가장 큰 상승세에 들뜨게 만들었다.
그러나 좀체 움직이지 않던 인플레이션이 서서히 꿈틀거리기 시작하고 각 중앙은행 역시 이전과 달리 공격적인 통화긴축에 나설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시장이 갑작스런 냉기류에 휘말릴 수 있다는 우려가 일부에서 나오는 것이다.
이같은 우려는 이날 주식시장에 악재로 작용했다. FTSE 전세계지수는 0.5% 하락해 지난해 11월 중순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골드만삭스의 글로벌 주식전략 책임자 피터 오펜하이머는 "(시장) 조정 가능성이 점증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주식시장이 앞으로도 상승세를 탈 이유들은 여전히 많이" 있고 약세장 전환 위험 역시 낮다고 전제한 뒤 그러나 "주식시장 자금유입은 낙관론과 함께 이뤄진터라 주식시장은 실망에 더 취약해졌다"고 지적했다.
오펜하이머는 "그렇다고 증시가 지속적인 약세장으로 진입하게 됨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시장이 급격한 조정을 경험할 수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증시 변동성지수도 급등
오펜하이머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가 5% 이상 조정을 겪지 않은 상황이 1929년 이후 최장기간 이어졌다고 지적했다. 그는 "강세장에서 지수가 10% 또는 그 이상 하락하는 것은 드문 일이 아니다"며 "강세장에서의 조정은 평균적으로 4개월에 걸쳐 13% 하락한 뒤 다시 4개월만에 회복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덧붙였다.
이달 들어 뉴욕 증시의 S&P500과 다우존스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수차례 경신했지만 동시에 시장의 공포 심리를 측정하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 지수(VIX)도 상승했다. 수개월전 9 아래로 하락,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던 VIX는 이날 13.21까지 전진했다. 오펜하이머는 "시장이 랠리를 펼치는 가운데 변동성 상승은 부분적으로는 위험 증가, 그리고 상방향 노출을 확대하기 위한 프리미엄을 지불할 강력한 의지가 있음을 반영하는 것일 수 있다"면서 "투자자들은 낙관론 때문에 자산 가격이 너무 높게 오른 기간을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블룸버그통신도 이날 헤지펀드와 현금 투자자들이 위험 자산 투자를 위해 달러와 미국 국채를 덤핑 처분하면서 통화, 주식, 상품시장 전반에 걸쳐 기록적 수준의 상승 포지션이 형성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의 가장 최근 데이터에 따르면 자산 운용사들의 S&P500지수 선물에 대한 순 롱 포지션은 36만3000계약으로 증가, 5년래 최고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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