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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카카오..국가대표 포털, 글로벌 시장 정조준

허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1.30 17:57

수정 2018.01.30 17:57

네이버, AR·웹툰·동영상 콘텐츠 경쟁력이 '무기'
카카오, 대표이사 교체·플랫폼 기업 M&A '승부수'
네이버 AR기반 카매라 앱 '스노우' 日 소프트뱅크.美 세쿼이아캐피털 5000만달러 투자 받아… 성장성 확인
웹툰에 600억.동영상 부문에 530억 출자..아이돌그룹 연계 북미시장 본격 공략
카카오 여민수-조수용 공동대표 앞세워 게임.동영상.웹툰 '3대 콘텐츠' 역량 집중
GDR 발행으로 1조 M&A 실탄 확보..해외 콘텐츠 플랫폼 업체 적극 물색중
네이버의 증강현실(AR) 카메라 애플리케이션(앱) '스노우'가 소프트뱅크 등으로부터 5000만 달러 투자를 유치했다.
네이버의 증강현실(AR) 카메라 애플리케이션(앱) '스노우'가 소프트뱅크 등으로부터 5000만 달러 투자를 유치했다.

네이버·카카오..국가대표 포털, 글로벌 시장 정조준

국내 대표 정보기술(IT) 기업인 네이버와 카카오가 올해 글로벌 기업으로의 도약을 꾀하고 있다. '국내용'이라는 꼬리표를 떼기 위해 적극 투자를 확대하고 아시아와 북미, 유럽 등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내겠다는 각오다.

이에 따라 4차 산업혁명 시대로 접어들면서 국경과 업종 간 구분이 모호해지는 무한경쟁 시대를 준비하는 토종기업을 정부가 발목을 잡아선 안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3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와 카카오가 대규모 투자유치, 대표이사 교체 등 강수를 두면서 글로벌 기업으로의 도약을 꾀하고 있다.
특히 콘텐츠 분야에 대한 강점을 바탕으로 글로벌 선도 기업으로 거듭난다는 계획이다.

■네이버, 스노우.웹툰으로 글로벌 도약

네이버는 증강현실(AR) 기술 기반의 카메라 애플리케이션(앱)인 '스노우'와 우리나라가 발굴한 새로운 서비스 모델인 '웹툰', 그리고 동영상 콘텐츠를 앞세워 글로벌 시장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네이버 자회사인 스노우의 중국 현지 법인인 스노우차이나는 최근 손정의 회장이 이끄는 일본 소프트뱅크와 미국 실리콘밸리 유명 투자사인 세쿼이아캐피털차이나로부터 5000만 달러(약 530억원)를 투자받았다. '스노우'는 AR 기술을 적용한 카메라 앱이다. 글로벌 2억7000만 다운로드를 돌파한 인기 앱이다. 특히 중국을 중심으로 한 아시아 지역에서 '스노우'의 인기가 높다. 네이버는 이번 '스노우' 투자유치를 통해 중국을 비롯 아시아 지역에서 '스노우' 영향력을 확대하는 한편 AR 기술 등 카메라 분야의 기술력을 확보하는데 주력할 계획이다.

또한 웹툰과 동영상 분야에 대한 투자도 확대한다. 네이버는 자회사인 네이버웹툰과 미국 동영상 서비스를 담당하는 웨이브미디어에 각각 600억원, 530억원을 출자했다. 웹툰과 동영상이 글로벌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는 만큼 공격적으로 콘텐츠를 확보하기 위해서다. 특히 웹툰은 전세계에서 우리나라가 가장 인정받고 있는 분야다. 네이버웹툰은 일본과 동남아시아 지역은 물론 북미에서도 이용자를 확대하고 있다. 네이버는 웹툰을 선보인 모든 지역에서 1등 플랫폼이 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지난해 북미에 브이라이브 콘텐츠 공급을 시작한 웨이브미디어도 올해 본격적으로 사업을 확장한다. 브이라이브가 국내 아이돌그룹들을 활용한 동영상 콘텐츠를 다수 보유하고 있는 만큼, 북미 시장에서도 많은 관심을 끌어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투자유치로 현지 최적화 동영상 제작도 추진할 예정이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는 "전세계적으로 새로운 기술과 플랫폼이 등장하며 다양한 기회가 펼쳐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네이버는 국경없는 글로벌 인터넷 시장에서 신규 플랫폼 및 시장 획득을 위해 기술, 콘텐츠 분야에 대한 투자를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카카오, 대표이사 교체 '강수'

카카오도 글로벌 시장을 정조준하고 있다. 카카오가 꺼내든 카드는 대표이사 교체라는 강수다.

지난 3년간 카카오를 이끌던 임지훈 대표가 물러나고 여민수-조수용 공동대표가 카카오를 이끌게 됐다. 여민수 내정자와 조수용 내정자는 지난 2016년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이 직접 공들여 영입한 '믿을맨'들이다. 여민수 내정자는 광고분야에서 오래 경력을 가지고 있는 사업전문가, 조수용 내정자는 브랜드 디자인 전문가다. 공동대표 체제로의 전환으로 카카오가 바라보는 곳은 역시 글로벌 시장이다. 카카오는 게임과 동영상, 웹툰 등 이른바 '3대 콘텐츠'를 앞세워 글로벌 시장을 정조준하고 있다.

이미 카카오는 게임 '검은사막'을 통해 북미, 유럽 시장에서 성과를 냈다. 웹툰 서비스인 '픽코마'를 일본에 선보이며 좋은 반응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특히 카카오는 최근 글로벌주식예탁증서(GDR) 발행을 통해 약 1조원 가량의 인수합병(M&A) 자금을 확보했다. 카카오는 해외 투자 유치를 통해 조달한 재원을 게임, 웹툰, 음악, 동영상 등 글로벌 콘텐츠 플랫폼 업체 중심 M&A를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업계에선 카카오가 국내 기업보다는 해외 기업을 M&A 대상으로 물색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현지 유력 콘텐츠 기업 인수를 통해 단숨에 글로벌 영향력을 끌어올린 뒤 국내 콘텐츠를 글로벌 시장에 선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조수용 카카오 대표이사 내정자는 "우리나라의 모바일 시대를 개척해온 카카오의 서비스와 브랜드 가치를 세계로 확산시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치싸움이 발목 잡을라 '우려'

국내 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무한경쟁을 예고하고 있는 가운데 정부와 국회가 이들 기업의 발목을 잡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국회를 중심으로 논의되고 있는 이른바 '뉴노멀법'이다.
영토 없는 경쟁을 펼치고 있는 인터넷 사업자의 사업범위를 법으로 규정하고, 사업자에게 기금을 요구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이 법안은 국내 기업들의 혁신경쟁을 저해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아울러 최근 댓글논란으로 부활 조짐을 보이고 있는 인터넷 댓글 실명제 등도 '표현의 자유'라는 인터넷 정신에 위배되고 국내 기업만 규제하는 역차별 규제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미국과 중국이 주도하고 있는 혁신 기술 주도권 경쟁에 우리 기업들도 가세해 치열하게 경쟁해야 하는 상황에서 정치권 싸움에 휘말려 국내 기업들이 경쟁에 뒤쳐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지금이라도 정부와 국회는 기업의 서비스는 기업의 경영적 판단에 맡기고 사후 책임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jjoony@fnnews.com 허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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