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이사람] 김환민 게임개발자연대 사무국장 "게임업계 열악한 근로환경 바뀌어야"](https://image.fnnews.com/resource/media/image/2018/01/30/201801301943282539_m.jpg)
한때 게임 개발사 직원들이 잇따라 사망하면서 과로사 논란이 화두가 된 바 있다. 이에 따라 게임업계의 열악한 근로환경을 지적하면서 고용노동부가 근로감독을 시행하기까지 노력한 이가 게임개발자연대 김환민 사무국장(사진)이다.
김 국장은 "과거 게임산업 종사자들이 자신을 그저 고급 직군으로 여겼다면 이제는 근로환경에 문제의식을 갖는 이들이 많아졌다"면서 "정치권의 압박이 동반되면서 상황이 나아지고 있지만 엔씨소프트가 올해부터 시범운영하는 유연근무제는 실효성이 관건이고, 아직 일부 회사는 불을 꺼놓고 야근을 한다는 이야기가 있다"고 지적했다.
여전히 게임업계에 근본적 변화는 없다는 것이 김 국장의 생각이다. 그는 "요즘도 개발이 외주, 하청 형태로 이뤄지고 사업부의 간택을 받은 게임이 발매 및 마케팅을 더 지원받다 보니 매출이 나와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자신의 경력에 오점이 생기는 만큼 중간관리자들이 아랫사람들을 착취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특히 김 국장은 크런치모드를 계엄령에 비유했다. 크런치모드는 마감 일정을 맞추기 위해 회사에서 숙식을 하며 야근.특근을 하는 것을 말한다. 그는 "해외에서는 불가피한 야근을 묶어 크런치로 지칭하는 반면 한국에서는 크런치모드가 사업적 판단에 의해 결정돼 회사 문제를 노동자에게 덮어씌우는 경우가 많다"면서 "예를 들어 신년 이벤트는 개발자들도 사전에 예측하고 준비할 수 있는데 올해 매출이 줄었다며 갑자기 이벤트 빈도를 2배로 늘려 억지로 짜내라고 하면 난리가 나는 것"이라고 전했다.
결국 국내 게임업계가 살아나려면 대대적 체질개선과 규제 현실화가 필요하다는 것이 김 국장의 판단이다. 그는 "최근 몇몇 기업을 제외하면 중견 게임개발사들은 다 망하고 있다. 대형 기업들만 독과점 덕에 살아남고 있다"며 "개발사들이 해고비용 부담을 지고 싶지 않아 인력을 최소화하고 외주.하청화하고 있다. 개발자들이 정신적 부담이 덜한 상태에서 게임을 만들고, 생태계 다양성이 존중받는 환경이 조성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중국 게임 '소녀전선'의 국내 성공 사례에 대해서는 "소녀전선은 현금을 덜 써도 게임을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한국식으로 쥐어짜는 시스템에 사용자들이 지쳐 있었다는 방증"이라면서도 "소녀전선 개발사는 국내 법인도 없이 대만 법인을 통해 돈을 벌고 있다. 국내 게임의 중국 진출은 장벽이 높은 반면 중국 게임은 국내 출시가 쉽고 고용효과도 적어 국가적 대안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 같은 시장의 불균형을 조절하기 위해서는 단순 규제를 철폐하는 한편 건전성 규제를 강화하는 식으로 정부 당국이 규제를 조정해야 한다고 김 국장은 덧붙였다.
solidkjy@fnnews.com 구자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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