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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식령 남북훈련]진통끝 가까스로 방북 성사..전세기 대북제재 예외 허용

임광복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1.31 16:04

수정 2018.01.31 16:04

알파인스키 국가대표 상비군들이 강원도 양양국제공항에서 북한 마식령스키장으로 훈련을 떠나기 위해 출경하며 취재진을 향해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연합뉴스]
알파인스키 국가대표 상비군들이 강원도 양양국제공항에서 북한 마식령스키장으로 훈련을 떠나기 위해 출경하며 취재진을 향해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연합뉴스]
【마식령스키장(북한)=공동취재단 임광복기자】평창동계올림픽 관련 남북 첫 공동행사인 마식령스키장 합동훈련이 1월 31일 진통끝에 성사됐다. 북측이 지난 29일 금강산 남북 합동공연을 일방적으로 취소한 뒤 이어진 행사여서 불안감이 컸다. 또 전세기 방북은 미국의 대북 독자제재 위반 사항이어서 미국측과 사전조율에도 어려움을 겪었다. 하지만 이번 방북단 항공기 이용은 미국 제재에서 예외적으로 허용될 수 있게 이날 오전 한미가 조율해 가까스로 전세기 방북이 이뤄졌다.


우리측 스키 방북단은 31일 오전 10시 43분 전세기인 아시아나 A321을 이용해 양양국제공항을 출발했다. 오전 11시54분 북한 갈마비행장에 도착해 차량으로 45분 가량 걸리는 마식령스키장에 도착했다.

첫날 일정은 오후 2시 자율스키와 코스답사 등으로 현지 적응의 시간을 갖는다.

남북 본격 공동훈련이 둘째날인 2월 1일 진행된다. 오전 9시30분부터 알파인스키 친선경기, 크로스컨트리 공동훈련이 이어진다.

하지만 이번 마식령스키장 남북 합동훈련은 출발 당일 오전까지 방북 여부가 불투명해 고비를 맞기도 했다. 미국은 지난해 9월 방북한 선박과 비행기는 180일간 미국에 입항할 수 없다는 대북제재를 시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이 이번 방북의 경우 대북 독자제재에서 예외적으로 허용하면서 문제가 해결됐다.

외교부는 이날 "우리 방북단의 항공기 이용 문제 관련 정부는 미 독자제재로 우리기업이 영향을 받는 일이 없도록 미국 제재 예외를 허가받는 절차를 미국 재무부와 원만하게 진행했다"고 밝혔다.

통일부 당국자도 "전세기 운항과 관련 국내 및 미국 등과 조율하는데 시간이 걸렸다"며 "대북 제재 논란을 일으키지 않기 위한 문제들이 논의됐다"고 말했다.

이번에 방북한 선수단 및 관계자, 기자단은 40여명에 달한다. 김남영 대한스키협회 부회장(스키단장)과 박재혁 대한스키협회 이사를 비롯해 선수단은 31명이다. 알파인스키와 크로스컨트리 선수들이 참가했다.

북측은 이번 평창동계올림픽에 참가하는 선수단이 공동훈련에 나설지 관심이다. 또 북측 선수단은 이번 전세기가 귀환할 때 함께 타고 평창올림픽 참가를 위해 방남할 수도 있다.

이주태 통일부 교류협력국장은 "남북관계가 매우 중요한 시기인데 상호 존중의 자세로 합의한 사항을 잘 이행해야 한다"며 "국민들의 우려와 기대를 잘 감안해 주변국들과도 긴밀 협력하면서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이 금강산 문화행사는 취소하고 마식령스키장 행사는 예정대로 진행한 배경에도 관심이다. 마식령스키장은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직접 홍보에 열을 올리는 등 국제사회의 관심을 끌고 싶어하는 의도도 있었을 것이다.

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날 국정연설에서 북한을 최대한 압박할 것이라고 밝혀, 북은 남측을 껴안으며 돌파구를 찾기 나설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고명현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북한이 마음대로 금강산 문화행사 등을 취소하고 남측 애를 태우는데 미국이 강경하게 나갈 경우 그런게 어려워질 수 있다"며 "미국이 압박을 강화하면 대화 가능성이 커진다.
다만 평창올림픽까지 이같은 국면이 이어지고 4월 한미연합훈련이 시행되면 북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가 관심"이라고 말했다.

lkbms@fnnews.com 임광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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