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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찰자들 '썰물'… 냉랭해진 경매시장

윤지영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2.01 17:00

수정 2018.02.01 17:00

新DTI(총부채상환비율) 여파..참여 투자자 유형도 바뀔듯
주담보대출 보다 여건 좋은편..법인·개인사업자 참여 증가
응찰자들 '썰물'… 냉랭해진 경매시장


다주택자의 돈줄을 옥죄는 새로운 총부채상환비율(DTI)이 시행된 가운데 경매시장도 신경을 바짝 곤두세우고 있다.

정부의 '8.2 대책' 발표로 경매시장 열기가 시들해진 상황에서 대출문턱까지 높아져, 경매참여 자금을 마련하기 위한 다주택자 등 투자자들의 고민도 깊어져서다.

1일 경매업계에 따르면 신(新)DTI 시행 등으로 올해 상반기 경매시장에서는 '응찰자 수'와 '경매 참여 투자자 유형'에 변화가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얼어붙은 투자심리에 응찰자 수↓

우선, 대출규제 여파로 가장 인기가 높은 아파트 등 주거시설 경매시장에서만 올해 30% 이상 평균 응찰자수가 줄 수 있다는게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정부의 잇따른 부동산 대책 발표로, 이미 전국 경매시장 투자심리는 지난해부터 냉랭해졌기 때문이다.

법원경매전문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전국 법원 경매 평균 응찰자 수가 7.8명(지난해 7월 기준)이었던 주거시설 경매시장은, 정부의 8.2대책 발표 이후 6.6명으로 떨어졌다.
지난해 10월에는 평균 응찰자수(5.8명)가 5명대로 줄었고, 여전히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올해 1월에는 강남 재건축 단지 매물에 응찰자가 몰리면서 평균 응찰자 수(6.2명)가 소폭 늘었지만, 서울을 제외한 전국 평균 응찰자 수는 여전히 5명대(5.9명)다.

올해 새로운 대출 규제까지 시행되면서 투자심리가 더욱 위축돼 응찰자 수 감소세는 가팔라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아파트 등 주거시설뿐만 아니라 높은 자금력을 필요로 하는 상업시설 투자심리도 더 얼어붙을 가능성이 높다.

지지옥션 이창동 선임연구원은 "지난해 8.2 대책이 발표된 뒤부터 경매 투자수요가 하락하면서 응찰자 수는 계속 빠지고 있다"면서 "신 DTI까지 적용되면 자금계획을 세우기 어렵다보니 지난해 고점보다 30% 넘게 응찰자 수가 빠질 것"이라고 했다.

■법인.개인사업자, 주거시설 경매 참여↑

경매 참여 투자자 유형도 바뀔 전망이다. 주택담보대출 등을 받아 경매시장에 참여하는 개인보다는 법인사업자나 개인사업자 등의 투자자가 지금보다 늘어날 것이라고 경매 업계관계자들은 분석했다. 신 DTI 적용으로 조건이 까다로워진 주택담보대출보다 완화된 조건으로 대출을 받을 수 있어서다.

최근 경매시장에는 아파트 등 주거시설 경매에 참여하는 법인 사업자 투자자들은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지지옥션에 따르면 주식회사 A는 지난 22일 재건축 아파트인 서울 송파구 장미아파트 전용면적141㎡를 17억1782만원(감정가:10억4000만원)에 낙찰받았다.

아파트 2곳을 동시에 낙찰받은 회사도 있다.
주식회사B는 이달 서울 강동구 강일리버파크 전용84㎡와 서울 노원구 공릉동한보에센시티 전용84㎡를 각각 5억6352만원, 3억3123만원에 낙찰받았다.

이 선임연구원은 "최근 상업시설이 아닌 아파트 등 일반 주거시설에서도 낙찰받는 법인 사업자를 종종 볼 수 있다.
신 DTI는 개인 주택담보대출을 규제하다보니 법인이나 개인 사업자는 큰 규제를 받지 않기 때문"이라면서 "경매는 대출 비중이 높아 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 의존도도 높은데, 법인 사업자라고 하면 (제2금융권에서도) 대출을 더 많이 받을 수 있어 개인.법인 사업자 비율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jyyoun@fnnews.com 윤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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