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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경제 살리고 떠나는 옐런 연준 '비둘기파' 파월 시대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2.01 17:17

수정 2018.02.01 17:17

임기 마지막 회의서 기준금리 동결… 긍정적 경제상황 반영 3월 인상 시사
후임 파월 의장 3일 취임 옐런 정책기조 이어갈지 공격적 행보 나설지 관심
【 워싱턴.서울=장도선 특파원 서혜진 기자】 지금의 미국 경제호황을 이끈 사실상의 핵심 공로자인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이 1월 31일(이하 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끝으로 연준을 떠나게 됐다.

지난 2014년 2월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임명으로 연준 의장에 오른 옐런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극복을 위해 유지됐던 통화완화 국면을 끝내고 출구전략을 성공적으로 시행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는 4년 재임기간 총 5차례 기준금리를 인상했고, 지난해 10월에는 양적완화로 인해 4조5000억달러까지 불어난 연준 대차대조표 축소를 시작했다. 종합적으로 그의 지난 시절을 볼 때 양적완화 종료에 따른 경기침체를 피하면서 경제호항을 이끈 숨은 공로자로 옐런을 꼽는 데 별 이견이 없다. 실업률은 옐런 취임 당시인 2014년 2월 6.7%에서 올해 10월 4.1%까지 떨어졌다. 2000년 12월 이후 가장 낮은 수치로 완전고용 수준이다.
증시도 유례없는 호시절을 보냈다.

■옐런 마지막 회의, 예상대로 금리동결

옐런 의장은 퇴임을 앞두고 마지막으로 주재한 이날 회의에서 예상대로 기준금리를 1.25~1.50%로 동결했다. 연준은 또 최근 경제상황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 점진적 금리인상 궤도를 유지해나갈 것이라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FOMC는 지난달 30일과 31일 양일간 회의를 마친 뒤 발표한 성명에서 "고용, 가계 소비 그리고 기업 고정투자 증가세는 견고했으며 실업률은 낮은 수준에 머물렀다"고 평가했다. 또 경제전망에 대한 위험은 "거의 균형을 이루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눈길을 끈 대목은 인플레이션 전망을 상향 조정했다는 사실이다. 일부 분석가는 이를 연준이 올해 금리인상 가속화 가능성을 일단 열어둔 것으로 해석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연준 관리들의 고무적인 경제전망은 그들의 자신감 확대를 가리키는 것으로 연준이 올해 3차례 이상 금리인상을 선호하게 될 수도 있다는 힌트를 보낸 것으로 분석했다.

신문은 또 연준 관리들이 이번 정책회의를 통해 시장의 3월 금리인상 전망을 무산시키려 한다는 아무 단서도 제공하지 않았다는 점에 주목했다. 연준은 지난해 12월 정책회의에서 2018년에 3차례 금리인상을 예상한다고 밝혔다. 시장은 올해 첫번째 금리인상 시기를 3월로 내다보고 그 가능성을 약 75%로 반영하고 있다.

■차기 파월 정책기조는…전망 '분분'

연준의 1월 성명은 대체적으로 지난해 12월과 같은 내용이지만 분석가들은 일부 표현상의 미묘한 변화에 초점을 맞췄다. CNBC 방송은 인플레이션과 관련된 1월과 12월 성명의 차이를 지적했다.

연준은 1월 성명에서 "연간 인플레이션은 올해 상승해 중기적으로 연준의 2% 목표 부근에서 안정될 것으로 예상되며, 위원회는 인플레이션 전개 상황을 자세히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비해 연준은 지난번 성명에 근원 인플레이션과 헤드라인 인플레이션이 "약화됐고" "2% 목표 아래 머물고 있다"고 기록했다. 연준은 또 이번 성명에서 "시장에 기반을 둔 보수 인플레이션 수치는 최근 몇 달간 상승했지만 낮은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이는 "계속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는 12월 표현과 비교해 약간 달라진 것이다.

많은 시장 전략가와 분석가들은 오는 5일 제롬 파월의 연준 의장 취임 이후 연준의 정책궤도를 전망하느라 분주하다. 일부 분석가는 미국의 세제개혁과 앞으로 추진될 인프라 투자 확대 등 재정 부양책적 요소들 그리고 고개를 들고 있는 자산거품론 등 도전들을 고려할 때 파월이 더 공격적 태도를 취해야 할 것으로 내다본다. 이 때문에 그의 미래가 순탄치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RSM의 수석이코노미스트인 조 브루셀라스는 CNBC에 "연준의 성장전망이 암시하는 것은 성장전망의 상향 조정이 이뤄질 것이며 인플레이션 때문에 위험 균형이 연준의 목표를 향해 움직일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연준이 올해 금리인상 예상 횟수를 3회에서 4회로 바꿔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한편에선 지금의 '좋은 경제여건'을 물려받게 되는 파월이 전임 옐런의 정책기조를 순조롭게 이어가는 데 초점을 맞출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변호사 출신으로 투자은행 임원과 재무차관 등을 역임한 '비경제학자'인 파월 지명자는 중립 성향의 '비둘기파(통화 완화론자)'로 금융규제 완화를 옹호하는 친시장적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파월은 3일 신임 의장에 취임한다.

jdsmh@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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