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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 인터뷰] 최혁재 마이쿤 대표 "'스푼라디오'는 오디오계 유튜브"

허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2.01 18:14

수정 2018.02.01 18:14

[fn 인터뷰] 최혁재 마이쿤 대표 "'스푼라디오'는 오디오계 유튜브"

30대 이상은 잘 모르는 오디오 서비스가 있다. 유튜브처럼 이용자가 직접 오디오 콘텐츠를 제작하고, 자신이 관심 있는 방송을 듣는 '스푼라디오'다. 20대 이하 이용자 사이에서 큰 관심을 받으면서 급성장하고 있는 서비스다.

이 서비스를 개발한 회사는 마이쿤이라는 스타트업(창업초기기업)이다. 스푼라디오는 올해 1월 기준으로 130만 다운로드를 돌파했다. 매달 25만명이 스푼라디오를 즐긴다.
국내 인기에 힘입어 베트남과 인도네시아에서도 서비스를 시작했다.

1일 만난 최혁재 마이쿤 대표(사진)는 스푼라디오를 오디오계의 유튜브라고 소개했다. 모바일에서 터치 한 번으로 누구나 오디오 방송을 할 수 있다. 이용자들은 자신이 원하는 방송을 듣다가 제작자에게 후원도 할 수 있다. 유튜브와 다른 점이 있다면 영상이 아니라 오디오로만 방송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최 대표는 "동영상 하면 유튜브를 떠올리는 것처럼 오디오 하면 스푼라디오를 떠올리는 서비스로 만들어가는 것이 목표"라며 "매달 이용자 수가 늘고 있으며 수익을 내는 제작자도 1000명 가까이 된다"고 설명했다. 최 대표는 LG전자에서 스마트폰을 개발하다가 지난 2013년 창업전선에 뛰어들었다. 처음 최 대표가 생각한 창업 아이템은 '스마트폰 배터리'였다. 당시만 해도 배터리 일체형 스마트폰이 많지 않았다. 이용자들이 배터리를 공유하는 '만땅'이라는 서비스는 도입 초기 빠르게 시장에 안착하며 자리를 잡아갔다.

하지만 배터리 일체형 스마트폰이 대세로 자리잡으면서 만땅 사업은 실패했다. 최 대표는 2015년 9월 만땅 서비스를 중단한다. 창업을 포기해야 하는 순간, 팀원이 오디오 서비스를 만들어보자고 제안했다. 스푼라디오는 이렇게 만땅의 실패에서 시작됐다. 오디오에 집중한 마이쿤의 결정은 정확했다. 영상이 아닌 오디오 콘텐츠를 바라는 이용자들이 많았다. 얼굴 등 외모로 평가받지 않고 오로지 목소리만으로 이용자에게 다가갈 수 있다는 점이 제작자들을 사로잡았다.

최 대표는 "지금의 10~20대가 라디오가 주는 아날로그 감성을 느끼지 못하고 살아왔기 때문에 이 친구들이 선호하는 양방향 소통, 생방송 등을 추가해 라디오를 재해석하면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며 "20대 이하 이용자에게 집중한 덕분에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실제로 스푼라디오는 10~20대 사이에서 '엄마, 아빠는 모르는 라디오' '우리만 아는 라디오' 등으로 불리면서 인기를 끌고 있다.
주요 콘텐츠도 젊은 층의 취향에 맞는 엔터테인먼트적 콘텐츠가 주를 이룬다. 시사, 정치 등이 위주인 팟캐스트와는 또 다른 분위기다.


최 대표는 "스푼라디오를 통해 오디오 콘텐츠를 생산해서 수익을 창출하는 제작자들이 많아지길 바란다"며 "자작곡을 발표하는 사람도 있고, 입담꾼이지만 외모 문제로 고민하던 사람들도 돈을 벌고 있다"며 "이런 사람들이 많아져서 스푼라디오가 오디오계의 유튜브로 인정받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jjoony@fnnews.com 허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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