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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임금상승 가속도 ‘실화’ 됐다…연내 ‘4회 인상론’까지

장안나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2.05 05:56

수정 2018.02.05 08:56

지난달 미국 시간당임금이 약 9년 만에 최고로 올랐다. 연방준비제도가 2% 물가목표 달성에 필요하다고 보는 3%에 바짝 다가섰다. 연초 미 18개 주에서 최저임금을 높인 영향과 기업들의 감세효과가 반영됐을 수 있다.

오는 3월 금리인상이 거의 확실시된 가운데, 연내 세 차례를 넘어 네 차례 인상을 점치는 관측까지 나온다. 연준의 물가전망 상향과 임금상승률 가속조짐이 맞물리면서 금리인상 가속기대에 힘이 실리는 모습이다.

그 여파로 2일(현지시간) 미 금융시장이 일제히 출렁였다.
미국채 10년물 수익률이 2.8%선 저항을 뚫었고 달러화는 급히 강세로 돌아섰다. 달러화를 따라 국제유가는 급락했고 다우지수도 금융위기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1월 신규고용 20만명…시간당임금 2개월째 0.3%↑

이날 미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 1월 비농업부문 취업자 수가 전월보다 20만명 늘었다. 시장에서는 18만명 증가했을 것으로 예상했다. 앞선 11월과 12월 취업자 수는 총 2만4000명 낮게 수정됐다.

지난 3개월 간 비농업 고용이 월평균 19만2000명 속도로 증가한 셈이다. 연방준비제도는 신규고용이 월간 10만명 이상 창출되면 노동력 자연적 증가분을 모두 흡수할 수 있다고 판단한다.

1월 실업률은 예상대로 4개월 연속 4.1%를 유지했다. 17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경제활동참가율은 4개월째 62.7%를 기록했다. 비자발적 파트타임 취업자와 사실상의 취업자를 포함한 광의의 실업률은 2개월 연속 높아졌다. 8.2%로 전월보다 0.1%포인트 상승했다.

시간당 평균임금은 예상대로 전월비 9센트(0.3%) 오른 26.74달러로 집계됐다. 전월 상승률은 0.3%에서 0.4%로 상향 수정됐다. 1월 전년동월비 상승률은 2.9%(75센트)로 지난 2009년 6월 이후 최고를 나타냈다. 시장에서는 2.6%를 예상했다. 전달 상승률도 2.5%에서 2.7%로 상향됐다.

주당 노동시간은 예상과 달리 감소했다. 전월보다 0.2시간 줄어든 34.3시간으로 4개월 만에 최소를 기록했다. 시장에서는 전월과 변동이 없을 것으로 예상했다.

민간 부문 일자리가 19만6000개 확대됐고 정부 고용도 석 달 만에 4000개 반등했다. 소매업 일자리가 1만5400개 증가세로 전환했다. 의료부문(+2만1000개), 건설업(+3만6000개), 식당주점(+3만1000개), 전문·비즈니스 서비스부문(+2만3000개), 제조업(+1만5000개) 고용도 제법 많이 늘었다.

■3월 등 연내 3회 인상기대 강화…‘네 차례 가능론’까지

오는 3월 금리인상이 거의 확실시된 가운데, 연내 3차례 인상전망이 한층 탄력을 받고 있다. 일각에서는 최저임금 인상과 감세효과를 반영해 네 차례 인상을 점치는 예상까지 나온다.

제임스 라간 DA데이비드슨 이사는 “이날 채권시장 반응은 시간당평균 임금 상승 때문이었다”며 “시장은 연준이 연내 네 차례 금리인상에 나설 가능성을 염두에 두는 모습”이라고 논평했다.

칼 리카도나 블룸버그이코노믹스 이코노미스트는 “노동시장이 견고한 토대를 바탕으로 개선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그 덕분에 단기적으로 실업률이 더 떨어질 전망”이라며 “실업률 하락과 임금압력 축적으로 연준의 올해 3회 인상의지가 시험대에 오를 수 있다. 특히 달러화 가치가 가파른 하락속도를 유지하면 더욱 그럴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했다.

임금 증가세가 상위 직급을 중심으로 이루어진 데다 주당 노동시간이 감소한 영향이 일부 있었다는 지적도 주목할 만하다. 스티븐 블리츠 TS롬바드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시간당임금 증가가 본격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면서도 “증가세가 주로 관리직을 중심으로 이루어졌다. 생산직과 비관리직의 전년비 상승률은 2.4%에 그쳤다”고 지적했다.


금리선물시장에서는 올해 금리인상 확률을 더 높여보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금리선물 트레이더들은 오는 3월 금리인상 확률을 90%로 가격에 반영했다.
3월에 이어 6~12월에 추가로 인상될 확률도 60% 이상으로 반영됐다.

godblessan@fnnews.com 장안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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