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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1월 평균임금, 2009년이후 가장 가파른 상승

서혜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2.04 14:00

수정 2018.02.04 14:00

【워싱턴=장도선 특파원】 미국의 지난달 평균 임금이 2009년 이후 가장 가파르게 상승, 미국 경제의 가장 큰 고민거리 가운데 하나였던 지지부진한 임금 상승세에 마침내 탄력이 붙기 시작했다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그러나 예상을 상회한 임금 상승은 한편으로 인플레이션 우려와 함께 금리 인상 가속화 전망을 불러일으키며 글로벌 시장에 충격을 가했다.

미국 노동부는 2일(현지시간) 미국의 1월 비농업 부문 일자리가 시장 전망치 18만개 보다 많은 20만개 증가했으며 실업률은 2000년 이후 최저인 4.1%에 머물렀다고 발표했다. 시장의 최대 관심인 시간당 평균 임금은 전년 동기 대비 2.9% 전진, 2009년 6월 이후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전월 데이터도 상향 수정됐다. 작년 12월 고용 증가폭은 당초 발표됐던 14만8000개에서 16만개로 수정됐고 시간당 임금 상승률은 전년비 2.5%에서 2.7%로 상향됐다.


노동시장이 거의 완전 고용에 도달했다는 평가에도 불구하고 계속 약한 흐름을 보여온 임금 상승세의 강화를 보여준 이번 보고서는 글로벌 시장을 흔들었다. 뉴욕 증시는 급락했고 국채 기준물인 10년물 수익률은 2.85%를 넘어서며 4년 최고에 도달했다. 국채 수익률 상승으로 달러가 오르면서 달러로 가격이 표시되는 상품은 하락했다. 상품 수출 의존도가 높은 호주, 뉴질랜드, 캐나다 등 국가들의 통화 가치가 특히 큰 폭 후퇴했다. 반면 안전자산인 엔화와 스위스 프랑은 상승했다.

임금 상승은 미국 전체 경제 활동에서 2/3 이상을 차지하는 소비자 지출 확대로 이어지게 된다. 파이낸셜 타임스 등 언론들은 낮은 실업률과 더불어 18개주에서의 올해 최저 임금 인상, 그리고 세제개혁이 임금 상승세 강화에 기여한 것으로 분석했다. 싱크 탱크인 경제정책연구소에 따르면 18개주의 최저 임금 인상은 450만명의 근로자들에게 영향을 미친다. 베렌베그 캐피탈 마켓의 미국 담당 이코노미스트 미키 레비는 “세제개혁은 기업들의 태도를 바꿔 기업들의 투자, 채용, 그리고 임금 계획을 확대, 가속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임금 상승세 강화는 인플레이션 우려를 키우면서 올해 4차례 금리 인상의 명분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D.A. 데이빗슨의 제임스 라간은 CNBC에 "채권시장의 반응(수익률 급등)은 시간당 평균 임금 상승 때문"이라면서 "나는 시장이 지금 연준이 올해 금리를 3회 아닌 4회 올릴 가능성을 생각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주당 평균 근로시간이 12월의 34.5시간에서 1월 34.3시간으로 예상과 달리 약간 줄어든 것은 근로자들의 수입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옥의 티로 간주됐다.
시장은 노동시장의 상황을 추가 확인하기 위해 6일 발표될 노동부의 12월 구인대상 일자리 데이터를 기다리고 있다.

jdsmh@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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