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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크본드, 내년 대규모 '만기장벽' 맞게되나

송경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2.04 14:30

수정 2018.02.04 14:30

정크본드, 내년 대규모 '만기장벽' 맞게되나
내년부터 만기가 돌아오는 정크본드가 급격히 늘어 시장이 이른바 '만기장벽'에 맞닥뜨릴 수 있다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고 마켓워치가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한꺼번에 만기가 닥치면서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는 업체들이 나올 수 있고, 그렇게 되면 시장에 연쇄적인 반응을 일으킬 수도 있다.

신용평가 무디스에 따르면 올해 만기가 돌아오는 정크본드 규모는 360억달러 수준이지만 내년엔 1040억달러로 2배 넘게 늘고, 2020년엔 1820억달러로 내년 만기규모에 또 약 2배 정도로 급격히 증가하게 된다.

금리가 계속 오르는 상황에서 준비가 덜 된 기업은 정크본드 만기가 돌아왔을 때 심각한 타격을 입을 수 있다.

만기가 한꺼번에 닥치더라도 시장이 위기를 벗어날 가능성은 남아있다. 이전 경험에 비춰보면 만기장벽은 대개 늦춰지고, 실제로 시장에 큰 충격을 주지는 못했다.


정크본드 발행 업체들은 대개 만기 이전에 채권을 회수할 권리를 갖고 있어 금융여건이 불리해지기 전에 채권을 회수한 뒤 새 채권을 발행하는 방법을 쓴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메릴린치의 전략가를 지낸 마틴 프리드슨은 시장 참가자들 사이에 정크본드 만기는 결코 오지 않는다는 농담이 돈다고 말했다.

제이니 몽고메리 스코트의 회사채 담당 애널리스트 조디 루리는 2012년에도 정크본드 시장에는 지금처럼 2014년 '만기장벽' 얘기가 돌았지만 투자자들과 신용평가사들이 이같은 우려를 나타내기 시작하자 정크본드 발행사들이 저금리 상황을 활용해 차환에 나섰고, 우려는 곧바로 사라졌다고 전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다를 것이라는 게 문제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금리를 올리는 와중에 내년 경기침체 얘기들이 흘러나오고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차이다.

구겐하임 파트너스와 모간스탠리가 내년 경기침체 가능성을 언급하기 시작했다.

정크본드 금리가 급격히 뛰는 와중에 경기침체까지 겹치면 차환 이후 급격한 금리인상이 회사 자금사정을 더 옥죌 수 있다.

2007~2009년 경기침체 기간 중 정크본드 대표 지수 가운데 하나인 BAML(BoA 메릴린치) 미 고수익(채권)지수와 미 국채 수익률간 격차인 스프레드는 위기 이전 2.41%포인트에서 21.82%포인트로 폭등한 바 있다.

특히 정크본드 발행 기업들은 최근 통과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개정세법이 이자비용 공제규모를 대폭 삭감하는 바람에 자금사정이 더 팍팍해지게 돼 금리상승 충격이 더 클 수밖에 없다.

이는 차환을 어렵게 할 수 있다.
자금사정이 안좋아지기 때문에 투자자들이 섣불리 덤벼들기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무디스는 "레버러지가 높은 기업들이 고금리 비용을 짊어지는 능력이 감퇴돼 차환 기회가 좁아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제이니의 루리는 "기업들은 신용 여건이 더 이상 (만기를 마냥 늦추는) '깡통차기'가 불가능한 상황에 맞닥뜨릴 수 있다"고 우려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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