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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따른 화재 사고로..불연 단열재 '그라스울' 각광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2.04 19:04

수정 2018.02.04 19:04

안전한 소재 선호도 높아.. 시장 성장 가능성에 주목
벽산 생산라인 증설 나서.. 업계 1위 KCC에 도전장
최근 연이은 대형화재로 인해 불에 타지 않는 단열재인 '그라스울'이 주목받고 있는 가운데 관련 시장이 경쟁이 본격화된다. KCC가 이 시장의 주도권을 쥐고 있는 가운데 후발주자인 벽산이 생산라인 증설 등 도전장을 내민 것. 건자재업계는 무기단열재 시장에 대한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는 점에서 내심 시장확대를 기대하고 있는 모습이다.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벽산은 오는 8월 전북 익산공장에 연간 생산량 3만t 규모의 그라스울 2호기 생산 라인 증설을 완료할 예정이다. 기존 벽산의 그라스울 생산량 4만t을 포함하면 연간 7만t규모로 생산량을 늘리는 셈이다. 업계 1위 KCC가 8만t을 생산하는 것을 감안하면 생산량에서 턱밑까지 추격하게 된다.



이처럼 벽산이 그라스울 생산량 확대에 나선 것은 시장 성장에 대한 기대감 때문으로 풀이된다. 그라스울은 파쇄 유리를 원재료로 만든 무기 단열재로 내수성, 불연 성능까지 갖췄다.

제품 내부에 다량의 공기를 포함하고 있어 우수한 보온, 단열 효과를 유지하기 때문에 냉난방비를 절약할 수 있다.

그러나 그라스울은 이같은 성능에도 단열재 시장 내 성장 여력이 크지 않았다. 건축주들이 그라스울을 벽안에 내장하는 것보다는 비용이 상대적으로 덜 드는 드라이비트 공법을 선호해왔던 것.

드라이비트 공법은 콘크리트 벽에 스티로폼 단열재를 붙이는 외벽 마감재 방식의 하나로, 단열 효과가 뛰어나고 비용이 저렴하면서 시공시간이 짧다는 장점이 있다. 국내 단열재 시장에서 스티로폼 등 유기단열재 비중은 90%에 달한다. 그라스울과 스티로폼 간 시공시 가격차는 2배 이상이다.

그러나 드라이비트 공법은 화재 발생 시 단열재로 사용하는 스티로폼을 타고 단시간에 불길이 퍼질 뿐만 아니라 다량의 유독가스 배출로 큰 인명피해가 발생할 위험이 있다.

최근 대형화재 사고가 발생한 충북 제천 스포츠센터와 밀양 세종병원도 드라이비트 공법으로 인해 피해가 커졌다는 지적이다.

이처럼 드라이비트 공법의 문제점이 거론되면서 시장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상황에 따라 추가적인 증설을 검토하고 있는 것. 벽산의 경우 8월 글라스울 2호기 생산라인의 성과여부를 보고 3호기까지 증설한다는 계획을 세운 상태다. KCC 역시 시장 변동 여부에 따라 증설을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아직 구체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 않지만 유기단열재 규제에 대한 분위기는 형성되고 있는 것으로 본다"며 "가격적인 문제로 외면받던 무기단열재 시장이 성장할 가능성이 높아진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leeyb@fnnews.com 이유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