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부동산일반

[김관웅의 부동산 제대로 읽기] 주택구매력 커진만큼 집값도 덩달아 '쑥쑥'

김관웅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2.04 19:13

수정 2018.02.04 19:13

부동산시장 오해와 진실 <3>
소득대비집값비율 감소.. 주택구매력지수는 상승
실수요자 매수세 유입 꾸준 .. 10년전보다 체감집값 저렴
[김관웅의 부동산 제대로 읽기] 주택구매력 커진만큼 집값도 덩달아 '쑥쑥'

최근 서울 강남권을 비롯해 수도권 일대 집값이 많이 올랐다. 서울 강남권의 경우 많게는 작년 한햇동안 30% 이상 오른 곳도 많다. 이처럼 집값이 단기간에 급등세를 타고 있는데도 매수세력은 좀체 줄지 않고 있다. 더구나 정부가 주택담보대출을 겹겹이 규제하면서 대출받기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어도 아랑곳 없는 모습이다.

서울 강남과 수도권 인기 신도시 지역에서는 집을 보지도 않고 급한 마음에 계약금부터 넣는 경우까지 생기고 있다. 그렇다면 최근 2~3년째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리는 집값이 아직도 덜 오른 것일까. 분명한 것은 현재 주택 수요자들이 체감하는 집값 수준이 과거보다 싸다는 것이다.


■소득 대비 집값 수준 10년전보다 저렴

4일 파이낸셜뉴스가 서울 주요지역의 체감집값 수준이 과거 대비 어느 정도인지 소득대비집값비율(PIR)과 주택구매력지수(HAI)를 통해 자세히 짚어봤다.

PIR은 가계의 연간소득 대비 주택가격의 비율(주택가격/연간소득)로 숫자가 낮을수록 집을 사는데 부담이 덜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2017년 9월 기준으로 중간구간(이하 서울의 3분위 가구의 3분위 주택가격 비율) PIR은 11.2로 나타났다. 이는 서울에서 중간소득의 가구가 해당 지역에서 가장 중간에 위치한 집을 사는데 모든 소득을 쏟아붜도 11.2년이 걸린다는 얘기다.

10년 전에는 어땠을까. 국민은행이 관련 통계를 내기 시작한 2008년 12월에는 중간구간 PIR이 11.9였다. 또 2009년 9월에는 12.1로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금과 비교할때 소득대비 집값 비율이 훨씬 더 높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럼 서울 집값이 바닥을 치고 본격적으로 상승하기 시작한 2014년 당시에는 어느 수준이었을까. 놀랍게도 2014년 1월 중간구간 PIR은 8.8이었다. 즉, 똑같은 조건이라고 할때 집을 사는데 8.8년 밖에 걸리지 않을 정도로 소득대비 집값이 저렴했다는 것이다. 당연히 매수세가 유입될 수 밖에 없었다. 이런 상황을 반영하듯 2014년 7월까지 줄곧 마이너스 변동률을 보이던 서울 아파트 값은 8월부터 서서히 상승을 시작했다.

서울의 중간구간 PIR은 소폭의 등락이 있었지만 2015년 3월까지는 8.9로 낮았다. 이후에도 집값 상승세가 계속 이어졌지만 2016년 3월(9.7)까지도 10.0 이하를 기록하다 2017년 1월까지도 10.5를 기록했었다. 불과 1년전까지만해도 소득 대비 집값은 9년전보다 훨씬 저렴했다는 것이다.

■주택구매력지수로 따지면 집사기 훨씬 쉬워져

HAI를 보면 더 명확해진다. HAI란 우리나라 중간정도의 소득을 가진 가구가 금융기관의 대출을 받아 중간 정도의 주택을 구입한다고 가정할때 현재의 소득으로 대출원리금 상환에 필요한 금액을 부담할 수 있는 능력을 나타내는 것으로 수치가 높아질수록 주택 구매력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서울의 아파트 기준 HAI는 2009년 12월 40.6이었다. 그러나 집값이 서서이 오르기 시작한 2014년 12월에는 65.9까지 상승했다. 이처럼 사람들이 집을 살 여력이 높아지면서 매수가 늘고 이로인해 집값 상승 에너지가 계속 축적됐다는 것이다. 집값이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던 2016년 6월(61.7)에도 HAI는 줄곧 60%를 넘었다. 지금은 집값이 많이 오르면서 2017년 9월 기준 HAI는 52.0까지 내린 상황이다.

HAI가 과거에 비해 높아진 것은 평균소득은 계속 늘어난 반면 예금은행 가중평균대출금리(주택담보대출금리)가 절반 넘게 하락한게 큰 영향을 미쳤다.
2009년 12월 기준 전국 평균 중위가구 월소득은 298만원이었지만 2017년 9월에는 406만원으로 36.2%가 증가했다. 또 주택담보대출금리는 2009년 12월 6.81%에서 2017년 9월 3.24%까지 낮아졌다.


업계 관계자는 "집값 상승의 지역별 패턴이나 PIR, HAI를 보더라도 주택시장의 큰 흐름의 보면, 실수요자들의 역할도 큰데 정부가 다주택자와 고액자산가만 타겟으로 삼아 스스로 정책효과를 감소시키는 것 같다"고 말했다.

kwkim@fnnews.com 김관웅 부동산전문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