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부동산 시장 개입하려는 국토부

"정부가 인기 없는 지역이라고 아예 대놓고 홍보해주는 거 아닙니까."

지난 1월 30일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부동산 경기 침체지역 대책과 관련해 위축지역 지정을 검토하겠다고 밝힌 것에 대한 부동산 업계 전문가의 평가다.

서울 내에서조차 강남권과 비(非)강남권으로 나뉘어 집값이 천차만별인데, 정부의 이 같은 움직임은 오히려 일부 지역을 '잘되는 곳'과 '잘 안되는 곳'으로 구분시켜 집값 양극화를 심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일부에서는 "위축지역으로 지정해 경기를 활성화시키는 게 뭐가 문제냐"고 반문할 수 있다. 하지만 최근 정부가 부동산 대책을 쏟아내며 사실상 시장에 '인위적 개입'을 한 뒤부터 주택시장에 나타난 각종 부작용을 살펴보면 이런 지적이 단순한 기우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된 서울 강남4구(강남.서초.송파.강동) 아파트 값이 고공행진한 게 대표적인 부작용 중 하나다.

서울 강남구와 서초구의 1월 평균 매매가 상승률은 각각 0.76%, 0.59%로 오름세가 꺾일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반면 비규제대상지역인 경남 창원의 매매가 상승률은 같은 기간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오히려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된 곳이 '돈 되는 곳'이라는 인식 아래 몸값만 높아진 셈이다.

정부가 서울 강남 주택시장과 힘겨루기에만 골몰한 사이 지방 주택시장 분위기는 한층 싸늘해진 것도 부작용으로 꼽힌다. 정부의 인위적 시장개입이 오히려 사업 속도가 빠른 강남권 재건축 단지 등의 희소성을 부각시켜 '똘똘한 한 채'라는 유행어까지 탄생시켰다는 우스갯소리가 업계 안팎에서 흘러나올 정도다. 지난 1월 투기과열지구인 서울 송파구 매매가 평균 상승률은 0.91%인 반면 같은 기간 울산광역시 매매가 상승률은 -0.14%로, 한달 내내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가 발표한 위축지역 대상요건을 살펴보면 서울 일부 지역 아파트의 희소성만 부각시켜 '제2의 풍선효과'가 재연될 가능성이 높다.


위축지역은 △직전 3개월 평균 미분양 주택 수가 전년 동기 대비 2배 이상 등을 전제로 한다. 결국 위축지역은 '집값 하락.거래 미달' 지역으로 낙인 찍혀 분류될 수밖에 없으며, 위축지역으로 지정될 가능성이 높은 지방을 피해 수요자들의 '서울 쏠림현상'이 두드러질 것이라는 우려감을 주기 충분하다.

정부가 수개월 간격으로 대책을 발표하며 주택시장에 뛰어들기보다는 상황을 좀 더 신중히 지켜봐야 한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jyyoun@fnnews.com 윤지영 건설부동산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