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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재건축 '잠잠'..수도권 신도시에 매수 몰려

김관웅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2.05 19:32

수정 2018.02.05 21:57

정부 규제 속 '풍선효과' 강남 재건축 호가 1억원 ↓
매물 나와도 주인 못찾아.. 강북.수도권은 '매수세'
정부가 서울 재건축 시장에 연일 압박을 가하면서 오름세가 확연히 꺾였다. 대신 강남권 새 아파트 가격은 더 오르고 있고 강북지역과 주변 신도시도 매수세가 늘고 있어 이른바 '풍선효과'가 우려되고 있다. 서울 한강변 아파트 단지 전경. 연합뉴스
정부가 서울 재건축 시장에 연일 압박을 가하면서 오름세가 확연히 꺾였다. 대신 강남권 새 아파트 가격은 더 오르고 있고 강북지역과 주변 신도시도 매수세가 늘고 있어 이른바 '풍선효과'가 우려되고 있다. 서울 한강변 아파트 단지 전경. 연합뉴스

서울 주요지역에서 시작된 아파트값 오름세가 수도권 신도시 등으로 옮겨가고 있다. 최근 정부가 재건축초과이익환수금액 추정치 발표, 재건축 연한 확대 가능성 언급, 재건축관리처분신청 정밀조사 등 재건축 시장에 계속 압박을 가하고 있는데다 한동안 급등한 가격으로 인해 주변지역이 상대적으로 저렴해지면서 수요가 이들 지역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강남 재건축 많게는 호가 1억원 내려... 매수세도 거의 없어

5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주 서울 강남권 재건축 단지는 모처럼 조용한 주말을 맞았다. 정부의 전방위적인 압박에 가격도 많게는 1억원 안팎이나 떨어졌다. 거침없이 오르던 기세는 확실히 한풀 꺾였다. 그러나 매수세가 완전히 사라졌지만 매물이 다시 크게 늘고 있지는 않다.

지난 주말 찾은 강남구 대치동 대치선경 인근 중개업소 관계자는 "이곳은 매물이 아예 나오지 않던 곳인데 며칠전에 매물이 하나 나왔다"며 "매매가가 1년새 7억원 가까이 올랐어도 매물조차 없던 곳인데 엊그제 매물이 나왔는데 아직 손님이 안붙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치선경과 개포우성 등은 그동안 매물이 나오지도 않고 나오기가 무섭게 매수자들이 계약금을 먼저 보내기 위해 순발력 싸움을 벌이던 곳이다. 그런데 이틀이 넘도록 아직도 주인을 찾지 못한 것이다.

또 도곡역 바로 옆에 위치한 개포우성2차는 전용면적 94㎡가 21억원에 등장했다. 얼마전까지 매물이 아예 없던 단지이고 호가도 22억원에 달했었다.

강남만 주춤한 것이 아니다. 재건축 기대감에 부풀어 있던 양천구 목동도 분위기가 많이 바뀌었다. 정부가 재건축 연한을 늘리는 것을 검토하겠다고 밝히고 초과이익환수제가 시작되면서 매수세가 뚝 끊긴 상태다. 11단지 전용면적 66㎡이 8억1000만원 수준까지 내려 앉았다.

강동구 둔촌주공도 지난주부터 매도자들의 문의가 늘고 있다. 4단지의 경우 전용면적 97㎡이 13억5000만원으로 3000만원 내렸지만 추가로 조정이 가능할 수 있다고 중개업소들은 설명하고 있다.

■강남 새 아파트는 되레 급등

그러나 재건축을 끝내고 최근에 입주한 강남권 새 아파트나 이들 지역 분양권 상태의 매물은 오히려 가격이 더 오르고 있다. 또 그동안 오름세에서 소외돼 이들 지역과 가격차가 벌어졌던 서울 강북권과 수도권 신도시 등은 다시 매수세가 몰리기 시작했다. 이른바 풍선효과인 셈이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 래미안대치팰리스는 여전히 매물이 나오기가 무섭게 팔리고 있다. 한 두개만 팔리면 가격이 또 오르는 상황이다. 며칠 전 전용면적 84㎡가 22억5000만원에 거래됐다. 불과 석달만에 4억원 이상 오른 가격이지만 매물도 많지 않다.

이 인근 중개업소 관계자는 "이 일대에서 가장 최근에 입주한 아파트이고 정부의 규제와는 동떨어져 있기 때문에 선호하는게 아닌가 한다"며 "특히 전용면적 84㎡ 같은 경우는 임대도 잘되기 때문에 더욱 선호한다"고 말했다.

강남구 개포주공 2단지 재건축을 통해 내년 2월 입주를 하는 래미안블래스티지는 최근 전용면적 84㎡ 분양권 호가가 20억원을 넘어섰다. 이 일대 중개업소 관계자는 "작년말까지만해도 전용면적 84㎡가 17억원대였는데 이제는 20억원까지 올랐다"며 "여기서 한두개가 거래되면 아마도 이 가격대 매물은 또 사라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송파구 가락동 헬리오시티는 올 12월 입주를 앞두고 분양권 가격이 가격이 계속 오르고 있다.
전용면적 84㎡가 15억원 안팎에 형성돼 있다. 또 장지역과 인접한 송파파크하비오푸르지오는 전용면적 84㎡ 호가가 14억원까지 올랐다.
6개월 전 불과 9억5000만원이던 것을 감안하면 4억원이 넘게 오른 것이다.

kwkim@fnnews.com 김관웅 부동산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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