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지자체, 재건축 관리처분계획 타당성 검증 '안 하거나, 미루거나'

지방선거 앞둔 강남지자체, 주민 눈치보나

재건축 심사를 깐깐하게 하라는 국토교통부의 방침에 따라 관리처분인가 심사를 한국감정원에 맡기려던 강남지역 지자체들이 잇따라 철회하고 나섰다. 강남구와 서초구가 관리처분계획 검증을 신청할 계획이 없다고 밝힌 가운데 송파구는 의뢰했던 검증을 철회했다. 올해로 예정된 지방선거를 앞두고 지역주민들의 눈치보기가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송파구 "예산 문제로 검증의뢰 철회"… 감정원 "무료제안 송파구가 거부"

6일 송파구는 한국감정원에 의뢰한 미성.크로바와 잠실진주아파트의 관리처분계획 타당성 검증 의뢰를 철회했다. 송파구는 이에 대해 "검증 비용 조달을 위한 예산 확보와 기타 제반 여건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서초구와 강남구도 한국감정원에 관리처분계획 검증을 신청할 계획이 없다고 밝힌 바 있다.

강남의 재건축단지들은 재건축초과이익환수를 피하기 위해 지난해 연말 일정을 대폭 단축시켜 관리처분인가를 신청했다. 몰아치기 관리처분인가 신청이 논란이 되자 송파구는 강남 3구 중 유일하게 한국감정원에 미성.크로바와 잠실진주아파트의 관리처분인가 신청을 의뢰했다. 관리처분인가 신청을 신중히 검토하겠다는 이유였다. 국토교통부도 이들이 제출한 관리처분신청 서류를 철저히 검증하도록 지자체에 지시하기도 했다.

하지만 한국감정원은 예산 부담 때문에 검증을 철회한다는 것은 말도 안된다며 반발했다.

한국감정원 관계자는 "송파구가 예산 때문에 타당성 검증을 철회한다는 얘기를 듣고 이날 내부 회의를 거쳐 2곳에 대해 무료로 해주겠다는 제안을 했다"면서 "하지만 송파구는 이 같은 제안에도 철회를 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했다"고 전했다. 미성.크로바, 잠실진주아파트의 관리처분인가 타당성 검증비용은 총 8500만원 수준이다.

강남 지자체들의 이 같은 움직임은 올해 지방선거를 의식한 것이란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강남3구의 지자체가 이 정도 비용이 부담스럽다는 것은 이해가 안간다"며 "지방선거가 코앞이라 이같은 결정을 내린 것"이라고 지적했다.

■9일부터 공사비 10% 오르면 감정원 검증 의무화

한편 오는 9일부터는 재건축 사업시행인가 이후 시공사를 선정했을 경우 공사비가 5%만 올라도 한국감정원에 관리처분계획 검증을 받아야 한다. 사업시행 인가 전 시공사 선정의 경우 공사비 10% 인상 때 감정원 검증이 의무화된다. 조합원의 20%가 요구할 경우에도 검증을 받도록 했다.

감정원은 최근 강남 재건축단지를 둘러싼 관리처분계획 검증 논란에 대해 지나친 우려라는 시각이다.


감정원 관계자는 "지난 3년간 총 30곳의 관리처분계획 타당성 검증을 했지만 반려는 한 곳도 없었다"면서 "미비점을 보완해서 인가를 제대로 나게 만드는 것이지 반려가 되고 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감정원 검증은 지자체 의뢰 후 20~30일가량 걸린다.

관리처분계획 의무화는 9일 이후 관리처분계획을 신청하는 사업장부터 적용된다.
cynical73@fnnews.com 김병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