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부동산일반

건설사, 주택임대사업으로 활로찾나

정상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2.07 19:49

수정 2018.02.07 19:49

"사는 것이 아닌 사는 곳" 젊은층 주거인식 변화 영향
판매보다 운영.관리 방점.. 매달 일정 수익 확보 강점
주거 관련서비스 제공 등 수익모델 확대 가능성 주목
건설사, 주택임대사업으로 활로찾나

경기도와 코오롱글로벌이 협업해 만든 임대주택 '화성진안 1단지 따복하우스 with 커먼라이프'(위쪽)와 롯데자산개발이 1~2인가구에 맞춰 내놓은 임대주택 '어바니엘 가산(아래쪽)'. 두 곳 모두 새로운 유형의 임대주택으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경기도와 코오롱글로벌이 협업해 만든 임대주택 '화성진안 1단지 따복하우스 with 커먼라이프'(위쪽)와 롯데자산개발이 1~2인가구에 맞춰 내놓은 임대주택 '어바니엘 가산(아래쪽)'. 두 곳 모두 새로운 유형의 임대주택으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사는 것이 아는 사는 곳'. 집에 대한 가치관이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빠르게 변화하는 것으로 판단한 건설사들이 임대주택 공급과 관리에 초점을 맞춰 사업 다각화를 꾀하고 있다. 기존 사업이 아파트를 지어서 파는 '일회성'이었다면, 주택을 임대하고 운영.관리하는 '지속성'으로 무게중심이 옮겨간 모양새다. 선도적으로 시장에 뛰어든 회사들은 매달 일정한 수익을 확보할 수 있다는 강점과 더불어 주거 관련 서비스로 수익 모델을 확대해 나갈 수 있다는 데 주목하고 있다.

■임대주택 관리사업에 뛰어드는 건설사들

7일 업계에 따르면 코오롱글로벌, 롯데자산개발 등이 임대주택 전용 브랜드를 론칭하고 최근 1호 사업지 임차인을 모집하는 등 임대주택 공급.관리 사업에 본격 진출했다.


코오롱글로벌은 주택 임대상품 개발, 시설 관리,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종합부동산 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자회사 코오롱하우스비전을 설립했다. 임대주택 브랜드 '커먼라이프(COMMON Life)'를 출시했고, 경기도와 협업한 공공임대주택 '따복하우스' 1호도 지난해 말 화성시에서 개관했다. 올해 8월에는 첫 자체사업 임대주택이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 선보인다. 오는 2020년까지 총 1만가구를 임대할 계획이다.

롯데그룹의 부동산 개발사인 롯데자산개발도 도심형 주거사업브랜드 '어바니엘(Urbani L)'을 론칭, '어바니엘 가산'을 통해 지난달 첫선을 보였다. 서울시 금천구 가산디지털단지에 위치하면서 1~2인 가구를 타깃으로 다양한 주거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롯데자산개발은 오는 2020년까지 서울 도심 역세권을 중심으로 30곳, 9000여실의 임대주택을 공급할 예정이다.

부동산 개발업체 신영도 자체 사업으로 '지웰홈스 동대문'을 준공하고 임차인을 모집 중인데 초기 반응이 좋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웰홈스 동대문은 신영그룹의 첫 임대주택으로 개발과 시공부터 임대관리, 운영까지 모두 맡는다.

■1인가구 급증, 임대주택 시장 확대 예상

건설사들이 임대주택 사업을 신성장 동력으로 삼은 이유는 주거에 대한 인식이 바뀌면서 임대주택 시장이 더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 있어서다. 1인 가구가 늘고, 삶의 질에 대한 중요성도 높아지고 있다는 것은 이미 사회 여러 분야에서 공통적으로 지적돼 왔다. 여기에 오르는 집값에 비해 임금상승률이 턱없이 낮은 상황에서는 월세를 내더라도 직장이 가까운 곳, 생활인프라가 잘 갖춰진 곳에 거주하려는 수요자가 많아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실제 우리나라 국내 1인 가구 비율은 2000년 15.5%에서 2015년 27.1%로 늘었다. 4인 가구(18.8%), 3인 가구(21.5%)보다 더 큰 비중이고 앞으로 더 증가할 전망된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2025년이면 670만가구로 전체 가구 수의 31%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일본의 경우를 보면 점차 임대주택 수요가 늘고 있고, 임대주택 관리에 주력하는 건설사도 증가하고 있다"면서 "매달 고정적인 월세 수입 뿐만 아니라 일정 주기로 계속 리모델링 등 추가 관리 수익이 발생한다는 점도 장점"이라고 말했다.

■'마스터리스' 방식 임대주택에 적용 확산

주택임대 시장에 뛰어든 건설사들이 택하는 방식은 마스터리스, 건물을 통임대 한 후 재임대하는 방식이다. 이는 단순히 시설 전체를 임대해 안정적이라는 장점 외에 임차인의 독자 경영이 가능하다는 의미도 된다. 각 건설사가 내세운 임대주택의 브랜드마다 추구하는 목표가 다르고, 수요자들은 이제 집을 '소비'할 때 본인의 개성에 맞는 집을 찾아가는 형태로 진화할 것으로 보인다.

코오롱하우스비전은 획일화 된 기존 주택 형태에서 벗어나 공용 공간에서 이뤄지는 입주민들간의 커뮤니티에 방점을 찍었다. 가구내부 계획부터 공용공간 구성까지 입주자의 라이프사이클과 스타일에 맞춘 개성있는 주거공간을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지난해 말 경기도와 협업한 임대주택 '화성진안 1단지 따복하우스 위드 커먼라이프'는 입주대상이 사회초년생인 만큼 각 가구마다 냉장고, 옷장, 책꽂이 등이 빌트인으로 제공했다. 그러면서 공동주방과 거실, 세탁실, 무인택배함, 개인창고, 루프탑 정원 등 아파트 못지 않은 서비스 공간으로 입주민의 만족도를 높였다.


코오롱하우스비전 관계자는 "단순히 디자인이 좋은 공간을 넘어 다양한 프로그램을 구성, 임대주택의 인식을 개선하고 새로운 청년주거의 모델을 만들어 갈 것"이라며 "올 상반기 오픈하는 안양, 광교 따복하우스와 함께 다양한 입주민 프로그램을 운영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wonder@fnnews.com 정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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