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국내 직영점까지 열고도 세금 한푼 안내

애플이 국내 첫 공식 매장인 가로수길을 오픈하면서 세금 문제가 또다시 관심사로 떠올랐다. 애플 가로수길 매장의 운영은 애플코리아가 맡고 있지만 매장에서 발생하는 수익은 애플 본사로 바로 들어가면서 국내에 세금을 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애플코리아 역시 국내에서 발생하는 매출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이는 국내에서 자급제 단말을 판매하는 삼성디지털플라자의 경우 삼성전자판매로 법인이 등록돼 있어 단말기 매출에 대한 세금을 꼬박꼬박 내고 있는것과 비교된다. 최근 국내 인터넷 기업의 역차별 문제가 화두로 떠오르고 있는 상황에서 단말기 제조사 역시 역차별 문제를 손봐야 한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다.

애플이 국내에 직영점인 가로수길 매장을 열었지만 매출에 대한 세금은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서울 신사동 가로수길에 문을 연 한국 첫 애플스토어.

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애플 가로수길 매장에선 아이폰 시리즈를 비롯해 아이패드 등 애플의 각종 제품들을 구매할 수 있다. 애플스토어는 애플이 직접 제품을 판매하는 직영 매장으로 운영만 애플코리아가 맡고 있다. 현재 애플스토어는 전 세계 22개국에 500여개가 운영되고 있다.

하지만 애플이 국내에 첫 직영점을 열었지만 매장에서 발생하는 매출에 대한 세금은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매출 자체가 본사로 바로 귀속되기 때문에 매출 자체를 파악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여기다 가로수길 매장을 운영하는 애플코리아도 국내에서 발생하는 매출을 관리하고 있지 않아 세금을 매길 근거 자체가 없다.

지난해 10월 국정감사에 출석한 리차드 윤 애플코리아 대표는 "한국에서 발생하는 수익은 따로 관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국내 업계 관계자는 "애플이 국내에 세금을 내지 않는 것은 이미 다 알려진 사실이지만 국내에 직영점을 열고 매출을 올리면서 세금을 내지 않는 것은 문제"라며 "인터넷 기업의 역차별도 해소돼야 하지만 단말기 제조사의 역차별도 풀어야할 숙제"라고 지적했다.

대리점 지위 획득 문제도 논란의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

애플 가로수길 매장이 대리점 지위를 얻으면 매장에서 곧바로 이동통신 서비스 가입이 가능해진다. 이 과정에서 이통사들은 가입자 유치에 따른 보상 명목으로 판매 장려금을 줄 수밖에 없다. 애플 입장에선 단말기 판매 수익과 함게 판매 장려금도 받을 수 있는 셈이다.

통상 이통사 대리점에선 판매 장려금과 지원금 일부를 소비자들에게 돌려주는 방식으로 영업을 한다.
하지만 가만히 있어도 인기가 높은 애플 제품의 특성상 소비자들에게 판매 장려금 일부를 떼어줄 필요성은 낮은 게 사실이다. 따라서 이통사의 지원금으로 애플의 배만 불려주는 상황이 연출될 가능성이 있다. 업계의 또다른 관계자는 "단순 세금 문제 말고도 대리점 지위를 얻는 과정이나 이후의 상황에 대해서도 대비가 필요하다"며 "애플만 좋은 일을 시켜주는 것은 막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syj@fnnews.com 서영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