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때문에.. 영국도 금리인상 속도

영국은행 통화정책위.. 기준금리 동결했지만 5월 금리인상에 무게
마크 카니 BOE 총재 "더 빨리 더 큰 폭 예상"

마크 카니 영국은행(BOE) 총재가 8일(현지시간) 런던 기자회견장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영국은행(BOE)이 시장 예상보다 더 이른 시기에 더 빠른 속도로 금리인상에 나설 것임을 시사했다. 세계경제 성장 덕에 영국의 인플레이션(물가상승) 압력이 높아지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이르면 5월 금리인상이 예상된다.

8일(이하 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BOE는 이날 통화정책위원회(MPC)에서 기준금리를 0.5%로 동결했지만 인플레이션 압력이 높아지고 있다면서 지난해 11월 예상했던 것보다 더 빨리, 더 급속하게 금리인상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MPC 위원 9명 전원이 인플레이션이 더 이상 뛰는 것을 용인해서는 안된다는 문구에 동의했다.

회의 뒤 마크 카니 BOE 총재는 MPC가 "(지난해) 11월(MPC 회의) 당시 생각했던 것보다 어느 정도 더 이르고, 더 확장된 금리인상이 필요할지도 모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FT는 그의 이같은 발언은 10년만에 첫번째 금리인상이 단행됐던 지난해 11월 회의에 앞선 9월 회의 당시 발언과 유사하다고 전했다. 시장에서는 카니 총재의 발언을 감안할 때 BOE의 경제전망이 발표되는 5월 10일 회의에서 금리인상이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JP모간의 수석시장전략가 캐런 워드는 5월 0.25%포인트 인상 뒤 연내에 추가로 한 번 더 금리인상이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필립 해먼드 재무장관에게 보낸 별도의 서한에서 카니 총재는 지금까지는 BOE가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에 따른 불확실성이 고조되고, 경제가 둔화되는 시점에 일자리와 경제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목표치를 웃도는 인플레이션을 지켜보고만 있었지만 지난해 11월 이후 그럴 필요성이 사라지고 있다고 정책기조 변화의 배경을 설명했다.

시티인덱스의 피오나 신코타는 BOE의 이날 성명이 대부분 시장 참가자들이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공격적이라고 평가했다.

BOE의 정책기조 변화는 인플레이션이 통제를 벗어날 수 있다는 인식에서 비롯됐다. BOE는 최근 인플레이션 주원인이 파운드화 가치 하락에 따른 수입물가 상승이고, 이는 앞으로 수개월 안에 사라질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임금상승으로 인해 국내 인플레이션 압력은 고조될 것으로 예상됐다.

42년만에 가장 낮은 4.3% 실업률을 기록하는 상황에서도 지난해 임금상승률은 물가상승률을 밑돌았지만 점차 임금 상승세에 속도가 붙고 있고, 결국 물가상승 압력으로 작용하게 될 것이라는게 BOE의 판단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11월과 달라진 평가의 근본적 배경에는 세계 경제 성장세가 자리잡고 있다.
세계 경제 성장이 영국의 수출을 자극하고 결국 성장률도 높일 것이라는 낙관이다.

BOE는 이날 올해 영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1.7%에서 1.8%로 높였다. MPC는 영국 경제는 인플레이션 압력이 없이 연 1.5%가 넘는 성장세를 이어갈 수 없다고 지적하고 2020년 초반에는 인플레이션에 지속적인 상승압력이 더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