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정보통신

통신-인터넷-게임, 경계없는 무한경쟁… '콘텐츠'를 잡아라

허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2.11 14:53

수정 2018.02.11 14:53

통신사와 인터넷 기업, 게임 기업 등 국내 주요 정보통신기술(ICT) 기업들의 지난해 실적발표가 마무리된 가운데 실적 개선 키워드가 '콘텐츠'인 것으로 나타났다. 인터넷 기업과 게임 기업들은 나란히 콘텐츠 매출을 앞세워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통신사들도 주력 매출원인 유무선 통신 매출은 부진했지만 미디어 등 콘텐츠 매출을 앞세워 실적 반등에 성공했다. 앞으로도 게임, 웹툰, 음원, 동영상 등 콘텐츠 분야를 두고 국내 대표 ICT 기업들의 치열한 경쟁을 펼칠 전망이다.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주요 ICT 기업들이 콘텐츠 분야를 앞세워 실적 반등에 성공했다. 올해도 콘텐츠 분야에 대한 투자는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국내 주요 정보통신기술(ICT) 기업들의 ‘콘텐츠‘ 행보
구분 내용
SK브로드밴드 동영상 플랫폼 ‘옥수수‘ 강화. 인공지능(AI) 추천 등 도입. 오리지널 콘텐츠 확보 주력
KT 미디어/콘텐츠 분야 매출 15% 이상 급증. VOD 등 판매 매출과 음원 서비스 지니뮤직 가입자 확대
LG유플러스 키즈 콘텐츠 분야에 집중. U+아이들나라와 증강현실(AR) 도입한 ‘생생자연학습‘ 등 인기
네이버 웹툰 자회사인 네이버웹툰에 600억원, 북미 동영상 서비스하는 자회사 웨이브미디어에 534억원 투입
카카오 콘텐츠 매출이 전체 매출의 절반. 음원의 로엔, 게임의 카카오게임즈, 웹툰과 웹소설의 포도트리 등 자회사들 선전
넷마블, 넥슨, 엔씨소프트 등 게임기업 대표적인 콘텐츠 분야로 꼽히는 게임사업에 집중. 다양한 신작게임 선보이며 글로벌 톱 게임사 도약 예고
■네이버-카카오, 게임 '빅3' 모두 역대 최대 실적
우선 인터넷 기업과 게임 기업은 나란히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하며 신바람을 냈다. 네이버와 카카오, 넷마블게임즈와 넥슨, 엔씨소프트 등 국내 주요 인터넷, 게임기업들이 모두 최대 실적을 기록한 것.

특히 카카오의 최대 실적은 콘텐츠 분야가 견인했다. 게임 자회사인 카카오게임즈의 선전과 웹툰, 웹소설 주문형비디오(VOD)를 서비스하는 카카오페이지의 성장이 두드러진다. 이 외에도 음원 서비스 '멜론'의 로엔엔터테인먼트와 이모티콘 서비스 등도 카카오의 대표적인 콘텐츠 매출이다.

네이버도 콘텐츠 분야 투자 확대를 예고하고 있다. 지난달 네이버는 웹툰 자회사인 네이버웹툰과 북미 동영상 자회사인 웨이브미디어에 각각 600억원과 534억원을 추가 투자했다. 네이버 박상진 최고재무책임자(CFO)는 "향후 1~2년이 인공지능(AI)이나 콘텐츠 등에 대한 투자를 확대해야 하는 시점"이라며 "장기적 성장을 위해 투자금액을 더욱 늘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게임기업들도 나란히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게임은 국내 ICT기업들이 모두 주목하고 있는 대표적인 콘텐츠 분야다. 넷마블과 넥슨은 게임 기업 최초로 연매출 2조원을 나란히 돌파했다. 특히 넥슨은 영업이익도 8900여억원을 기록하며 영업이익 1조원 돌파를 넘본다. 엔씨소프트 역시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하며 매출 1조7000억원을 넘겼다.

■통신사 유무선 매출 공백, '콘텐츠'가 메웠다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사들의 매출도 콘텐츠 분야가 좌우했다. 인터넷TV(IPTV) 가입자 매출과 VOD 등의 매출 등이 콘텐츠 매출이 급증하며 줄어들거나 제자리걸음 중인 이동통신 매출의 공백을 메운 것이다.

LG유플러스의 경우 IPTV 수익이 전년보다 21.8%나 급증하는 성과를 거뒀다. 유아 콘텐츠 플랫폼 'U+tv 아이들나라'와 증강현실(AR)을 활용한 '생생자연학습' 등의 콘텐츠가 좋은 반응을 얻은 덕분이다.

LG유플러스가 선보인 'U+어린이나라'는 출시 3개월여만에 조회수 2000만회를 넘어서며 대표 유아콘텐츠 플랫폼으로 자리잡았다. 지난 8월열린 'U+어린이나라' 출시 기자간담회에서 모델들이 U+어린이나라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서동일 기자
LG유플러스가 선보인 'U+어린이나라'는 출시 3개월여만에 조회수 2000만회를 넘어서며 대표 유아콘텐츠 플랫폼으로 자리잡았다. 지난 8월열린 'U+어린이나라' 출시 기자간담회에서 모델들이 U+어린이나라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서동일 기자
SK텔레콤의 미디어 자회사인 SK브로드밴드도 IPTV 가입자 확대와 유료콘텐츠 판매 덕분에 전년보다 3.6% 성장한 매출을 올렸다. KT 역시 유무선 매출이 2~3% 상승에 그치고 있지만 매년 미디어와 콘텐츠 매출이 두자릿수 이상 성장을 올리고 있다. 지난해 역시 미디어·콘텐츠 수익은 16.3% 증가하며 KT 실적을 이끌었다.

■영역구분 없는 '콘텐츠' 경쟁
이처럼 국내 주요 ICT 기업들이 콘텐츠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나서면서 콘텐츠 영역에서의 치열한 경쟁이 펼쳐질 전망이다. 과거엔 통신사는 통신사끼리, 인터넷기업과 게임기업 역시 서로 다른 시장에서 경쟁했다면 이제는 콘텐츠라는 공통의 분야에서 무한경쟁하게 되는 것이다.

특히 전문가들은 이같은 경쟁의 포인트는 이용자들의 한정된 스마트폰 이용 시간을 둔 쟁탈전이라고 설명한다. 스마트폰으로 검색이나 쇼핑, 메신저, 게임, 음악감상, 영상시청 등을 하는 시간은 한정적이니 만큼, 이 시간을 차지하기 위한 경쟁이 펼쳐진다는 것이다.


업계 한 전문가는 "네이버는 이제 더이상 경쟁포털과 경쟁하는 것이 아니라 동영상 서비스 유튜브나, 게임기업들의 게임과 경쟁하고 있다"며 "게임사들도 경쟁게임사와만 경쟁하는 것이 아니라 네이버, 카카오, 통신사들의 VOD 서비스와 경쟁하고 있는 것"이라고 전했다.

jjoony@fnnews.com 허준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