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분석]

북·미대화 중개 '드라이브' ..文대통령 특사외교 시동건다

김정은, 文대통령 방북 초청 … 빨라지는 한반도 시계
"북.미대화 조기 성사돼야" 여건으로 내건 文대통령
대미.대북 특사 보낼 듯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오전 청와대에서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방남한 북한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 제1부부장과 밝은 표정을 지으며 오찬장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은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방북 초청 및 남북정상회담 개최 제의에 "앞으로 '여건'을 만들어서 성사시켜 나가자"고 답했다.

'여건'이란, 단연 북.미 대화 조기 성사를 말한다. 북.미 대화 없는 남북대화는 불완전한 질주다.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의 특사인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에게 "북.미 대화가 조기에 성사돼야 한다"고 말했다. 11일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남북대화와 북·미 대화 두 개의 대화를 톱니바퀴처럼 동시에 진행시켜 나가야 한다는 구상"이라고 말했다.

한반도 운전석에 앉은 문 대통령은 북·미 대화 중개를 위해 드라이브를 걸 것으로 관측된다. 시간은 그리 많지 않다.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은 현재 진행 중이다. 김 위원장은 구두친서를 통해 "빠른 시일 안에 만날 용의가 있다. 편하신 시간에 북을 방문해 주실 것을 요청한다"고 밝혔다. 문재인정부 집권 2년차이자 김정은 위원장의 병진노선 채택 5년째인 올해 안에 만나자는 의미다.

관건은 '대화의 조건'이다. 문 대통령은 일단 대화의 문턱을 크게 낮춘 상태다. 지난해 6월 15일 제1차 17주년 기념식 축사에선 북한이 핵과 미사일의 추가도발을 중단한다면 북한과 조건 없이 대화에 나설 수 있다고 밝힌 바 있으며, 첫 방미 당시 핵동결 정도만 선언해도 대화에 들어갈 수 있다고 제시했다. 이에 대해 송영길 북방경제위원회 위원장은 본지 인터뷰에서 "남북정상회담은 임기 내 이행조치들을 감안할 때 올해는 해야 할 것"이라며 "단, 핵동결 정도는 전제로 해야한다"고 말했다. 우리로서도 성과 없는 회담은 독이 든 성배다. 정치적 부담이 큰 사안이기 때문이다.

미국이 제시하고 있는 북·미 대화의 조건은 좀 더 까다롭다. 미국은 북한의 핵.미사일 포기(비핵화)를 전제로 할 때 대화에 나설 수 있다는 입장이다. 동결은 대북 유화파들이나 쓰는 용어라는 게 미국 조야의 인식이다.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은 지난 8일 문 대통령을 예방한 자리에서 "미국은 북한이 영구적으로 돌이킬 수 없는 방법으로 핵과 미사일을 포기하는 그날까지 최대한의 압박을 앞으로 계속해서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 정부 내 다수파인 '강경 매파'다. 반면 트럼프 행정부 내 소수파인 '온건 매파'인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 및 조셉 윤 미국 6자회담 수석대표는 지난해 말 이미 "북한과 '조건 없는 대화'에 나서겠다"고 밝힌 바 있어 북·미 대화 자체가 전혀 불가능한 문제는 아니라는 게 우리 외교당국의 판단이다.

문 대통령으로선 이 틈바구니를 비집고 들어가야 한다. 바로 '특사정치'다. 문 대통령이 과거 김대중·노무현정부 때 미국과 북한에 파견했던 '특사외교'를 가동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그것도 속도감 있게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청와대 안팎에선 제3차 남북정상회담 시기를 4월, 6월, 8월로 보고 있다. 4월은 1948년 남북연석회의 70주년이 있다. 6월엔 6·15 공동선언(2000년) 18주년이 있으며, 8월은 광복절이 있다. 현재로선 시기적으로 6월, 8월설이 지배적이다. 9월로 넘어가게 되면 9·9 북한 정권 70주년 수립일과 맞닥뜨리게 돼있다.

문 대통령은 이런 점을 감안, 이달 말 평창올림픽 직후부터 한반도 운전자론을 본격 실행에 옮길 것으로 전망된다.
올림픽 직전 전개한 남북고위급회담 역시 남북군사회담과 남북 이산가족상봉 논의로 발전시킬 가능성이 높다. 대북·대미 특사 파견 역시 빠르게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통일전략연구실장은 "김 위원장이 문 대통령 초청 의사를 밝혔다면 핵과 미사일 문제에 대한 새 타협안을 내놓을 가능성이 있다"며 "평창올림픽 폐막 전이라도 대북 특사를 파견해 북핵.미사일에 대한 타협안을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ehcho@fnnews.com 조은효 임광복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