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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자동차 업체들, 지난해이어 올해 美 시장 고전 예상

윤재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2.12 15:17

수정 2018.02.12 15:17

-주력차종이 승용차지만 미 소비자들은 대형차 선호
-최대 시장될 중국 등 아시아 공략으로 북미 시장 부진 만회 목표
일본의 주요 자동차 업체들이 지난해부터 미국 시장에서 고전하고 있다.

11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일본 자동차의 ‘빅3’인 도요타와 혼다, 닛산의 순익이 기록적인 수준으로 늘어나고 있고 아시아와 유럽에서의 밝은 전망에도 불구하고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미국 시장에서는 부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일본업체들은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인 미국에서 트럼프 행정부의 법인세 인하와 엔화 약세 덕에 버티고 있을 뿐 순익 마진은 계속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법인세 인하로 지난해 일본 자동차 빅3가 4·4분기에 세금 8450억엔(약 77억달러·8조3400억원)를 절감할 수 있었으며 여기에 엔화 약세가 없었더라면 전체 실적은 더 저조할 수 있었다고 FT는 전했다. 지난해 미국 자동차 시장은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처음으로 판매가 전년도에 비해 감소세를 보이며 부진을 나타냈는데 일본 자동차 업체들도 여파를 벗어나지 못했다.

일본 업체들이 미국 시장에서 부진하는 가장 큰 이유는 미국 소비자들의 차량 선호도의 변화다.
유가 하락으로 미국 운전자들이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과 픽업트럭 등 대형 차량을 점차 선호하면서 승용차 부문이 주력 차종이었던 일본 업체들이 제너럴모터스(GM) 같은 미국 경쟁사에 밀리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4·4분기 도요타의 북미 시장 영업 이익은 전년 동기에 비해 73% 감소한 270억엔(약 2억4800만달러·2691억원)으로 떨어졌다. 일본 최대 자동차 업체인 도요타는 판매 인센티브가 대당 평균 600달러가 더 늘면서 사측이 올해 부담해야할 비용이 총1400억엔(약 13억달러·1조4000억원)으로 자체 예상하고 있다. 또 올해 영업이익은 지난해에 비해 10% 증가하겠으나 엔화 약세로 인한 이익을 제외하면 2.8%가 감소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일본 2위 자동차 업체 닛산도 3월에 끝나는 이번 회계연도의 순익이 미국 법인세 인하로 2070억엔을 절감하면서 당초 목표였던 5350억엔에서 7050억엔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영업이익 목표는 미국내 차량재고 증가와 지난해 드러난 무자격자들의 차량 검사 스캔들 관련 비용 부담으로 지난 3개월동안 두차례나 하향 조정했다.

닛산은 지난해 마지막 분기 북미지역 영업이익이 37% 감소하면서 이번 회계연도 대륙에서의 판매가 2.3% 줄어들 것으로 재조정했다. 이같은 하향조정에는 대당 4000달러가 넘는 인센티브 탓도 컸다.

일본 자동차 업체 규모 중 3위인 혼다 또한 미국의 법인세 인하로 3460억엔를 절감한 덕에 전체 순익이 사상 처음으로 1조엔(약 9조9700억원)을 돌파할 수 있었다. 혼다는 앞으로 수년내 중국이 미국을 제치고 최대 시장이 될 것으로 예상하는등 북미 시장 부진을 아시아에서 만회한다는 전략이다.
또 자율주행차량 기술 경쟁에서 뒤지지 않기 위해 인공지능(AI) 스타트업(창업초기기업)인 센스타임 같은 중국 기업들과도 적극적으로 제휴를 추진할 것이라고 쿠라이시 세이지 혼다 부사장이 밝혔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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