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재혼 성공하려면? 천생연분 없으면 '유유상종' 만나야

한영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2.12 16:42

수정 2018.02.12 18:15

#1. 부산에서 직업전문 학교를 운영하고 있는 177cm의 51세 박사학위 소지자 P씨, 아들 둘이 있으나 전 배우자가 데리고 있어서 양육부담은 없다. 이 남성이 희망하는 재혼상대는 △양육 자녀가 없으면서 △본인의 학교 운영을 지원해줄 수 있는 관리능력 △경제력을 보유한 여성이다. 나이와 외모 등은 크게 고려하지 않는다. 50세 여성 K씨는 서울에서 대규모 요양원을 운영 중인 골드미스이다. 조직관리 능력이 뛰어나고 경제력도 탁월하다. 단지 고졸에 비호감 외모 때문에 이상형을 만나기가 쉽지 않았다.
이 여성의 이상형은 △학력이 뛰어나고 △인품이 훌륭하며 △훈남 스타일이다. 이런 조건을 충족시킬 경우 상대의 나이나 자녀 등은 크게 고려하지 않는다.

여성은 남성이 필요로 하는 사항을 거의 완벽하게 충족시키고, 남성 또한 여성이 늘 부족하게 느끼는 약점을 기대이상으로 충족시키기 때문에 만나자마자 40여일 만에 결혼을 결정했다.
남녀 모두 본인이 제시한 배우자 조건을 상대가 충실히 만족시킬 뿐 아니라 본인도 상대의 이상형에 해당하는 가장 이상적 커플이다.

다양한 배경과 조건을 가진 돌싱(돌아온 싱글)이 재혼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어떤 남녀가 만나서 어떤 자세로 배우자감을 골라야 할까.

재혼에 성공하는 돌싱들의 유형은 ‘천생연분’형, ‘유유상종’형, ‘주제파악’형, 그리고 ‘장점중시’형과 ‘단점상쇄’형 등의 다섯 가지로 분류된다.

10쌍 중 3쌍 이상은 천생연분형 커플로서 ‘남녀 쌍방이 서로 상대의 배우자 조건을 완벽하게 충족시키는 사람끼리 재혼커플로 맺어지는’ 것으로 드러났다.

재혼전문 결혼정보회사 온리-유가 결혼정보업체 비에나래와 공동으로 재혼에 성공한 남녀 540명, 270쌍의 ‘재혼성공 요인’을 조사한 결과를 12일 발표했다.

재혼커플들의 재혼성공 요인을 분석한 결과 조사 대상 커플의 31.1%(84쌍)이 ‘천생연분’형 커플로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한 것.

#2. 국내 최고 명문대를 나와서 세계적 기업에서 중역으로 근무하다 퇴임한 뒤 사업을 영위 중인 65세의 남성 C씨와 중등 교사로 근무하다가 퇴임한 58세의 여성 R씨, 이 남녀는 둘 다 △결혼에 두 번씩 실패한 삼혼 대상자이고 △슬하에 자녀도 두 명씩 뒀다는 공통점이 있다. 당초 배우자 조건으로 남성은 △나이차가 12세 이상 나고 △이성적 매력이 있어야 한다고 했고, 여성은 △임대업을 영위하여 경제력이 뛰어나거나 △전문직이기를 희망했다.
그러나 남녀 모두는 상대가 희망하는 배우자 조건에 다소 미달하는 사항이 있지만 쌍방이 ‘삼혼’과 ‘2명의 양육자녀 보유’와 같은 공통점 때문에 어렵잖게 부부로 맺어졌다.
다음 두 번째로 많은 비중을 차지한 재혼커플은 ‘유유상종’형 커플이다. 57쌍으로서 21.1%를 차지했다. 비슷한 입장이나 처지에 있는 남녀끼리 커플이 된 경우이다. 예를 들면 출산 경험이 없는(무출산) 남녀간의 성혼, 사실혼 경험자와 미혼간의 결합, 3혼(婚) 대상 남녀, 둘 이상의 양육자녀를 보유한 남녀간의 결합 등이 여기에 속한다.

손동규 온리-유 대표는 “많은 돌싱남녀에게 배우자감을 소개하다 보면 ‘이런 남녀가 왜 이제야 만났을까’, ‘서로 맞춘 듯이 쌍방의 배우자 조건을 충족시키는 천생배필’이라는 생각이 들 때가 많다”라며 “재혼을 두려워하는 돌싱들이 많지만 긍정적인 자세로 임하다 보면 초혼이상의 이상적 배우자를 만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3. 잘 나가는 IT회사에 다니는 40세의 A씨 남성과 대기업에 다니는 2세 연상의 42세 여성 H씨. 남성은 아들 둘, 여성은 아들딸 각 1명의 자녀를 양육하고 있다. 자녀들은 아직 어려서 손도 많이 가고 양육비 또한 많이 소요될 전망이다. 쌍방 모두 재혼에 매우 불리할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는 다른 프로필이 아무리 양호해도 재혼이 쉽지 않다는 점을 깨닫고 재혼 조건을 대폭 완화했다. 남성은 2세 연상까지, 여성은 10세 연상까지 각각 폭을 넓히고 상대 자녀 또한 2명까지 수용함으로써 결국 재혼에 성공했다.
세 번째는 ‘주제파악’형 커플(일명 ‘현실직시’형 커플)이다. 본인의 프로필로는 재혼하기 힘들다는 점을 스스로 인식하고 배우자 조건을 폭넓게 개방하여 재혼에 성공한 사례. 해당 커플은 51쌍(18.9%).

네 번째로 많은 유형은 ‘장점중시’형 커플이다(45쌍, 16.7%). 서로 상대에게 배우자감으로서 매력적인 요소도 있고 또 탐탁지 않은 사항도 있지만 단점은 가급적 무시하고 장점을 높게 평가하여 커플로 탄생한 경우이다.

마지막 다섯 번째로는 ‘단점상쇄’형 커플(33쌍, 12.2%)이다. 남녀 양측 모두 상대의 단점만 보지 않고, 자신이 가진 단점도 인정함으로써 서로의 단점을 상쇄시키는 지혜를 발휘하여 서로 상대를 배우자감으로 수용한 경우이다.


이경 비에나래 총괄실장은 “재혼상대를 찾을 때 배우자 조건에만 엄격한 경우가 많은데 자기 자신에 대해서도 요모조모 객관적으로 따져봐야 한다”라며 “자신의 상황과 현실을 고려하여 배우자감을 찾아야 성혼 가능성도 높고 재혼 후에도 원만하게 결혼생활을 영위할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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