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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값 더 내린다" 급증하는 공매도

김현정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2.12 16:42

수정 2018.02.13 08:46

美 금리 인상 전망에 국내 채권값은 하락세
하루 평균 대차잔고금액..49조∼50조원 고공행진
"채권값 더 내린다" 급증하는 공매도

채권금리가 급등(채권가격 하락)하면서 공매도 거래를 위한 투자자들이 대거 몰리고 있다. 향후 채권금리가 더 오를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리면서 채권가격 하락에 베팅해 수익을 올리거나 리스크를 헤지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채권 대차잔고가 이달 들어 일별 기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12일 금융투자협회와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 7일 채권 대차잔고금액은 50조2674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10월 23일 50조2241억원의 사상 최대의 대차잔고를 기록한 지 약 3개월 만에 기록을 다시 갈아치운 것이다.

1년 전만 해도 일평균 대차잔고는 20조~30조원 수준이었지만 올해 2월 현재 49조~50조원을 오가고 있다.
채권현물이 고평가되고 선물이 저평가된 상황에서 현물을 미리 빌려서 매도하고 국채선물을 매수하는 매도차익 거래가 활발해지면서 채권 대차잔량도 늘어난 것이다.

거래 대상은 주로 국고채와 통화안정증권(통안채)이다. 매도차익 거래는 주식시장의 공매도 기법과 유사하다.

윤여삼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대차거래가 늘었다는 것은 채권 가격손실 위험을 헤지하기 위한 거래가 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면서 "채권을 빌려서 매도하면 채권가격이 떨어진 만큼의 이익을 볼 수 있다. 최근 들어 숏(매도)에 대한 압력이 높아진 것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국내 채권 가격을 끌어내리는 것은 미국 기준금리 인상 전망과 미국 정부의 국채 확대발행 가능성이다. 국내 채권 금리는 미국 채권과 일반적으로 동조화를 이루면서 시장에서는 미국 채권 금리에 주목하고 있다.

특히 미국 재무부의 국채발행이 전년 대비 80%까지 늘어날 수 있다는 전망이 채권시장의 변동성을 키우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의 감세조치와 국방비 증가로 재정 적자 규모가 커지고 있어 미국 정부가 국채 발행을 늘릴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 마켓워치 등은 미국의 2018회계연도(2017년 10월~2018년 9월) 국채 발행액이 1조달러에 육박할 수 있다고 전했다.

채권 시장에 채권 물량이 쏟아지면 채권 가격은 추가적으로 떨어질 수밖에 없다.


윤여삼 연구원은 "연방준비제도(연준)가 금리인상을 하는 것보다 미국 정부의 국채 확대발행 가능성이 채권시장에 더 큰 위험요인으로 다가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상반기 중 미국 정부의 국채 발행 등의 재정정책이 점검, 확인이 돼야 금리 변동성이 진정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올 들어 40bp(1bp=0.01%포인트) 넘게 급등했다.

khj91@fnnews.com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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