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금융일반

불만 터져 나오는 한국블록체인협회… 사분오열되나

박소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2.12 17:02

수정 2018.02.12 17:02

은행 신규계좌 발급 못받은 중소형 가상화폐거래소 "협회 미온적 대처에 실망"
제3의 협회냐 공동 대응이냐..업계도 대응 입장 엇갈려
은행으로부터 신규계좌를 발급받지 못한 중소형 가상화폐거래소가 '각자도생'에 나선 가운데 한국블록체인협회가 이들을 대변하지 못하고 있다는 불만이 나오면서 이탈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특히 일부 대형 가상화폐거래소만 신규 계좌를 발급받은 지 2주가 지났지만 협회가 여전히 미온적으로 대응하면서 설 연휴 이후 블록체인협회 이탈이 현실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감이 커지고 있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제3의 블록체인협회가 필요하다는 '강경론'과 가상화폐거래소가 가입한 기존의 다른 블록체인협회를 통해 같은 목소리를 내야 한다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이 중 복수의 블록체인협회가 당국의 기류를 살피며 가상화폐거래소 시장을 대변하기 위해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신규계좌 발급이 막힌 가상화폐거래소는 금융당국의 눈치를 보며 숨을 죽이고 대응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업계는 가상화폐거래소 주도로 창립된 한국블록체인협회가 가상화폐거래소 시장을 위한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서는 공감대를 형성했다.
이에 따라 새로운 창구를 만들 것인지, 기존의 다른 블록체인협회가 가상화폐거래소를 통해 대응에 나설 것인지를 놓고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우선 한국블록체인협회에 대한 실망감이 크다.

한국블록체인협회가 가상화폐거래소 인가제 추진을 목표로 하면서 가상화폐거래소의 법적 안정성 확보에 기대를 걸었다. 하지만 당국이 빗썸, 업비트, 코인원, 코빗 등 4개 대형업체에만 사실상 신규계좌 발급을 허용하면서 이들을 제외한 가상화폐거래소는 '버티기'에 돌입했다.

다만 당국이 가상화폐거래소와 가상화폐 시장에 대한 부정적 시선을 견지하고 있어 이 같은 어려움, 실망 등을 토로하며 눈치를 보고 있다.

이에 따라 가상계좌를 발급받지 못한 거래소 간 공동의 목소리를 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한 가상화폐거래소 관계자는 "한국블록체인협회는 (은행 신규계좌 발급건에 대해) 아무런 연락도 하지 않는다"면서 "이미 가상화폐거래소 시장은 죽어가는데 여전히 눈치만 보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 관계자는 "가상화폐거래소가 뭉치든 그러지 않든 봄이 되면 무엇인가를 하기 위해 서로 연락하며 방법을 찾고 있다"고 덧붙였다.

진대제 전 정보통신부 장관이 이끄는 한국블록체인협회가 거래소 인가안 추진에 고전하고 있으니 차라리 기존의 다른 블록체인협회를 통해 목소리를 내야 한다는 의견도 상당수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블록체인협회가 자율규제안을 만들어도 거래소 인가가 되지 않을 경우 무용지물이니 먼저 생긴 협회를 통해 목소리를 낼 수 있다는 구상으로 보인다.

또 다른 가상화폐거래소 관계자는 "한국블록체인협회의 행보를 보면 필요성을 못 느낀다는 의견이 있다"면서 "원래 가입한 다른 블록체인협회, 핀테크협회 등이 있으니 다른 협회를 만들기보다 기존 업계가 대변하면 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그는 "한국블록체인협회 이전에 생긴 블록체인협회가 2군데 정도 있고, 지금까지 자제해왔지만 이제는 (가상화폐거래소 시장을) 재건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생각하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gogosing@fnnews.com 박소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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