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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F "환영받을 조정" 블랙록 "새로운 변동성 시대 진입"

송경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2.12 17:07

수정 2018.02.12 20:37

혼돈의 글로벌 증시 어디로.. 낙관론 vs 대폭락 전조
IMF "성장에 영향은 없어"
WP "수치상 약세국면 무게"
WSJ "신중한 낙관론 우세"
IMF "환영받을 조정" 블랙록 "새로운 변동성 시대 진입"

【 워싱턴.서울=장도선 특파원 송경재 기자】 전세계 금융시장을 뒤흔들고 있는 미국발 주가 하락은 그동안 주가가 고평가 된 점을 감안할 때 환영할만한 일이라고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가 밝혔다. 두바이에서 열린 세계정부정상회의(WGS)에 참석한 라가르드 총재는 11일(이하 현지시간) CNBC에 IMF는 지난주 시장의 급격한 하락세를 크게 우려하지 않는다면서 사실 이는 "환영할만한 조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연이틀 특히 미국이 주도해 시장 변동성이 상당히 높았다"고 운을 뗀 뒤 "그러나 1주일 전 시장 밸류에이션과 비교해보면 시장은 6~9% 수준 어디쯤의 조정을 겪었을 뿐"이라고 지적했다. 라가르드는 "솔직히 자산 가격들을 감안할 때 꽤 높았지만 이는 환영할만한 조정이라는 것이 IMF의 판단이다"라고 강조했다.

세계 금융시장을 뒤흔든 주가 대폭락은 8일 뉴욕증시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가 1월 최고치에 비해 10% 넘게 하락하면서 공식적인 조정에 돌입한 것에서 출발했다. 또 전문가들 사이에 이제 바닥을 쳤다는 낙관론과 이는 대폭락의 첫번째 조짐을 뿐이라는 비관론이 엇갈리고 있다.


■ "시장 향후 더 크게 요동칠 가능성"

세계 최대 헤지펀드 블랙록은 주가 하락세가 더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블랙록 공동 최고투자책임자(CIO)인 밥 프린스는 이날 파이낸셜타임스(FT)와 인터뷰에서 글로벌 금융시장이 새로운 변동성의 시대에 진입했다면서 블랙록은 이번 주가 변동이 하루 이틀에 끝날 것으로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프린스는 10년에 걸친 초금융완화정책에 이어 전세계가 금리인상에 들어간 터라 시장이 이전과는 다른 변동성을 갖게 됐다면서 "앞으로 시장이 (지금보다도) 훨씬 더 크게 요동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라가르드 총재는 좀 더 낙관적인 전망을 내놨다. 펀더멘털이 튼튼하기 때문에 심각한 폭락으로 갈 가능성은 없다는 것이다.

그는 전세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기업 실적 같은 펀더멘털은 여전히 탄탄하기 때문에 주가급락이 실물경제, 또는 각국의 성장지속에 근본적인 영향을 줄 가능성은 낮다고 지적했다. 라가르드는 "변동성에도 불구하고 시장의 채널과 파이프, 메커니즘은 잘 작동하고 있고, 자금조달 역시 아직 풍족하며, 경제에 매우 충분한 자금조달이 이뤄지고 있다는 사실을 목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는 주식시장이 2007년식 붕괴로 치달을 가능성은 없다는 벤 브로드벤트 영국은행(BOE) 부총재 등 각국 중앙은행의 견해와 맥을 같이하는 발언이다.

라가르드 총재는 또 이날 가상화폐 행태에 대한 국제적인 규제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CNN머니와 인터뷰에서 전세계 모든 나라가 가상화폐를 규제하는 것은 시간의 문제라면서 규제는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최소 횡보장세…공포상황은 아니다"

워싱턴 포스트(WP)는 역사적 데이터를 근거로 증시 약세 국면이 조금 더 지속될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WP에 따르면 과거 50년간 다우지수가 지난 5일처럼 (뉴욕장 마감 후 거래를 포함해) 하루 4.8% 또는 그 이상 떨어진 것은 모두 26차례 있었으며 그중 약 80%는 한달 이내에 하락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했다. 그러나 다행스럽게도 1년내 원상 또는 그 이상 회복 확률은 80%에 달했다.

이 데이터는 증시가 당분간 더 악화되거나 아니면 최소한 횡보장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있지만 동시에 장기적 관점에서 투자자들은 지금 공포에 질릴 상황이 아니라는 것을 시사한다. 단지 증시가 장기간에 걸쳐 꾸준하게 상승한 뒤 지금 휴식을 취하고 있으며 아마도 시장은 상당히 건강하다는 것을 암시해주는 자료로도 해석 가능하다.

월스트리트저널(WSJ)도 이날 뉴욕 증시의 최근 급락 사태와 심한 변동성에도 불구하고 많은 투자자들이 여전히 신중하지만 낙관적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일반적으로 시장 혼란시 상승하는 금값은 최근 약세를 보였고 미국 국채 장기물 수익률도 거의 움직이지 않았다. 이는 강력한 경제 성장을 바탕으로 시장 변동성이 결국 진정될 것이라는 시장의 전망이 주가 하락 때문에 손상되지 않았음을 시사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역사적 데이터에 의하면 주가는 싸다고 할 수는 없지만 정상 가격에 훨씬 더 근접했다.
증시 전체의 주가수익률(PER)은 최근의 증시 급락 이전 18.2에서 지금 16.9로 하락했다. 역사적 평균이 약 16.5임을 감안하면 증시가 조금 더 후퇴할 여지가 있다고 볼 수 있다.


JP모간 자산운용의 글로벌 시장 전략가 데이비드 르보비츠는 WP에 "기술적 관점에서 보면 증시는 아직 조정 국면에 도달하지 않았다"면서 2017년이 워낙 조용한 해였기 때문에 최근 주가 하락이 조정처럼 느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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