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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분단경계문화연구원 학술회의 개최…'국민국가'로서 새로운 남북관계 조명

이태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2.12 21:50

수정 2018.02.13 09:08

신한대학교 탈분단경계문화연구원 최완규 원장이 12일 서울 소격동 아트선재센터에서 열린 '국민국가의 열망과 분리의 현실' 학술회의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사진=탈분단경계문화연구원 제공
신한대학교 탈분단경계문화연구원 최완규 원장이 12일 서울 소격동 아트선재센터에서 열린 '국민국가의 열망과 분리의 현실' 학술회의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사진=탈분단경계문화연구원 제공

김정은 북한 노동당위원장 여동생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 제1부부장의 문재인 대통령 방북 초청이후 얼어불어있던 한반도 안보 정국에 훈풍이 불고 있는 가운데 한반도를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로 보는 통념에서 벗어나 국민국가의 개념에서 남북 분단 현실을 새롭게 조명하려는 연구가 진행돼 주목을 끌고 있다.

신한대학교 탈분단경계문화연구원(원장 최완규)은 12일 서울 소격동 아트선재센터에서 '국민국가의 열망과 분리의 현실'이라는 주제로 학술회의를 개최했다.

이날 학술회의는 한반도를 세계에서 유일한 분단국가로 보는 통념적 시각에서 벗어나, 국민국가의 구성 요소 자체에 대한 질문을 던짐으로써 남북 분단 이후를 새로운 시각에서 조명해보려는 취지에서 비롯됐다.

특히 식민지배, 냉전, 탈냉전이라는 공통적 경험을 가진 홍콩, 중국 등 아시아 여러 지역에서 역사적으로 형성된 국민국가 통합과 분리의 움직임을 살펴봄으로써 한반도 분단의 의미를 비교정치학적으로 성찰하기 위함이다.


최완규 원장은 "이번 학술회의는 한반도를 세계에서 유일한 분단국가로 보는 통념에서 벗어나 아시아로 시야를 넓혀 국민국가 수립의 열망과 분리의 반작용이 맞서온 역사와 현실을 조망한다는 취지"라고 밝혔다.

세션1에서 주제발표자로 나선 김학노 영남대교수는 "모든 나라와 집단은 나뉘고 합치는 과정을 계속하며, 사람들도 만남과 헤어짐을 반복한다"며 "남북한 관계를 기존의 '분단-통일' 개념 대신 '분리-통합' 개념으로 보자고 제안했다. 김 교수는 이같은 관계를 '홀로주체'와 '서로주체'의 개념을 통해 설명했다. 그는 "서로주체적 통합에서는 서로 상대방의 주체성을 인정하지만, 홀로주체적 분리는 상대방을 정복이나 지배의 대상으로 대치하거나 격리시킨다"며 "동서독의 합의에 의한 통일은 서로주체적 통합에 해당하고, 그 결과 동독이 서독에 흡수된 것은 홀로주체적 통합 유형에 가깝다"고 전했다.
김 교수는 그러면서 "기존 대북 이미지는 모두 상대를 대상으로만 봤을 뿐, 동등한 주체로 보지 않았다"면서 "반면, '서로주체적 자세'를 가지면 쌍방이 우호관계일 경우 상대의 주체성을 완전히 인정한 상태에서 서로 동반자로 만날 수 있게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장정아 인천대교수는 중국과 홍콩 사이의 관계를 설명하며 "홍콩인들의 가장 큰 우려는 홍콩 땅 내에서 중국대륙 법이 집행되는 선례가 생겨난다는 점"이라며 "홍콩정부는 대륙과의 연결 강화가 홍콩 발전에 도움이 된다고 설명하지만 법적해석에 대해선 여전히 논란이 많다"고 주장했다.


진필수 서울대교수는 오키나와에 대한 자료를 설명하며 "오키나와에서는 자결과 자치, 자립과 같은 용어가 많이 사용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독립'이라는 용어는 지나치게 신중하게 사용되거나 일종의 금기로 취급된다"며 "오키나와 정치경제적 상황과 사회생활 전반에서 독립은 누구에게도 환영받지 못하는 상황으로 일본 학계와 사회에서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는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밝혔다.

golee@fnnews.com 이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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