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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달러화 강세 여건 점차 강화 <국금센터>

장태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2.13 09:23

수정 2018.02.13 10:02

향후 달러화 강세 여건이 점차 강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국제금융센터는 13일 "유럽중앙은행(ECB) 통화정책 정상화에 대한 기대가 조정을 받는 반면 연준의 보유자산 축소는 본격화되면서 미국 달러화 강세 여건이 점차 강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센터는 올해 美 국채 발행량 증가분이 2년 $320억(월평균 +$27억), 10년물 $210억(+$18억) 등 소폭의 단기물 우위가 예상되나 장기물은 연준의 보유자산 축소에 의한 수요 감소가 3810억 달러에 이를 정도로 상당하다면서 이같이 분석했다.

최근 미국 장기금리가 상승하면서 4년래 최고수준을 보이고 있으나 달러화는 뚜렷한 강세 모멘텀을 얻지 못한 채 3년래 최저수준에서 등락 중이다.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2017년 9월 7일 2.04% 수준에서 올해 2월 8일 현재 2.82%로 78bp 상승했다. 하지만 달러 인덱스는 91.663에서 90.302로 1.5% 하락해 금리와 역 방향으로 움직였다.


대내외 금리차 측면에서도 같은 기간 독일 10년물 국채금리가 0.31%에서 0.76%로 45bp 올라 미국과 독일의 금리차가 173bp→206bp로 확대됐으나 유로화는 달러화에서 대해 1.9% 절상됐다.

10년물 기준 미국과 독일의 금리차와 유로/달러 환율 간 상관계수는 2017년 1~11월 중 0.8~0.9 수준에서 12월말 0.65, 최근 0.37로 크게 하락했다.

최근 주가 급락(VIX 2017년말 11.04→2018년 2월 8일 33.46)과 더불어 금리변동성이 급등(MOVE, 2017년말 46.60→2월8일 67.85)한 반면 달러인덱스는 반등 폭이 제한(저점 대비 +1.8%)된 것이다.

■ 글로벌 달러 약세의 배경과 장단기 금리차
센터는 "2017년 달러화가 큰 폭의 약세를 보이는 가운데 장단기 금리차가 축소되면서 이들 변수 간 상관관계가 강화(10년-2년 금리차↔유로/달러 간 상관계수, 2017년 4월 이후 0.8대)되는 모습을 보인 바 있다"면서 "최근 들어 미국과 유로존의 장단기 금리차와 환율 간 상관관계가 강화되고 있어 Fed와 ECB의 통화정책을 중심으로 美 달러화의 향방을 모색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런 가운데 유로화는 달러인덱스의 가장 큰 비중 (57.6%)를 차지하며 최근 달러화 대비 가장 뚜렷하게 절상된 바 있다. 지난 16년말 대비 17.7%나 올랐다.

이는 지난해부터 본격화된 ECB 통화정책 정상화로 유로존의 장단기 금리차가 미국보다 확대되면서 '유로화 강세/달러화 약세'를 주도했기 때문으로 센터는 분석했다.

미국 장단기 금리차(10년-2년)는 2016년말 126bp에서 2017년말 52bp로 축소됐나 최근 들어서는 72bp 수준으로 확대됐다.

장단기 금리차 축소는 연준의 목표금리 인상에 의한 단기위주 상승, 장기 국채로의 견조한 자금유입, 인플레이션 기대 약화 등에 기인했다. 글로벌 마이너스 금리정책 확산(2014년), 英 브렉시트 국민투표(2016년) 등 미국으로의 자금 유입이 집중된 시기를 중심으로 기간 프리미엄이 크게 축소됐기 때문이다.

센터는 "지난 수년간 인플레이션이 0~2%에 장기간 머물렀던 점도 미래 인플레이션 기대 수준의 추가 상승을 제약했다"면서 " 하지만 2018년 들어서는 경제전망 개선(IMF 18년 2.3%→2.7%)에 의해 장단기 금리차가 확대됐음에도 불구하고 달러화는 약세를 지속했다. 대외 여건과의 상대적 차이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독일 장단기 금리차는 2016년말 97bp에서 2017년말 105bp로 확대된 이후 최근 131bp(10년물 0.76%, 2년물 -0.55%)로 추가 확대됐다.

지난해 美 장단기 금리차 축소 당시 독일 장단기 금리차는 완만하게 확대된 것이다. 2018년 초 미국 장단기 금리차가 확대될 때에는 독일이 더욱 큰 폭 확대되는 등 상대적으로 강한 수익률곡선 스티프닝 모멘텀을 유지했다.

2017년 하반기부터 독일 국채금리 움직임의 미국에 대한 파급력(spillover)이 미국→독일보다 컸던 것으로 분석되기도 했다. 이런 내용은 글로벌 금리 움직임에서의 영향력은 독일이 더 컸음을 시사하는 것이다.

독일의 장단기 금리차(A, 10년-2년)와 미국 장단기 금리차(B) 간 차이(A-B)와 유로/달러 환율 간 상관계수는 2017년 11월 이후 0.9를 지속적으로 상회하고 있다고 센터는 설명했다.

센터는 "ECB가 포워드가이던스의 변경(자산매입→금리)을 검토하고 있다는 사실이 확인(1월 11일)된 이후 자산매입 종료를 적극적으로 선반영하면서 장기물 금리가 크게 상승한 것"이라고 밝혔다.

ECB의 월별 자산매입은 2017년 4~12월 600억 유로에서 2018년 1~9월 300억 유로로 축소돼 시행 중이다. 현 추세 유지시 9월말 종료된다.

2018년 하반기~2019년 상반기 금리인상까지 거론되는 등 Fed가 QE 종료(2014년 10월)→금리인상(2015년 12월)까지 14개월이 소요된 데 비해 빠른 정상화 기대가 형성돼 있는 것이다.

1%대 물가상승률이 14개월째 유지되면서 인플레 기대 수준이 0~1%→1~3%로 올라선 점도 장기금리 상승에 영향을 줬다. ECB 전문가 서베이에선 인플레이션 기대는 1.5~2.4%에 전체 56%가 분포했다.

센터는 "그동안 ECB 자산매입에 기반한 유로존→미국으로의 자금흐름이 둔화되면서 경상수지의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커진 점도 실수급 측면에서 유로화 강세, 달러화 약세를 뒷받침한다"고 분석했다.

센터는 "미국으로 이미 투자된 포트폴리오 자금에 대한 회수 움직임도 활발했을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유로존 투자자들은 2013년 이후 채권 1조 6069억 유로, 주식 5214억 유로의 포트폴리오 자금을 투자했다. 2017년 9월말 기준 대미 포트폴리오 투자 잔액은 2조 9435억유로에 이른다"고 지적했다.

ECB 자산매입 프로그램 시행 이후의 유로존→미국 채권 투자는 상대적으로 낮은 헤지 비율 하에 진행됐다. 유로/달러 상승에 따른 환손실로 익스포져 축소 압력이 증가한 것이다. 2017년 1~3분기 중 유로존은 GDP 대비 3%대 흑자, 미국은 2%대 적자를 지속했다.

유로존은 2017년 11월 경상수지 흑자(12개월 누적)는 GDP의 3.5%인 3861억유로까지 확대되는 등 2017년 이후 3.0%~3.5%의 흑자를 유지하고 있다.

미국은 2017년 3분기 경상수지 적자(4분기 누적)는 GDP의 2.3%인 4525억달러로 2017년 중 2.3~2.4%의 적자를 지속하고 있다. 2017년 전체 상품수지 적자는 7962억달러로 2008년 이후 최대였다.

■ 달러화 강세 여건 점차 강화
센터는 결국 ECB 통화정책 정상화에 대한 기대가 조정을 받는 반면, Fed의 보유자산 축소는 본격화되면서 美 달러화 강세 여건이 점차 강화될 수 있다고 봤다.

센터는 "ECB가 인플레이션 전망 하향조정 등을 통해 통화정책 정상화에 대한 시장의 기대를 완화시키면서 유로화의 장단기 금리차 확대 흐름은 주춤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드라기 총재는 "인플레이션이 목표인 2%에 근접할 것이라는 자신감은 강해졌으나 아직 승리를 선언할 수 없으며, 환율 변동성으로부터 새로운 역풍이 일어나고 있다"면서 유로화 강세에 대해 우려를 표명한 바 있다.

유로화 강세를 반영해 인플레이션 전망(1.4%)을 낮출 경우, 완화적 통화 정책 유지의 근거로 작용할 수 있다. 2017년 12월 유로존 물가전망 당시 가정한 환율(평균)은 1.17달러이며, 실제 2018년 평균환율($1.22)은 이를 4.5% 상회하고 있어 3월 전망치 검토 시 하향조정이 유력하고 센터는 밝혔다.

센터는 "미국은 금리인상 사이클 초기 단계의 베어 플래트닝 국면에서 벗어나 장기금리 위주의 상승 여건을 다지는 단계에 진입함에 따라 장단기 금리차 확대 압력이 커질 것"이라며 "1월 고용지표 호조, 국제유가 상승 등으로 美 인플레이션 기대가 한층 강화되면서 장기금리 상승 압력이 증대됐다"고 평가했다.

임금상승률도 2.9%로 2009년 6월 이후 최대 상승폭을 기록한 바 있다.

센터는 또 "Fed는 2018년 1~3월 월 $200억부터 분기당 월 $100억씩 보유자산 축소 규모를 확대할 예정(2018년 총 $3,810억)"이라고 지적했다.

Fed의 보유자산은 Operation Twist 시행 이후 전량 장기물로 구성돼 있다. 2월 들어 美 주가가 급락할 때마다 채권시장으로 자금이 유입되면서 금리 상승이 억제 되고 있으나 美 금리상승 여건은 대체로 유지될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센터는 "경제 펀더멘털이 여전히 견조하며, Fed뿐만 아니라 여타 중앙은행들도 통화정책 정상화를 추진하고 있어 글로벌 채권시장은 공급우위 장세가 지속될 수 있다"고 봤다.

그간의 美 달러화 약세는 ECBㆍBOJ의 통화정책 정상화 기대를 바탕으로, 양국의 자산매입 기간 중 미국으로 대거 유입된 자금의 되돌림 현상에 주로 기인한다. 미국의 대외금융부채 규모가 과거 및 여타 주요국 대비 최대 수준으로 확대되어 있음에 유의할 필요도 있다.

센터는 "당분간 美 달러화는 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나, 국별 통화정책 정상화 시차가 존재하는 한 변동성 국면이 재현될 소지는 있다"고 밝혔다.


순대외금융부채는 2010년말 GDP 대비 17%에서 2016년말 45%로 6년 만에 28%p 증가했다. 현 전망 수준의 경상수지 적자 지속 시 2021년에는 50%를 상회하게 된다.


센터는 "향후 ECB의 정책금리 인상 및 보유자산 축소에 따른 유로 캐리트레이드 청산이 추세화될 경우 최근과 유사한 달러화 약세 국면이 재현될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taeminchang@fnnews.com 장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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