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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엔 107엔대 풀썩 '5개월 최저'…BOJ 부양축소 기대 + 트럼프 호혜세 부과

장안나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2.14 05:25

수정 2018.02.14 08:57

13일(현지시간) 뉴욕외환시장에서 달러/엔이 0.9% 급락, 5개월 만에 최저를 기록했다(엔화 강세). 미국 달러화의 전방위 약세와 일본은행(BOJ)의 부양책 축소 기대가 작용한 결과다. 또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호혜세 부과 발표와 미 재정적자 확대 우려 등 엔고 재료가 차고 넘쳤다.

미 달러화 가치는 이틀째 하락했다. 최근 요동쳤던 글로벌 주식시장이 대체로 안정을 찾으면서 위험선호 심리가 되살아났다. 오후 3시 달러인덱스(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는 전장보다 0.42% 하락한 89.73에 거래됐다.

위험선호 심리가 부활하면서 유로화 매수 및 달러화 매도가 이어졌다.
같은 시각 유로/달러는 1.2358달러로 0.53% 상승했다.

파운드/달러도 0.33% 오른 1.3883달러를 기록했다. 영국 1월 물가 서프라이즈가 영란은행 조기 금리인상 기대를 자극했다. 영국 1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비 3.0%로 예상치 2.9%를 상회했다. 근원 소비자물가도 2.7% 올라 시장이 예상한 2.6%를 웃돌았다.

위험선호 모드에도 엔화는 달러화보다 훨씬 강했다. 달러/엔은 지난 9월 이후 처음으로 108엔을 하향 이탈했다. 전장보다 0.88% 낮아진 107.70엔에 거래됐다. 유럽거래에서 한때 107.47까지 하락, 지난 9월 전저점인 107.32엔을 위협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한중일 등 교역상대국에 호혜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 통상마찰 우려가 불거진 점도 달러/엔 하방압력으로 작용했다.

달러/엔이 107엔대로 내려서자 일본 외환당국이 구두개입에 나섰다. 아사카와 마사쓰구 재무성 재무관은 “엔화 강세 배경에 투기세력이 있는지 면밀히 주시하겠다”고 말했다.

한 외환전문가는 “일본은행의 통화정책 전환이 아직 가격에 반영되어 있지 않은 만큼 엔화 강세를 기대하는 분위기가 짙다”고 말했다. 반면 다른 전문가는 “엔화를 매수하지 않겠다. 지난주 나온 구로다 하루히코 총재 연임 보도는 기존 초완화책을 이어가겠다는 신호”라고 분석했다.

고시환율 인상(가치절하)과 달러화 약세가 맞물리며 위안화는 약보합세에 머물렀다. 달러/위안 역외환율은 달러/위안 0.11% 상승한 6.3305위안을 기록했다. 중국 인민은행은 달러/위안 기준환율을 전일보다 0.39% 오른 6.3247위안으로 고시했다.

유가하락으로 원자재·이머징 통화들은 미 달러화 대비 대체로 약했다. 호주달러화와 캐나다달러화는 약보합세를 나타냈다.

멕시코 페소화가 0.3% 약해졌고 터키 리라화는 0.2% 약세였다. 브라질 헤알화 가치는 0.5% 낮아졌다. 남아공 랜드화는 약보합세였다. 반면 러시아 루블화는 0.2% 강세를 나타냈다.

■글로벌 외환시장 주요재료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방준비은행 총재가 “최근 주가폭락과 변동성 급등이 미 경제전반의 강세전망을 훼손하지는 않을 듯하다”고 평가했다. 메스터 총재는 매파에 가까운 중도파로 분류되는 인물이다. 그는 “주가급락이 지속되면 투자자들 자신감이 약해지고 위험선호 심리와 소비도 감소할 수 있겠지만 지금까지의 흐름은 이같은 시나리오와는 동떨어져 있다”며 “경제의 기본 펀더멘털은 매우 견고한 편”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임금 인플레이션 가속 조짐으로 금융시장이 요동친 터라 1월 소비자물가를 두고 주목도가 높다. 전월대비 상승률이 전월 0.3%에 이어 0.2%를 이어간다면 금융시장에서 물가 경계감을 늦추기는 어려울 듯하다.
15일과 16일 미 1월 생산자물가와 수출입물가 발표가 이어진다.

godblessan@fnnews.com 장안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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