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건·사고

설 앞두고 무연고자의 쓸쓸한 장례식, 울산하늘공원 합동추모제

최수상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2.14 16:15

수정 2018.02.14 16:15

'고독사' 등 무연고 사망자 울산에서만 129명
지금까지 가족찾은 무연고자는 단 1명
전국 해마다 무연고 사망자 1500명 내외 
영면 기원하며 명설마다 합동추모제
울산하늘공원은 해마다 설과 추석이면 무연고 사망자를 위한 합동추모제를 지내오고 있다. 설을 앞둔 14일에도 지난 2013년부터 이곳에 봉안돼 있는 무연고 사망자 129명의 합동추모제를 지냈다. 사진은 지난해 추석 합동추모제 모습. /사진=울산하늘공원
울산하늘공원은 해마다 설과 추석이면 무연고 사망자를 위한 합동추모제를 지내오고 있다. 설을 앞둔 14일에도 지난 2013년부터 이곳에 봉안돼 있는 무연고 사망자 129명의 합동추모제를 지냈다. 사진은 지난해 추석 합동추모제 모습. /사진=울산하늘공원

【울산=최수상 기자】 설날을 이틀 앞둔 14일 울산하늘공원에서는 고 박재완 씨(52·울산시 북구 양정동)씨가 단 한 명의 가족도 참석하지 않은 가운데 쓸쓸히 화장됐다.

박 씨처럼 가족과 함께 해야 할 설 명절이지만 죽어서조차 가족과 만날 수 없는 무연고 사망자 수가 울산에서만 129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울산하늘공원이 개장한 지난 2013년부터 고독사 등으로 숨져 무연고자로 처리된 뒤 울산하늘공원에 봉안된 고인의 수는 이날까지 모두 129명에 이르고 있다.

이들의 사망 후 관할 구청에서 백방으로 연고자를 찾아봤지만 단 한 명의 가족도 나타나지 않아 홀로 화장된 뒤 하늘공원에 봉안돼 있는 상황이다.

지금까지 무연고자로 화장됐다가 뒤늦게 가족이 찾은 경우는 1명에 불과하고 오히려 시신을 수습하지 않겠다는 경우가 가끔 있었다고 울산하늘공원 측은 밝혔다.

무연고자 사망자는 하늘공원에 10년 동안 봉안된 뒤 자연으로 되돌아가 게 된다.

울산하늘공원은 이들의 쓸쓸한 죽음을 애도하며 해마다 설과 추석이면 합동추모제를 지내왔다. 이날도 설을 앞두고 합동추모제를 지냈다.

울산하늘공원 관계자는 “현세에서는 쓸쓸한 죽음 맞았지만 영혼이 있다면 그 영혼만이라도 영면할 수 있도록 추모제를 지내오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에서는 해마다 1000~1500명의 무연고 사망자가 발생하고 있으며 대부분은 장례식 없이 화장 후 일정기간 위탁기관에 안치된 뒤 영영 세상과 이별하고 있다.

한편 울산시설공단은 설 명절을 맞아 울산하늘공원을 방문하는 참배객들의 이용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종합대책을 마련했다. 이용객 편의를 위해 울산하늘공원 전 시설은 설 연휴기간에 정상운영한다.
단 화장시설인 승화원은 설 당일(16일) 휴장한다.

또 참배 인파를 고려해 임시제례실 19곳을 추가해 총 30곳의 제례실을 마련했다.
설 당일은 오전 8시부터 오후 9시까지, 그 외 연휴기간은 오전 8시부터 오후 7시까지 연장 운영할 계획이다.

ulsan@fnnews.com 최수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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