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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EC 발목잡는 美 셰일, 가파른 생산량 증가로 '유가 흔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2.14 14:36

수정 2018.02.14 19:10

OPEC 감산조치에도 불구 美 셰일유 생산업자들 "생산 늘려 수익에 초점"
셰일유 생산, 수요 앞서고 올 유가 55달러 추락 전망
OPEC 발목잡는 美 셰일, 가파른 생산량 증가로 '유가 흔들'

OPEC 발목잡는 美 셰일, 가파른 생산량 증가로 '유가 흔들'

【 워싱턴=장도선 특파원】 미국 셰일유가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유가 회복 노력을 방해할 것이라는 전망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점차 커지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3일(현지시간) 국제에너지기구(IEA)가 미국 셰일유 생산이 빠르게 증가하면서 글로벌 수요를 앞서나가 아직 허약한 원유시장 회복세를 되돌릴 가능성을 경고했다고 보도했다. IEA가 이날 공개한 월례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의 셰일유 생산은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었던 2011~2014년 석유시장 호황기 보다도 빨라 사실상 최고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IEA는 지금이 그 때와 다른 점은 유가가 약 40% 낮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 미 산유량 1970년이후 최고

IEA는 "지금 상황은 4년 전 미국의 산유량 급증이 전세계적 공급 과잉으로 이어지며 유가 하락을 초래했던 미국 셰일유 생산 증가의 첫 번째 물결을 연상시킨다"고 밝혔다. IEA는 셰일유 생산업체들이 석유 산업 침체기에 "비용을 크게 축소"했으며 OPEC의 지난해 감산조치 연장에 힘입어 유가가 올해 1월 배럴당 70달러 위로 회복된 상황을 잘 이용했다고 설명했다.


셰일유 생산업자들은 투자자들에게 유가 상승 국면에서 수익에 초점을 맞출 것이며 과거 시장 붕괴를 초래했던 "비용이 얼마가 소요되건 생산한다"는 사고 방식은 포기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일부 분석가들은 내년까지는 미국의 하루 산유량이 최대 1100만배럴로 증가, 세계 최대 산유국인 러시아와 경쟁하게 될 수도 있다고 내다본다. 미국의 현재 산유량은 하루 1000만배럴을 넘어 1970년 이후 최고 수준에 도달했다. IEA는 "미국의 산유량이 계속 빠르게 증가하고 있음을 가리키는 모든 지표들은 완벽하게 일치한다"고 밝혔다.

IEA는 미국 셰일유 업체들을 중심으로 비 OPEC 산유국들의 원유 생산이 올해 수요 증가세를 앞설 것으로 예상했다. SEB 마켓의 수석 상품 분석가 비아른 쉴드롭은 WSJ에 "미국의 셰일유 생산은 2013년과 2014년처럼 가파르게 늘고 있다"면서 그러나 OPEC 주도의 감산 조치 때문에 지금 상황은 그때와는 다르다고 말했다.

■ "유가 상한선 70달러대 중반"

옥스포드 에너지 연구소(OIES)도 올해 유가 상승세는 미국 셰일유 생산 증가로 제약 받게 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OIES는 이날 보고서에서 셰일유 생산업체와 OPEC간 줄다리기로 올해 국제 유가는 배럴당 60~75달러 사이에 묶일 것으로 전망하면서 2018년 브렌트유 평균가를 67달러로 추산했다. 이날 브렌트유는 배럴당 63달러 아래서 거래됐다.

OIES는 미국 셰일유의 중단 없는 생산 증가는 "유가를 제한하는 주된 요소가 될 것"이며 70달러대 중반이 상한선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OIES는 또 미국 셰일유가 유가에 상한선을 설정한다면 OPEC와 다른 주요 산유국들의 감산조치는 유가에 바닥을 제공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OIES는 현재 정치, 경제적 위기를 겪는 베네수엘라의 급격한 산유량 감소와 유가 상승이 초래할 수 있는 수요 감소를 시장 위험 요인으로 지목했다.

셰일유 생산 증가는 유가를 지금 수준보다 더 떨어뜨릴 것이라는 다소 부정적 전망도 제시됐다. CNBC 방송의 객원 기자 필립 스트레이블은 원유는 1월 말 고점 대비 10% 조금 넘게 하락, 조정 영역에 들어섰으며 배럴당 55달러로 추가 하락을 예상한다고 밝혔다.
그는 또 배럴당 55달러에서 공급과 수요가 균형을 이룰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스트레이블은 원유의 펀더멘탈은 가격 상승을 지지하기에는 너무 많은 금이 났다며 미국의 산유량 증가를 주요 요인으로 인용했다.
그는 미국의 원유 재고가 늘어날 경우 2006년 이후 최고 수준에 근접한 투기적 포지션의 대규모 되감기를 목격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jdsmh@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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