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펀드·채권·IB

美달러 0.6% 약세로 급반전…“근원 CPI, 2% 목표 여전히 하회”

장안나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2.15 05:13

수정 2018.02.15 05:13

14일(현지시간) 뉴욕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화 가치가 약세로 급반전, 사흘째 하락했다. 예상보다 양호했던 물가지표 발표 후 급등했다가 이내 되밀렸다. 근원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여전히 2% 목표보다 낮다는 평가에 힘이 실렸다. 예상보다 부진하게 나온 소매판매도 달러화 흐름에 한몫했다.

오후 3시 달러인덱스(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는 전장보다 0.63% 하락한 89.17에 거래됐다. 89.6선에서 등락하다가 물가지표 발표 후 90.12로 급등했으나 되밀렸다.


한 시장전문가는 “소비자물가 결과를 좀 더 장기적 관점에서 바라봐야 한다. 1.8%로 나온 전년비 근원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목표치 2%를 여전히 밑도는 수치”라고 분석했다.

비라즈 파텔 ING 전략가는 “경제지표들이 다소 혼재된 신호를 보냈다. 인플레이션이 긍정적인 반면 소매판매는 실망스러웠다. 미 경제가 성장사이클 후반기에 있다는 방증일 수 있다”며 “이날 달러화 반응은 사실상 잠잠했다고 보면 된다”고 평가했다.

유로화는 달러화와 정반대 흐름을 보였다. 같은 시각 유로/달러는 1.2437달러로 0.67% 상승했다. 미 물가지표 발표 후 1.2290달러까지 떨어졌다가 되올랐다.

영란은행 조기 금리인상 기대가 갈수록 커지면서 파운드화도 강세였다. 파운드/달러는 0.71% 오른 1.3992달러를 기록했다. 영란은행 조사에 따르면 최저임금 인상 효과로 임금상승률이 2008년 이후 최고로 오를 것으로 전망됐다.

스위스프랑화 가치는 달러화보다 0.5% 높아졌다. 엔화 역시 달러화보다 강했다. 달러화 약세와 일본 4분기 경제성장률 호재가 엔고 재료로 작용했다. 4분기 성장률은 0.5%로 8개 분기 연속 플러스를 기록했다. 달러/엔은 전장보다 0.68% 낮아진 107.08엔에 거래됐다. 닛케이225지수 하락으로 아시아 거래에서 106엔대로 떨어진 바 있다.

고시환율 인상(가치절하)에도 위안화는 강세를 보였다. 달러/위안 역외환율은 달러/위안 0.31% 하락한 6.3139위안을 기록했다. 중국 인민은행은 달러/위안 기준환율을 전일보다 0.29% 오른 6.3428위안으로 고시했다.

유가상승으로 원자재·이머징 통화들도 미 달러화 대비 강세로 돌아섰다. 호주달러화와 캐나다달러화는 각각 0.6% 및 0.5% 강해졌다.

멕시코 페소화와 터키 리라화가 각각 0.6% 및 0.8% 강해졌다. 브라질 헤알화와 남아공 랜드화 가치는 2% 이상 급등했다. 러시아 루블화도 1.5% 강세를 나타냈다.

■글로벌 외환시장 주요재료

지난달 미 근원 소비자물가가 전월대비 예상보다 큰 폭으로 상승했다. 지난해 1월 이후 1년 만에 최대 기록했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1월 소비자물가는 전월비 0.5% 올랐다. 시장에서는 0.3% 높아졌을 것으로 예상했다. 전월 상승률은 0.1%에서 0.2%로 상향 수정됐다. 전년동월비 상승폭은 2.1%로 전월과 변동이 없었다. 근원 소비자물가(에너지·식품 제외)는 전월보다 0.3% 올라 1년 만에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시장이 예상한 0.2%보다 상승폭이 컸다. 다만 전월 상승률이 0.3%에서 0.2%로 하향 수정됐다. 전년동월비 상승률은 1.8%로 전월과 변동이 없었다.

지난달 미 소매판매가 예상과 달리 11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줄었다. 미 상무부가 발표한 1월 소매판매는 전월보다 0.3% 감소했다. 시장에서는 0.2% 늘었을 것으로 예상했다. 12월 증가율도 0.4%에서 보합으로 하향 수정됐다. 전년동월비 소매판매는 3.6% 증가했다. 자동차·휘발유·건축자재·식품을 제외한 핵심 소매판매는 전월비 변동이 없었다. 시장에서는 0.4% 증가했을 것으로 기대했다. 12월 기록도 0.3% 증가에서 0.2% 감소로 하향됐다.

미 경제성장률을 실시간으로 추정하는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 모델이 1분기 성장률을 3.2%로 제시했다. 지난 9일 산출했던 4.0%에 비해 0.8%포인트 낮춰 잡았다. GDPNow는 이날 나온 1월 소매판매와 소비자물가를 반영해 실질소비지출 증가율 예상치를 3.0%에서 2.0%포인트로 하향 조정했다.

글로벌 투자은행들도 1분기 성장률 예상치를 일제히 낮췄다.
모간스탠리가 3.3%에서 2.9%로 떨어뜨렸고 JP모간은 3.0%에서 2.5%로 하향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는 2.3%에서 2.0%로 낮게 조정했다.
바클레이스 역시 2.5%에서 2.3%로 낮췄다.

godblessan@fnnews.com 장안나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