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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내년 경기침체 우려…구조적 문제에 세금인상, 올림픽 효과 감퇴까지 겹쳐

송경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2.15 05:24

수정 2018.02.15 09:19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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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경제가 힘찬 성장을 보이고 있지만 잘나가던 일본 경제는 올해부터 힘들어질 것으로 일부 전문가들이 예상하고 있다고 CNN머니가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고령화, 사회안전망 미비에 따른 소비자들의 높은 저축, 생산 확장 능력 한계, 미비한 도로·항만 시설 등 구조적인 문제가 일본 경제의 발목을 잡게 될 것이란 예상이다.

게다가 내년에는 판매세 인상이 예정돼 있어 임금 상승에도 지갑을 열지않는 소비자들을 더욱 위축시켜 경기침체를 부를 가능성도 있다는 경고도 나왔다.

일본 경제는 당장은 좋다.

이날 공개된 지표에 따르면 일본 경제는 지난해말까지 8분기 연속 성장했다. 1980년대 호황 이후 가장 긴 상승세다.


기업과 가계의 지출을 자극하기 위한 수년에 걸친 일본은행(BOJ)의 양적완화(QE) 정책 덕이다.

그러나 올해 전세계 경제 대부분이 성장을 지속할 것이란 장밋빛 전망이 지배적인 가운데 일본은 그 성장 대열에서 뒤처질 것이란 우려가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성장률은 이미 경고 신호를 보내고 있다.

지난해 4·4분기 일본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전문가들의 예상을 크게 밑도는 0.5%에 그쳤다.

캐피털 이코노믹스의 일본 담당 선임 이코노미스트 마르셀 틸리안트는 일본 경제가 지난해 1.6% 성장했을 것으로 추산하고, 올해는 성장률이 1.2%로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의 전망과 비슷하다. IMF는 미국 성장률은 가팔라지고, 중국과 유로존(유로 사용 19개국) 성장률은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겠지만 일본 경제 성장률은 올해 둔화될 것으로 예상한 바 있다.

성장둔화 전망은 일본 경제의 구조적 문제가 그 바탕이다. 일본 정부가 당면한 구조적 문제를 미루기만 하면서 경제 성장기에 해결해야 할 문제들을 방치했다는 비판이다.

급속한 고령화, 저조한 여성들의 경제활동 참여, 지속적인 저 인플레이션(물가상승률) 등이 대표적이다.

틸리안트는 또 일본은 생산 확장 능력이 결핍돼 다른 나라들의 성장세에 따른 과실도 나눠 담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했다.

재화를 운반할 운전사 부족, 화물 운송에 필요한 도로나 항만 부족, 제품 생산을 위한 제조업 기계류 결핍 등이 수출 확대를 어렵게 만들어 세계 경제 성장의 혜택을 보는데 불리할 것이란 전망이다.

투자업체 위즈덤트리 재팬의 제스퍼 콜은 여전한 소비 부족이 일본 경제의 고질적인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임금이 올랐지만 일본 소비자들은 씀씀이를 늘리는 것을 여전히 주저하고 있다면서 일부는 여윳돈을 소비하기보다는 노후를 위해 저축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같은 낮은 소비증가세는 물가상승률을 일본은행 목표치인 2%보다 훨씬 낮은 수준에 머물게 만드는 근본적 배경이 되고 있다.

경기침체 우려도 나온다.

위즈덤트리의 콜은 내년 일본 정부의 판매세 인상이 예정돼 있다면서 이는 이미 취약한 일본의 소비에 충격을 줄 수 있다고 봤다.
2014년에도 판매세가 오른 뒤 일본 경제는 침체에 빠진 적이 있다.

콜은 또 2020년 도쿄 올림픽 시설 건설 효과가 내년에는 거의 사라질 것이란 점도 경기침체 가능성을 높이는 배경으로 꼽았다.


그는 올림픽을 앞둔 건설, 인프라스트럭처 확대가 최근 수년간 일본 경제 성장의 버팀목이 돼왔다면서 내년초 건설 붐이 끝나고 나면 일본 경제 성장률은 타격을 받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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