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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채권전망] 쌍둥이 적자논란 속 트럼프發 ‘트리플 약세’ 우려

장안나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2.19 07:10

수정 2018.02.19 08:56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초래한 재정건전성 악화 걱정이 쌍둥이 적자 우려로까지 번지고 있다. 달러화 대외 신인도마저 위협받을 경우 시장금리 급등과 주가폭락의 추가 도화선이 될 수 있다는 우려 섞인 목소리가 들린다.

■달러화 약세 속 외국인자본 3개월 연속 미국채 매도

주지의 사실이듯 달러화 가치는 지난해 전체로 9.8% 하락했다. 2003년 이후 14년 만에 최대 낙폭이다. 달러화가 약해지자 미국채 투자매력도 그만큼 떨어졌다.

최근 미 재무부 발표에 따르면 지난 12월 외국인 투자자들은 미국채를 3개월 연속 매도했다.
159억6000만달러의 외국인 자본이 미국채 시장에서 빠져나갔다. 지난 12개월 동안 총 일곱 번째 유출 사례다. 전월 188억2000만달러 등 12월까지 석달간 총 560억달러가 유출됐다.

이런 가운데 작년 초 2.3%선에 머물던 미국채 10년물 수익률은 일 년 만에 2.5%대로 올라섰다. 그 후 두 달도 채 지나지 않아 50bp(1bp=0.01%)나 급등, 어느 새 3%선을 넘보고 있다.

새해 들어 달러화가 3% 가까이 더 약해지자 외국인의 미국채 매도공세도 끊이지 않는 셈이다. 트럼프 행정부의 ‘달러약세 선호’ 발언과 예산증액 등에 따른 재정적자 확대 우려 등이 달러화를 압박했다.

10년물 수익률이 솟아오르자 뉴욕주가마저 경기를 일으켰다. 연일 4% 이상 폭락, 다우지수가 2만3000선으로 주저앉기도 했다. 달러화 약세가 주식·채권의 동반 하락을 이끄는 트리플 약세를 초래한 것이다.

■심화하는 트럼프發 달러화 약세, ‘쌍둥이 적자논란’ 가세

달러화 가치가 뉴욕금융시장 흐름의 중심에 서 있다. 지난주 달러인덱스는 잇단 물가지표 호조에도 1.8% 하락, 9개월 만에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물가는 뛰고 제조업·소비지표는 둔화한 스태그플레이션적 경제지표에 쌍둥이 적자논란이 가세한 결과다. 재정악화 걱정이 경상적자 우려로까지 번지자 달러화를 둘러싼 트레이더들 신뢰가 한층 약해졌다.

한 시장전문가는 최근 수익률 급등에도 달러화가 약해진 배경을 두고 “수익률 급등이 고성장 기대가 아닌, 재정적자 우려에 기인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트럼프의 경제정책 방향이 장기적으로 미 주식·채권·달러 트리플 매도를 초래할 수 있다. 투자자들이 미 경제정책과 달러화 자산을 둘러싼 신뢰를 상실하는 셈”이라고 덧붙였다.

다른 전문가도 “미 정부의 달러화 약세 정책 우려로 투자자들이 미 장기물 채권을 보유하는데 대한 위험 프리미엄을 요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전문가는 “해외 투자자들이 미 재정상태가 통제불능에 빠지는 게 아닌지 우려하는 모습이다. 앞으로 안전통화가 필요한 시기가 올 때 안전자산으로써 달러화 매력이 약해질 듯하다”고 강조했다.

■“주가 5월께 하락세 재개 가능…수익률 급등 우려”

최근 글로벌 금융시장을 뒤흔든 뉴욕주식시장 폭락세가 일단은 진정됐다. 지난주 뉴욕주가는 미국채 수익률 급등세에도 되레 오르는 내성을 과시했다. 잇단 물가 서프라이즈에도 3대 지수는 닷새 연속 랠리를 이어갔다.

이런 가운데 뉴욕주가가 오는 5월초쯤 하락세를 재개하면 수익률 흐름도 전환점을 맞기 시작할 듯하다는 경고가 나와 주목된다.

한 시장전문가는 “수익률이 3월 말쯤 다시 본격 상승할 듯하다. 현재 미국채 시장은 경제 앞에 놓인 심각한 문제를 개의치 않고 있다”며 “주가가 하락세를 재개하는 5월 초가 수익률 흐름에 전환점이 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日·유로존 등 해외발 상승압력 지속될까

미국채 수익률 급등에 일조해온 해외발 상승압력이 지난주 후반 다소 완화된 모습이었다. 미국 이외 국가의 부양축소 기대가 과도했다는 인식이 퍼진 결과다. 한 채권전문가는 “국채시장이 그동안 유로존 등 주요국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정상화 의지를 과대평가한 면이 있다”고 진단했다.

재정지출 확대에 우호적인 사민당이 연립정부에 참여하면서 독일 재정정책이 유연해질 수 있다는 일각의 기대도 나온다. 독일의 확장적 재정정책이 유로존을 넘어 미국채 시장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일본 쪽 동향 역시 관심사다. 구로다 하루히코 총재 유임에 이어 강력한 통화완화 지지가가 일본은행 부총재로 선임됐다. 일본 내각은 와카타베 마사즈미 와세다대학 경제학 교수를 신임 부총재로 지명했다. 일각에서는 이를 일본은행이 초완화정책을 유지할 것이라는 신호로 받아들이고 있다.

■美·유로존 정책회의 의사록 + 美 920억불 입찰 주목

이번 주 주요국 경제지표 발표 일정은 뜸한 편이다. 미 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와 유럽중앙은행(ECB) 정책회의 의사록 등이 눈길을 끈다. 미 재무부가 진행할 920억불 국채입찰 결과도 관심사다.

지난 1월 FOMC는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도 올해 인플레이션 전망을 높인 바 있다.
의사록을 통해 연방준비제도가 물가판단을 상향한 배경을 확인할 수 있다. 물가전망을 둘러싼 연준의 구체적 시각이 최근 연이어진 물가지표 서프라이즈와 맞물리면서 긴축가속 기대를 강화할지 주목도가 높다.


이번 주 예정된 글로벌 주요 이벤트와 경제지표, 미국채 입찰 일정은 다음과 같다.

2월19일: 중국 춘절연휴로 금융시장 휴장(21일까지), 일본 1월 무역수지, 유로존 12월 경상수지, 미국 ‘대통령의 날’로 금융시장 휴장

2월20일: 독일 1월 생산자물가, 독일 2월 ZEW경제심리지수, 유로존 2월 소비자심리지수 잠정치, 미국채 2년물 280억달러 입찰

2월21일: 유로존 2월 제조업, 서비스업, 종합 PMI(구매관리자지수) 잠정치, 미 2월 마킷 종합 PMI 잠정치, 미 1월 기존주택판매, 미국석유협회(API) 주간원유재고, 미 1월 FOMC 의사록, 패트릭 하커 필라델피아 연방준비은행 총재 연설, 미국채 5년물 350억달러 입찰

2월22일: 독일 2월 Ifo 기업심리지수, 영국 4분기 경제성장률 수정치, 미 주간실업수당 신규신청건수, 1월 ECB 정책회의 의사록, 미 에너지정보청(EIA) 주간원유재고,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은 총재 연설, 로버트 카플란 댈러스 연은 총재 연설, 미국채 7년물 290억달러 입찰

2월23일: 일본 1월 소비자물가, 독일 4분기 경제성장률, 유로존 1월 소비자물가 최종치
godblessan@fnnews.com 장안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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