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제2의 소라넷’ 다시 기승 조짐..성인인증, 회원 가입 안해도 'OK'

구자윤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2.19 14:30

수정 2018.02.19 14:30

제2의 소라넷으로 불리던 음란사이트 '꼬OO'는 한동안 경찰 수사로 폐쇄된 듯 했으나 최근 다시 오픈하면서 각종 불법촬영물과 성인음란물이 공유되고 있다.
제2의 소라넷으로 불리던 음란사이트 '꼬OO'는 한동안 경찰 수사로 폐쇄된 듯 했으나 최근 다시 오픈하면서 각종 불법촬영물과 성인음란물이 공유되고 있다.

소라넷은 한때 국내 최대 불법 음란물 유통 사이트로 각종 성범죄 모의의 온상으로 지목되면서 지난 2016년 4월 사실상 폐쇄됐다. 이후 유사 음란 사이트가 잇따라 나타났으나 경찰이 끝까지 추적하겠다고 밝히면서 관련 사이트가 폐쇄되거나 운영자가 체포되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 이런 사이트들이 다시 기승을 부릴 조짐을 보이고 있다. 없어진 줄만 알았던 사이트가 다시 운영되는가 하면 새로운 사이트가 각종 음란물을 생산·유포해 당국 관리가 시급한 실정이다.


■운영진이 음란자료 '유도' 지적도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꼬OO은 한때 제2의 소라넷으로 인기를 끌다가 본지 보도(2016년 7월 18일자) 이후 경찰이 수사를 강화, 사실상 폐쇄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최근 사이트를 다시 열고 버젓이 운영하는데다 과거 자료들도 온전히 보전된 상태다.

운영 형태도 과거와 크게 달라진 게 없다. 별도의 성인인증이나 회원가입 없이도 몇몇 게시판에서 '전 여자친구' '파트너' 같은 제목을 내건 각종 불법촬영물과 성인 음란물을 쉽게 접할 수 있다. 회원들은 유흥업소나 즉석만남 후기를 올리면서 상대방의 나이, 키, 체중 등과 함께 사진을 게재하며 정보를 공유하기도 한다.

특히 사이트 운영진 차원에서 회원들에게 더 많은 음란자료를 올리도록 유도한다는 지적이다. 현금결제로 사이트를 후원하거나 많은 자료를 올리는 회원들에게 더 높은 레벨 또는 포인트를 부여하는 것이다. 이로 인해 자체 제작한 불법촬영물이 올라오고 운영진은 이를 통해 수익을 내고 있는 구조다.

꼬OO만의 문제가 아니다. 헬OO에서도 각종 불법촬영물 공유는 물론이고 연예인 합성사진, 일반인 코스프레 사진과 쇼핑몰 이용후기 사진 등이 당사자 허락 없이 올라오고 있다. 로리타(어린 소녀를 성적 대상으로 삼는 것) 콘텐츠도 포함돼 있다. 앱OOO에서도 회원들이 여고생들 사진을 올려 성적대상화하고 있다.

■"사이트 차단에 한계"..경찰 "전담 인력 확보"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해당 사이트들에 조치를 취했으나 접근 차단 등으로는 근절에 한계가 있어 결국 경찰 수사가 근본 해결책이라는 입장이다.

방통심의위 관계자는 "꼬OO, 헬OO 같은 경우 이미 오래 전 차단조치를 취했고 특히 꼬OO은 최근 바꾼 도메인도 조치를 했으나 HTTPS 보안 프로토콜을 사용해 이를 차단하는 데는 기술적 한계가 있다"며 "꼬OO은 도메인 호스팅만 한동안 끊었다가 다시 연결해 오픈한 것으로 보인다. 불법음란물 사이트는 결국 소라넷처럼 경찰이 국제공조를 통한 대대적 수사로 운영진을 검거하는 게 가장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올해부터 각 지방청에 사이버성폭력수사팀을 설치해 음란물, 특히 불법촬영물 유통을 단속할 전담인력을 확보했고 3월부터 본격 운영할 예정”이라며 “해당 사이트들도 확인하겠다”고 밝혔다.

소라넷 폐쇄 운동을 펼쳐온 시민단체 ‘디지털성폭력아웃(DSO)’ 하예나 대표는 음란사이트 근절을 위해서는 당국의 적극적인 수사와 관심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꼬OO, 헬OO 같은 해외 기반 음란사이트는 음란물을 많이 올릴수록 더 많은 콘텐츠를 접할 수 있도록 하는 형태로, 범죄 집단을 양산하는 시스템"이라며 "해당 사이트 뿐만 아니라 소라넷 유사 사이트가 인터넷에 널려 있는만큼 장기간 모니터링과 수사를 전담하는 인력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사이트 접근을 차단해도 그 안의 음란물이 없어지는 것은 아닌 만큼 결국 운영진을 검거해야 한다"며 "음란물 유포 가해자 검거를 위한 별도 법령 제정과 함께 음란물을 방치해 수익을 거두는 사이트도 처벌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solidkjy@fnnews.com 구자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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