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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멀어진 BOJ 출구에도 円高 가속 ‘기현상’…그 3가지 배경

장안나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2.19 13:16

수정 2018.02.19 14:41

최근 일본은행(BOJ) 수뇌부가 새로 진영을 갖췄다. 구로다 하루히코 총재가 유임된 데 이어 강력한 통화완화 지지가가 부총재로 선임됐다. 비둘기적 색채가 짙어진 만큼 BOJ의 초완화정책 유지신호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19일 블룸버그가 전문가 2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출구전략이 더 멀어졌다는 답변이 압도적이었다. 23명이 현행 부양책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그런데도 엔고 흐름은 여전히 거침없다.
지난 16일 ‘완화파’ 부총재 지명 소식에도 아랑곳없이 달러화 대비 엔화 가치는 15개월 만에 최고로 솟아올랐다. 연초 대비 6% 넘게 급등한 수준이다.

■美재정악화 우려로 달러화가 워낙 약해서…

지난주 글로벌 자산시장 내 위험선호 분위기에도 달러/엔은 되레 105엔선 중반까지 내려갔다(엔화 강세). 엔화 펀더멘털 영향이 아닌, 트럼프발 재정적자 우려가 촉발한 달러화 전방위 약세 때문으로 보는 시각이 적지 않다.

지난 한주 달러인덱스는 잇단 물가지표 호조에도 1.8% 하락, 9개월 만에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연이은 스태그플레이션적 경제지표에 쌍둥이 적자논란이 가세한 결과다. 재정악화 걱정이 경상적자 우려로까지 번지자 달러화를 둘러싼 트레이더들 신뢰가 한층 약해졌다.

■트럼프發 통상마찰 우려도 달러/엔에 하방압력

글로벌 교역시스템을 위협하는 트럼프발 보호주의 정책도 엔고 흐름에 한몫한다. 트럼프 행정부는 한중일 등 교역상대국에 호혜세를 부과한 데 이어 철강·알루미늄 수입규제도 추진 중이다. 세계 최대 철강 수출국인 중국 등 교역상대국이 어떤 식으로 맞대응할지 주목된다. 트럼프발 통상마찰 우려가 달러/엔에 추가 하방압력을 가할 공산이 크다.

■日당국자 円高 용인 태도 역시 달러/엔 흐름에 한몫

최근 아소 다로 재무상은 엔고 흐름이 개입해야 할 수준이 아니라고 발언해 엔화 강세에 기름을 부은 바 있다. 외환시장에서는 그의 발언을 달러화 약세에 따른 엔고 흐름을 용인하겠다는 뜻으로 해석하고 있다. 엔화 가치가 뛰어오르자 하루 만에 해명 발언이 나왔지만 시장 반응은 미미했다.

■전문가들 “엔고 때문에 BOJ 출구모색 더 어려워”

엔고 문제 때문에 일본은행 출구전략이 지연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다케다 아츠시 이토츠 수석이코노미스트는 “가파른 엔화 강세 때문에 금리인상 시기가 지연될 수 있다”며 “달러/엔이 100엔을 하향 돌파하면 추가 완화에 나설지도 모른다”고 내다봤다.

이토 다카토시 컬럼비아대학 교수는 “미일 수익률 격차가 커질수록 엔화가 약해지고 물가도 자극한다는 점을 BOJ가 알아야 한다.
현행 양적완화 속도가 유지될 가능성이 큰 만큼 양국 스프레드 확대는 요원하다”고 말했다.

godblessan@fnnews.com 장안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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