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나루]

대한민국 ICT, 좀 더 세계 속으로!

필자가 공직에 재직 시 외국 출장을 갔을 때나 국내에서 정보통신방송 관련 상대국 파트너와 회의를 했을 때 거의 예외 없이 들었던 말이 있다.

"한국의 정보통신기술(ICT)이 어떻게 그렇게 빠른 속도로 발전했나요. 그 비결이 뭔가요."

그 질문에 한편으로는 뿌듯하기도 했지만 또 한편으로는 우리가 진정한 ICT 강국인지 되돌아보곤 했다.

2017년 ICT 수출은 사상최대인 1976.2억달러를 기록했고 이는 우리나라 전체 수출액 5739억달러의 34.4%에 해당된다. ICT 무역수지 흑자도 전년 대비 32% 증가한 955.6억달러를 기록했다. 전체 무역수지 흑자가 958억달러인 것을 감안하면 무역수지 흑자의 대부분을 ICT가 담당하고 있는 셈이다.

이와 같이 ICT가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산업임은 의심할 여지가 없지만 진정한 ICT 강국이 되려면 다음 몇 가지 사항을 역점적으로 추진하면서 좀 더 세계 속으로 들어가 글로벌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고 생각한다.

첫째, 지금 평창·강릉에서 개최되고 있는 평창동계올림픽·패럴림픽의 성공적 개최와 함께 세계 최초 ICT 올림픽으로 만들어야 한다. 세계 최초 5세대(5G) 올림픽, 편리한 사물인터넷(IoT) 올림픽, 감동의 초고화질방송(UHD) 올림픽, 똑똑한 인공지능(AI) 올림픽, 즐기는 가상현실(VR) 올림픽을 통해 우리나라를 ICT 강국으로 전 세계인에게 각인시키고 관련 산업 발전의 기폭제로 삼아야한다.

둘째, ICT 수출품목과 수출국가를 다변화해야 한다. 전체 ICT 수출의 절반을 반도체가 차지하고 있고 휴대폰, 디스플레이 등 하드웨어가 대부분을 이루고 있다. 이제 소프트웨어, 디지털콘텐츠, ICT 서비스 등에서 우리의 경쟁력을 좀 더 높이고 세계인의 마음을 사로잡아야 한다. 지난해 우리나라 벤처기업의 수출이 최초로 200억달러에 육박한 것은 좋은 신호라고 보여진다. 중국, 미국, 일본, 서유럽 위주에서 아세안, 중남미, 중동, 동유럽, 아프리카 등으로 수출국가를 다변화하는 노력도 민관이 손잡고 대폭 강화해 나가야 한다.

셋째, 글로벌 무대에서 우리의 위상을 높이고 국제기구 고위직에 지속적으로 진출해야 한다. 정보통신은 국경을 넘나드는게 기본이기 때문에 항상 글로벌한 시각으로 세계 각국과 협력하면서도 우리의 주도권을 확보해야 한다. 우리에게는 1994년 만국우편연합(UPU) 서울총회, 2014년 국제전기통신연합(ITU) 부산전권회의 개최를 통해 해당 기구에 고위직을 진출시키고 국제적 이슈를 주도한 소중한 경험이 있다. 앞으로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국제기구 최고위직에 도전할 수 있는 역량 있는 전문가를 지속적으로 키워야 한다. 또한 민간분야의 다양한 기관·단체 등에서 활동역량을 키우고 전문가를 체계적으로 육성해야 한다. 이는 앞으로 우리나라가 글로벌 이슈와 표준 마련 등을 위한 논의를 주도하는 데 기여하고 궁극적으로 ICT 산업의 지속적 성장의 토대가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우리 젊은이들에게 해외에서 좀 더 많은 ICT 관련 창업 기회와 일자리를 마련해 주어야 한다. 해외각국이 우리나라 ICT의 성공비결에 관심을 갖는 것은 외국어 능력을 갖춘 도전적이고 창의적인 젊은이들에게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
이를 위해 국내 관련 인력을 줄여서라도 해외진출의 중요한 거점인 주요국 대사관과 협력센터 등에 인력을 대폭 확대하고, 민간기업과 협력해 창업과 일자리 개척에 적극 나서야 한다. 최근 미국의 실리콘밸리에서는 중국인들이 많은 일자리를 휩쓸고 있고 회의도 중국어로 할 정도로 중국인이 많다고 한다. 조만간 우리 젊은이들과 창업기업들이 실리콘밸리와 중국 선전 등을 휩쓸고 있다는 얘기가 들리기를 간절히 기원해본다.

최재유 법무법인 세종 고문·전 미래부 제2차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