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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10년물 수익률 사흘 만에 소폭↑…물량부담 vs 안전수요

장안나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2.21 06:12

수정 2018.02.21 08:57

20일(현지시간) 뉴욕채권시장에서 미국 국채 10년물 수익률이 사흘 만에 소폭 반등했다. 이번 주 연이어질 대규모 입찰을 앞두고 물량 부담이 작용했다. 장 초반 2.9%선을 뚫고 올라갔으나 주가약세로 안전선호 수요가 유입되면서 오름폭을 줄였다.

오후 3시59분 미국채 벤치마크인 10년물 수익률은 전장보다 1.1bp(1bp=0.01%) 상승한 2.886%에 호가됐다. 유럽거래에서 한때 2.926%선으로 솟아오르기도 했다.

금리정책 전망을 반영하는 2년물 수익률은 1.7bp 오른 2.215%를 기록했다.
물가전망 및 유가변동에 민감한 미국채 30년물 수익률은 1.8bp 높아진 3.152%를 나타냈다. 5년물 수익률은 1.2bp 강해진 2.643%에 호가됐다.

뉴욕주식시장 3대 지수가 등락을 거듭한 끝에 동반 하락했다. 초반 낙폭을 만회, 반등을 시도했으나 시장금리 상승부담을 떨치지 못했다. 월마트 실적부진으로 필수소비재업종이 급락한 점도 지수를 압박했다. 다우지수가 1% 이상 밀려 2만4000선으로 떨어졌다. 장 후반까지 나 홀로 상승하던 나스닥마저 약보합세로 후퇴한 모습이었다.

이날 진행된 단기물과 2년물 입찰에서 낙찰수익률이 약 10년 만에 최고로 결정됐다. 다만 급증한 공급규모를 감안하면 입찰 수요가 부진하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평가가 나왔다. 단기물 입찰은 사상 최대 규모로 진행된 데다 2년물 입찰은 직전 때보다 20억달러 늘었다.

한 채권전문가는 “이번 주 국채 공급량이 어마어마하다. 올해 입찰규모가 갈수록 커질 듯하다”며 “최근 시장변동성 속에 단기물을 찾는 안전선호 수요가 기대되지만 한편으로는 추가 금리인상 전망이 입찰수요를 제한할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고 평가했다.

미국발 상승압력을 받아 유로존 국채수익률도 동반 상승했다. 독일 분트채 10년물 수익률은 0.1bp 높아진 0.737%에 호가됐다. 유럽거래 한때 미국채 10년물 수익률이 2.926%대로 뛰자 따라서 0.76%까지 오르기도 했다.

주변국 수익률 상승폭이 상대적으로 컸다. 전일 스페인 경제장관이 차기 유럽중앙은행(ECB) 부총재로 선임되면서 독일 출신이 총재직을 맡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다. 이탈리아 10년물 수익률이 3.4bp, 스페인이 1.7bp 높아졌다. 유로존 최대 경제국인 독일 출신이 총재직에 오르면 ECB 통화정책 기조는 좀 더 매파적으로 바뀔 수 있다. 반면 영국 길트채 10년물 수익률은 1.9bp 낮아진 1.587%에 머물렀다.

■글로벌 채권시장 주요재료

미 재무부가 실시한 2년물 280억달러 입찰에서 낙찰수익률이 2008년 8월 이후 최고로 결정됐다. 2.255%로 직전 입찰 때의 2.066%보다 높았다. 입찰 수요는 지난해 1월 이후 가장 약했다. 응찰률이 2.72배에 그쳐 직전 입찰의 3.22%보다 낮았다. 해외 중앙은행 등 간접응찰자들이 46.3%를 받아갔다.

사상 최대로 진행된 단기물 입찰에서도 낙찰수익률이 약 10년여 만에 최고로 결정됐다. 3개월 510억달러 입찰 수익률은 1.63%, 6개월물 450억달러 수익률은 1.82%였다. 21일과 22일에는 각각 5년물 350억달러 입찰과 7년물 290억달러 입찰이 이어질 예정이다.

애런 콜리 BMO캐피털마켓 채권전략가는 “사상 최대 규모라는 점에서 단기물 입찰 흥행은 저조한 편이 아니었다”며 “연방준비제도의 3월 금리인상 기대가 커진 가운데 2년물 입찰 역시 직전 때보다 20억달러 늘어난 점을 감안하면 놀랄 만큼 양호한 편”이었다고 평가했다.

다음 날 나올 지난달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도 관심사다.
지난 1월 FOMC는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도 올해 물가전망을 높였다. 의사록을 통해 물가전망을 높인 구체적 배경을 확인할 수 있다.
최근 이어진 물가지표 서프라이즈와 맞물리면서 긴축가속 기대를 강화할지 주목도가 높다.

godblessan@fnnews.com 장안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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