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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자리’ 길이 안보인다

예병정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2.21 17:24

수정 2018.02.21 17:24

GM發 고용한파에… 개업보다 폐업 많은 자영업
‘일자리’ 길이 안보인다

고용의 한 축을 담당하던 자영업이 사실상 포화상태다. 한국GM의 군산공장 폐쇄 움직임으로 대표되는 주력 제조업 부문 부진도 심화되고 있다. 고용시장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여파 회복 여부와 가계소득 확충 여부가 올해 고용시장 분위기를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21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자영업자는 568만2000명이다. 자영업자 수는 지난 2004년 614만1000명으로 가장 많았지만 뚜렷한 감소세다.
취업자 중 자영업이 차지하는 비중도 지난 2004년까지 27% 수준을 유지했지만 지난해 21.3%로 역대 최저치다.

정부 차원에서 고용문제 해결을 위한 방안으로 창업을 지원하고 있음에도 자영업자가 줄어들고 있는 것은 신규 자영업자에 비해 폐업하는 자영업자 수가 더 많기 때문이다.

국세청에 따르면 지난 2016년 기준 폐업한 사업자는 90만9202명으로 전년보다 15.1% 증가했다. 반면 창업한 사업자는 전년 대비 3.0% 늘어나는 데 그쳤다.

최배근 건국대 교수는 "퇴출이 많이 이뤄지고 자영업 진출이 준다는 것은 자영업 시장 영역이 포화상태에 이르렀다는 의미"라며 "자영업은 내수에 의존하는데 구조적으로 내수가 정체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한국은행도 지난 8일 국회에 제출한 통화신용정책보고서에서 자영업은 포화상태라고 진단했다.

자영업이 포화상태인 데다 주력 제조업 부진이 겹치면서 고용한파가 장기화될 가능성이 대두된다. 실제 주력 제조업 중 하나인 조선업종은 올 상반기 건조량 감소 등으로 전년 동기 대비 일자리가 2만9000개 줄어들 것으로 전망됐다. 한국고용정보원 분석이다.

자동차 업종은 예년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봤다. 그러나 최근 한국GM 군산공장 폐쇄 가능성으로 부정적 전망이 나온다. 더구나 미국의 보호무역주의가 본격 영향을 줄 경우 국내 생산공장 해외 이전 가능성도 있다.

한은에서는 올해 고용 규모가 전년 대비 2만명 줄어든 30만명으로 소폭 줄 것으로 보고 있다. 제조업의 부진을 고용탄성치(경제가 1% 성장했을 때 취업자수 증감)가 높은 서비스업의 개선으로 메울 수 있다고 봐서다. 지난해 중국의 사드 보복으로 줄어든 중국인 관광객이 늘어나고 수출 회복세 지속과 최저임금 인상 등으로 가계소득이 늘어나면 내수도 개선될 것으로 예측했다. 다만 외국인 관광객 증대는 아직 가시화되지 않은 부분이 있다.
또 최저임금 인상 후폭풍도 변수다.

이태근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임금이 올라가고 고용이 늘어나는 효과는 불확실하다.
최저임금으로 고용을 포기하는 자영업자들도 발생한다"며 "경제성장률을 고려하면 30만명 수준은 나쁘지 않지만 고용의 질이 문제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coddy@fnnews.com 예병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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