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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팔아야 하나… 다주택자들 '고심'

정상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2.21 18:08

수정 2018.02.21 21:44

서울 주요 집값 급등세.. 4월 양도세 중과 앞둬
재건축 시장 규제도 변수로.. 10년미만 아파트 가치 커져 매도자 우위 속 갈피 못잡아
집 팔아야 하나… 다주택자들 '고심'

양도소득세 중과를 앞둔 다주택자들이 집값이 계속 급등하자 고민에 빠졌다. 서울의 경우 하루가 다르게 가격이 오르고 있기 때문에 양도세를 감수하고라도 계속 보유할지, 중과가 시행되는 4월 1일 이전에 팔 것인지 결정을 내리기가 쉽지 않다. 특히 재건축 규제로 기존 아파트 가격이 오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어 선택은 더 어려워졌다.

■계속 오르는 집값… 매도자 우위 시장

21일 서울 주요 집값 급등 지역 중개업소 등에 따르면 매도자 우위 시장이 계속되는 가운데 4월 양도세 중과 시행을 앞두고 집주인들의 셈법이 복잡해지고 있다. 집주인들이 계약 직전 가격을 더 높이거나 계약자체를 깨는 경우도 많은 상황이다.

실제 마포구 공덕동 S공인 관계자는 "공덕파크자이 전용84㎡의 경우 이제 12억5000만원에도 매물이 거의 없는데 딱 한건 양도세 때문에 급하다며 12억원에 내 놓은 게 있다"면서도 "다만 집주인도 지금 팔 것인지 양도세를 더 내고 보유하는 쪽으로 갈지 마음을 정하지 못한 것 같다"고 전했다.
이어 "층수를 말할 수는 없지만 매수의사가 확실하면 협상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매도자 우위 상황에서 물건을 잡기 위한 중개사들 간 경쟁도 치열해지는 추세다.

다주택자로 송파구의 아파트를 매매할 예정인 A모씨는 "중개업소에서 자신들과 1대 1로 거래하자는 제안이 계속 들어오고 있다"면서 "가격이나 매매 시기 등을 유리하게 할 수 있을 것 같아서 고려해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매도자들이 양도세 중과라는 큰 산 앞에서도 버티는 이유는 서울 지역 집값이 올들어서도 여전히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서울 지역 주간 아파트가격 상승률은 1월 5일 0.33%에서 12일 0.57%, 19일 0.53%, 26일 0.43%로 1월 내내 상승을 계속했다. 상승폭이 잠시 감소하는듯 했지만 2월 들어 다시 2일 0.54%, 9일 0.57%, 16일 0.53%로 지속적으로 오르고 있다. 같은 기간 경기 인천지역이 0.06%, 0.07%, 0.03%씩 오른 것에 비하면 상승폭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큰 셈이다.

■재건축 시장 규제로 기존 아파트 가치 더 높아질 듯

여기다 최근 정부가 재건축 아파트 안전진단 강화 기준을 내세우며 재건축 사업을 압박하는 것도 변수로 떠올랐다.
재건축 시장을 규제하면 서울 주요 지역 신규 아파트 공급 속도가 늦어질 수 밖에 없어서 기분양한 10년 미만 새 아파트의 희소 가치는 더 커지기 때문이다.

양지영 R&C 연구소장은 "원래 규제가 나올 때 일부 풍선효과는 있지만 이만큼 강하진 않았는데, 서울의 공급 부족 문제는 외면하고 계속해서 규제책만 쏟아내니 시장에선 기존 아파트의 가치를 더 높게 보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거래량이 상당히 증가한 것을 보면 이미 다주택자 매물이 나오고, 대기 매수자들도 움직인 것으로 보인다"면서 "그동안 너무 많이 올라서 오른 만큼 양도세에 대한 부담이 커지니 지금이 마지막 매도 타이밍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 고민했던 매물들이 나올 수 있지만 매도자 우위 시장에서는 세금에 대한 부담감까지 가격에 반영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wonder@fnnews.com 정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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