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ey & Money]

가상화폐 폭락 끝? 고민 깊어지는 투자자

가상화폐 가격, 올들어 저점 대비 2배까지 상승
최종구 "정상적 거래는 적극적으로 지원할 것"
국내외 정부 규제 정책에서 긍정적 변화 분위기

#. 직장인 A씨(29)는 가상화폐 차트를 들여다볼 때마다 속이 쓰리다. 이달 초부터 급락하는 시세를 견디지 못하고 매도 버튼을 눌렀지만, 최근 다시 반등하고 있는 가격에 '버틸 걸 그랬나' 하는 후회만 커져가기 때문이다. 4만원대에 매입한 '이더리움클래식'을 2만5000원에 매도했는데, 또다시 4만원 안팎을 오가면서 본전 생각이 더욱 커진 것. 방송사고를 일으켰던 한 투자자의 '존버(끝까지 버티기)는 반드시 승리한다'란 명언(?)을 최근 그는 절감하고 있다.

가상화폐 투자자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이달 초 3개월만의 저점을 기록하며 '비트코인 엑소더스(대탈출)'를 불러왔던 가상화폐 가격이 저점 대비 최대 2배가량 상승하며 다시 투자자들을 유혹하고 있는 것이다. 국내 주요 거래소에서 다시 신규 투자자가 가입을 개시하고, 규제 일변도였던 정부 정책에도 변화의 기류가 보이면서 유리한 투자환경이 조성되고 있다는 점도 투자자들의 구미를 당기는 요소다.

■비트코인 저점 대비 2배 올라

국내 가상화폐거래소인 빗썸에서 비트코인 가격은 지난 23일 오후 4시 30분 기준 개당 1163만1000원을 기록했다. 지난 22일 장중 한때는 1415만원까지 치솟으며 한 달여만에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지난 6일 폭락장에서 장중 660만까지 떨어졌던 것을 감안하면 가격이 두 배 넘게 올랐다.

가상화폐 시가총액 2위인 이더리움도 급격한 가격 변동을 기록 중이다. 이더리움은 지난 6일 개당 장중 최저 62만원까지 떨어졌으나, 지난 23일에는 98만4000원에 거래됐다.

지난해 연말부터 연초까지 이어지던 급격한 '가상화폐 랠리' 당시의 시세에 비하면 반토막 수준이다.

그러나 여전히 활발한 가격 변동이 이뤄지고 가격이 꾸준히 오르고 있다는 점이 투자자들을 자극하고 있다. 실제 비트코인의 경우 빗썸에서 이달 12일부터 20일까지 8거래일 연속 가격이 올랐다.

국내 가상화폐 투자 커뮤니티에서도 '저점 매수했다', '향후 상승 잠재력이 충분하다'며 폭락장 이후 재차 희망을 갖는 글이 게시되는 등 변화의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해외 시세도 이와 같은 흐름이 형성되고 있다. 가상화폐정보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지난 6일(현지시간) 개당 6106달러까지 떨어졌던 비트코인은 지난 21일 11900달러까지 오르는 등 두 배 가량의 격차를 기록했다. 최근에는 1만달러 안팎에 저지선이 형성되며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최근 가격 변동은 규제 당국이 '신중론'을 펴면서 등락에 영향을 줬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지난주 롭 조이스 미 백악관 사이버보안 특별보좌관은 CNBC와의 인터뷰에서 "미 정부의 비트코인 규제는 아직 갈 길이 멀다"며 "가상화폐 세계의 장, 단점을 여전히 분석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또 이달 초에는 크리스토퍼 지안 카를로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 회장과 제이 클레이턴 증권거래위원회(SEC) 회장이 참석한 미국 상원 은행위원회 청문회에서 가상화폐의 안전한 거래를 위한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아울러 국내에서도 최흥식 금융감독원장이 "정상적인 가상화폐 거래는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며 정부의 방침에도 변화 기류가 감지되는 등 긍정적인 분위기가 만들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비트코인 '연말 2만5000달러' 전망도

가격 폭락 국면에서 '김치 프리미엄(국내 가상화폐 거래소에서 해외보다 시세가 높게 형성되는 현상)'이 사실상 사라지며 글로벌 가격 동향은 국내 가상화폐 시세를 사실상 결정짓는 요인이 됐다. 국내 가격이 세계적인 흐름을 완연히 따라가는 장으로 변모한 셈이다.

해외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비트코인이 개당 1만달러 안팎에서 심리적 저지선을 형성했으며, 향후 두 배 이상 뛰어오를 것이란 시선도 나오고 있다.

미 경제전문방송 CNBC는 비트코인이 개당 1만달러를 유지한다면, 새로운 투자자를 시장에 불러들이는 방아쇠로 작용할 것이란 시각이 생겨나고 있다고 전햇다. 블록체인 기반 토큰업체 블로크(Bloq)의 매트 로스잭 최고경영자(CEO)는 CNBC에 출연해 비트코인의 최근 가격이 '심리적 이정표'를 형성했다고 분석했다.

톰리 펀드스트랫글로벌어드바이저스 연구원도 이달 초 보고서에서 비트코인 가격이 올해 중반 2만달러, 연말에는 2만5000달러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완연한 하락장에서 보고서를 냈음에도 불구하고 사상 최고가를 경신할 것으로 내다본 것이다.
리 연구원은 지난해 비트코인 가격 급등을 예견했던 인물로, 월가에서 유일하게 비트코인 목표가를 제시하는 애널리스트로 알려져 있다.

향후 전망을 긍정적으로 전망하고 비트코인 선물 투자를 조언하는 전문가도 있다.

가상화폐투자기업 BLCM 창업자인 브라이언 켈리는 "규제 완화 흐름으로 비트코인의 가격 상승 여력이 높아졌다"며 "3월 선물을 최대 1만8000달러 수준에서 구입하는 것이 현명하다"고 전망했다.

bhoon@fnnews.com 이병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