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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채권전망] 갈림길에 선 10년물 수익률…파월 입·伊 총선만 바라본다

장안나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2.26 07:08

수정 2018.02.26 09:00

지난주 미국채 10년물 수익률이 2.9%선 중반에서 또다시 상방이 막혔다. 금세라도 3%를 넘어설 기세더니 그만 2.8%선으로 되밀리고 말았다.

투자은행들 사이에 연내 4회 금리인상이 컨센서스로 굳어지는 와중에 연방준비제도가 인플레이션과 금리인상에 속도가 붙지 않을 것임을 여러 차례에 걸쳐 끈질기게 강조한 결과다.

■한창 물오른 경기…파월 무조건 온건한 태도 가능할까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주중 공개한 1월 정례회의 의사록에서 인플레 우려가 잦아지기는 했지만 물가전망에는 여전히 조심스러운 자세를 보였다. ‘점진적이고 인내심 있는’ 인상기조를 재차 확약한 것이다.

이튿날부터 연이어진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총재 발언과 연준 반기 통화정책 보고서가 물가·긴축 경계감을 덜어주면서 ‘파월호(號)’가 긴축을 서두르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에 한층 힘이 실렸다.


이런 가운데 연내 인상 속도를 더 구체적으로 가늠해볼 수 있는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의회 증언이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인플레이션 지표도 중요하지만 물가전망을 둘러싼 연준의 자신감 정도에 따라 올해 인상횟수가 달라질 수 있다. 파월 의장은 오는 27일(이하 현지시간)과 3월 1일 통화정책·경제전망을 주제로 상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 증언에 나선다.

의회 증언의 미리보기 격인 반기 보고서에서 연준이 ‘3차례 인상’ 고수 의지를 강조했으니 다른 새로운 내용이 나오겠냐는 의견이 적지 않다. 하지만 미 경기가 한창 물오른 상황에서 재정부양책까지 더해진 만큼 ‘긴축가속 불가’ 입장을 고수하기는 어려워 보인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연준도 보고서에서 인정했듯이 미 경제가 완전고용에 달한 데다 물가마저 되살아날 조짐이다. 성장사이클 막바지에 따른 정도의 문제일 뿐 재정부양책에도 성장진작 효과가 분명히 있다. 이에 대한 연준 입장을 요구하는 의원들 공세 앞에 파월이 무조건 온건한 태도를 유지할지 주목된다.

데이비드 라일리 블루베이자산운용 전략가는 “파월 의장이 연속성과 점진주의에 방점을 찍으려 들겠지만 현 경제성장과 물가수준을 감안하면 전혀 매파적이지 않기는 어렵지 않겠냐”고 말했다.

마이클 콜린스 PGIM채권 투자책임자는 “경기가 계속해서 뜨거워지고 있다. 연준이 뒤늦게 너무 급히 나서지 않도록 정말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이어진 대규모 입찰서 예상 밖 강력한 수요 재확인

연초부터 이어진 대규모 국채입찰은 우려와는 달리 강력한 수요가 잇따라 확인되며 채권시장에 되레 호재로 작용했다. 지난주 입찰도 급증한 발행액을 감안하면 양호하다는 평가 속에 수익률 오름폭을 줄여줬다.

미 재무부 자료를 보면 지난 2월 초 실시된 660억달러 규모 입찰에서 해외투자자 매입 비중이 높았다. 민간투자펀드와 중앙은행을 포함한 해외투자자들은 당시 3년물 입찰에서 53억달러어치를 받아갔다. 지난해 9월 이후 가장 큰 규모다. 10년물 입찰에서도 71억어치를 가져가 2016년 5월 이후 최대를 기록했다. 30년물에서도 23억달러를 받아갔다. 3년 만에 최대치다.

이번 주에는 1180억달러 규모 국채입찰을 이어진다. 오는 26일 510억달러 규모 13주짜리와 450억달러 규모 26주짜리 입찰에 이어 27일 220억달러 규모 52주 입찰이 진행된다.

■伊총선 앞두고 수익률 하방압력 거세질 듯

이탈리아 총선을 앞두고 정치 불확실성이 고조되고 있다. 최근 들어 안전자산 수요가 독일 분트채에 몰리며 미국채에까지 여파를 미치는 모습이다.

다음 달 4일 실시될 이탈리아 총선에서 절대다수당 선출을 보장하기 어렵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정치 불안정이 계속되면 경제성장과 은행권을 되살리는 데 필요한 개혁움직임은 더 요원해진다. 이탈리아 국가부채는 국내총생산의 130%를 웃돌며 유로존에서 두 번째로 많은 수준이다.

유로존에 회의적인 중도우파 연합이 승리할 경우 상황은 더 꼬일 수밖에 없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좌파 5성운동이 우위를 보이고 있기는 하나 이변이 일어날 가능성도 배제하기는 어렵다.

독일 보수당-사민당 연립정부 구성 찬반투표를 둘러싼 경계감도 짙다. 사민당은 당원을 46만여명을 대상으로 연정 합의안 찬반우편 투표를 오는 2일까지 진행한다.
결과는 4일 발표된다.

■때마침 미 4Q 성장률 + 근원 PCE 인플레도 공개

파월 의장의 공식석상 데뷔와 맞물려 연준이 선호하는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에너지·식품 제외)도 주중 공개된다.
이번 주 예정된 글로벌 주요 이벤트와 경제지표 발표 일정은 다음과 같다.

2월26일: 일본 12월 경기선행지수, 미 1월 신규주택판매, 미 2월 댈러스 연방준비은행 제조업 지수

2월27일: 일본 2월 무역수지, 유로존 1월 총통화(M3) 증가율, 독일 2월 소비자물가 잠정치, 미 1월 내구재수주, 미 12월 S&P/케이스실러 주택가격지수, 미 2월 콘퍼런스보드 소비자신뢰지수, 미국석유협회(API) 주간원유재고, 파월 연준 의장 하원 증언

2월28일: 일본 1월 소매판매, 일본 1월 산업생산, 영국 2월 소비자신뢰조사, 중국 2월 종합 구매관리자지수(PMI), 독일 3월 GfK 소비자신뢰지수, 독일 2월 실업률, 유로존 2월 소비자물가, 미 4분기 경제성장률 수정치, 미 1월 잠정주택판매, 미 에너지정보청(EIA) 주간원유재고

3월1일: 일본 2월 제조업 PMI, 중국 2월 차이신 제조업 PMI, 일본 2월 자동차판매, 독일 2월 제조업 PMI, 유로존 2월 제조업 PMI, 유로존 1월 실업률, 미 주간실업수당 신규신청건수, 미 1월 개인소득 및 개인지출, 미 2월 공급관리자협회 제조업 PMI, 미 2월 자동차 판매, 파월 의장 상원 증언

3월2일: 해외 중앙은행 미국채 보유량, 일본 1월 실업률, 독일 1월 수출입물가, 독일 1월 소매판매, 유로존 1월 생산자물가, 미 2월 미시간대 소비심리지수
godblessan@fnnews.com 장안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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