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정보통신

글로벌 ICT기업, 카메라에 집중하는 이유

허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2.26 18:24

수정 2018.02.26 18:24

글보다 사진.동영상으로 소통하는 시대…
삼성 '갤S9' 카메라 가장 큰 변화로 꼽혀.. LG.애플도 마찬가지
네이버 카메라 앱 '스노우'.. 카카오 VOD 서비스 주력
"미래 먹거리" 지속 투자
글로벌 정보통신기술(ICT) 기업들이 일제히 동영상과 이를 찍을 수 있는 카메라에 꽂혔다. 어릴때부터 스마트폰을 사용하면서 글이나 사진을 보는 것보다 동영상에 익숙한 '신인류'를 겨냥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26일 발표된 삼성전자의 갤럭시S9는 카메라가 스마트폰 업계의 미래임을 강조한 제품이다. 삼성전자는 어두운 곳에서도 더 사진을 잘 찍을 수 있도록 듀얼 조리개를 최초로 선보였으며 초당 수백장씩 촬영해 느리게 보여주는 슈퍼 슬로모션 기능을 추가했다.

또 이용자들이 카메라를 활용해 소통하고, 즐겁게 놀 수 있도록 증강현실(AR) 기능도 담았다. 내 사진을 찍으면 자동으로 사진의 특징을 잡아 가상 캐릭터나 이모티콘을 만들어주는 '3D 이모지' 기능이다.
이 기능은 애플도 최신 스마트폰 아이폰X에 선보였던 기능이다. 삼성전자가 이처럼 카메라 기능에 집중하는 이유는 전세계적으로 동영상이 ICT 기업들의 새 먹거리로 부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동영상으로 소통하는 10~20대들이 부쩍 늘면서 동영상 촬영에 적합한 카메라가 스마트폰의 새로운 경쟁력으로 부상한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도 동영상 플랫폼 유튜브의 영향력은 점점 확대되고 있다. 이미 10대들은 네이버, 다음같은 포털 사이트에서 이탈해 유튜브로 궁금한 것들을 검색하고 있다. 실제로 시장 분석 사이트 와이즈앱이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10~20대는 압도적으로 유튜브를 가장 오래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는 "10대 이용자들이 검색 자체를 네이버와 같은 포털이 아닌 유튜브로 하고 있어서 걱정도 많고 위기라고 생각한다"며 "영상 검색에 대해서 많은 고민을 하고 있으며 이른바 하우투 영상이나 지식동영상 등에 대해 과감히 투자를 확대할 것"이라고 전했다. 또 네이버는 카메라 애플리케이션(앱) 스노우에도 주력하고 있다. 스노우는 최근 손정의 회장의 소프트뱅크 등으로부터 5000만 달러(약 535억원)을 투자받았다. '스노우'는 전세계 2억 다운로드를 돌파한 카메라 앱으로 사진에 AR 기능을 활용, 다양한 효과를 주는 앱이다.

카카오 역시 동영상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웹툰과 웹소설 플랫폼이었던 카카오페이지에 주문형비디오(VOD) 서비스를 시작하며 영상 시청을 원하는 이용자들을 공략하고 있다.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과 연동되는 '카카오TV'도 있다.

글로벌 기업 페이스북도 동영상을 원하는 이용자들을 위한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페이스북 라이브로 이용자들이 친구들과 자신의 일상을 영상으로 공유하는 트렌드가 정착되고 있다.

게임업체들의 마케팅 방식도 변하고 있다.


기존에는 TV광고 등을 통해 대중적으로 게임을 알리는데 주력했지만 이제는 1인 게임방송 창작자들이 게임 흥행에 필수적이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유튜브나 아프리카TV 등에서 수백만의 시청자를 거느린 대도서관이나 보겸 등의 게임 방송창작자들과 협력해 게임을 알리는 식이다.


성균관대 최재붕 교수는 "어릴때부터 스마트폰을 활용하며 살아온 새로운 인류인 포노사피엔스들은 자발적으로 영상을 공유하며 기존의 사고방식과 전혀 다른 방식으로 소통하고 있다"며 "TV가 아닌 유튜브에 열광하고 게임을 보는 e스포츠에 열광하는 새로운 세대에 맞는 새로운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jjoony@fnnews.com 허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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