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사설]

주 52시간 단축, 유연근무제도 서둘라

근로기준법 개정안 통과.. 영세중기 보완책 내놓길

국회 환경노동위원회가 27일 새벽 주당 근로시간을 68시간에서 52시간으로 줄이는 근로기준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2004년 주5일제 시행 이후 법정근로시간은 40시간이다. 현행법은 1주일의 근로일을 5일(40시간)로 보고 여기에 휴일과 연장근로(16+12시간)를 합쳐 최대 68시간까지 인정했다. 개정안은 이를 7일(40시간)에 연장근로 12시간까지만 인정했다. 다만 현장 충격을 줄이려 300인 이상 기업은 오는 7월부터 적용하지만 5∼299인 기업은 2~3년의 유예기간을 두기로 했다. 여야 합의안이니 28일 본회의 통과도 유력하다. 국회 논의가 시작된 지 5년 만이다.

근로시간 축소는 가야 할 길이다. 한국의 긴 노동시간은 악명 높다. 2015년 연간 노동시간은 2069시간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5개 회원국 가운데 멕시코 다음이다. 회원국 평균 1763시간에 비해 300시간 이상 길다. 문재인 대통령이 삶의 질 향상과 일자리 창출을 위해 근로시간 단축을 들고 나온 이유다.

일하는 시간이 줄면 임금도 줄게 마련이다. 결론은 생산성 향상이다, 한국의 노동생산성은 선진국 가운데 중하위권이다. 역으로 보면 생산량 감소 없이 근로시간을 줄일 여지가 많다는 얘기다. 일하는 방식을 바꾸든 효율과 창의성을 높이든 방법을 찾아야 한다.

풀어야 할 숙제도 적지 않다. 당장 노동계는 반발한다. 민주노총과 한국노총은 국회가 입법을 강행할 경우 노사정대표자회의 참여를 재고할 것이라고 엄포를 놨다. 재계도 큰 틀에서 환영이라는 입장을 내놨지만 영세 중소기업에 대한 추가 대책을 주문했다. 중소기업중앙회는 "중소기업 인력난이 당장 해소되기 어려운 만큼 정부가 노동제도 유연화에 대한 논의도 성실히 진행해달라"고 촉구했다.

중소기업의 인력난은 심각하다. 법정 근로시간이 줄면 추가 비용도 문제지만 인력난은 더 심각해진다. 이참에 만성적이고 구조적인 인력난을 줄일 근본대책을 세워야 한다. 현재 최대 3개월까지 허용하는 탄력적 근로시간제를 1년으로 늘리는 등 유연근로제 확대가 답이다. 유연근로제는 업종이나 기업, 일의 특성에 따라 근무시간을 자유롭게 하는 것을 말한다. 재택근무.자율출퇴근제가 이에 해당한다. 정해진 기간에 근무시간 총량을 맞추면 된다. 이럴 경우 기업의 부담은 한층 줄어든다.

유연근무는 4차 산업혁명 시대 세계적 추세다. 유연근무를 도입한 기업은 미국 81%, 유럽 66%다.
하지만 국내 기업은 12.7%에 그친다. 제도가 경직돼 있어 실효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여야가 2022년까지 논의키로 했지만 그때까지 끌 필요도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