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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월 연준의장 미 의회 데뷔...예상보다 매파..시장 긴장

박종원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2.28 16:19

수정 2018.02.28 16:19

Federal Reserve Chairman Jerome Powell testifies as he gives the semiannual monetary policy report to the House Financial Services Committee, Tuesday, Feb. 27, 2018, in Washington. (AP Photo/Jacquelyn Martin)<All rights reserved by Yonhap News Agency>
Federal Reserve Chairman Jerome Powell testifies as he gives the semiannual monetary policy report to the House Financial Services Committee, Tuesday, Feb. 27, 2018, in Washington. (AP Photo/Jacquelyn Martin)
【워싱턴=장도선 특파원】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금리 인상 시계는 결국 빨라질 것인가?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27일(이하 현지시간) 미국의 경제 성장과 인플레이션 강화 추세를 인정하며 올해 연준의 금리 인상 속도가 빨라질 여지가 있음을 시사했다.

파이낸셜 타임스(FT)와 블룸버그통신 등 언론에 따르면 이날 파월은 연준 의장 취임 후 처음 행한 반기 의회 정책 증언에서 경제가 지난해 12월 예상했던 것보다 강력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면서 “경기 과열”을 막기 위해 점진적 금리 인상을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투자자들의 지대한 관심 속에 진행된 파월의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 증언을 시장은 예상보다 매파적 내용으로 받아들였다. 금리 인상 속도를 높이겠다는 파월의 명확한 입장 표명이 없었음에도 증시는 하락했고 국채 수익률과 달러는 상승했다. 금과 원유 등 상품 가격도 약세를 나타냈다. 뉴욕 증시 다우지수는 1.16% 내린 2만5410.03에,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1.27% 떨어진 2744.28에 마감됐다.
나스닥지수는 1.23% 후퇴, 7330.35에 거래를 끝냈다. 미국 국채 10년물 수익률은 파월의 증언이 진행되는 동안 0.05%포인트 전진, 2.915%의 장중 고점을 기록했다.

파월은 정책 보고를 통해 자신과 자신의 동료들은 3월 정책회의에서 내놓을 금리 전망을 작성하면서 예상보다 강력한 경제 데이터들을 감안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 분석가들은 파월의 발언이 전해진 뒤 올해 연준의 4차례 금리 인상 전망이 강화됐다고 평가했다. 연준은 지난해 12월 정책회의에서 2018년에 3차례 금리 인상을 예상한다고 밝힌 바 있다.

파월은 “경제에 대한 나의 개인적 전망은 12월 이후 강화됐다”고 설명한 뒤 “공개시장위원회(FOMC)는 향후 몇 년간의 적절한 통화정책 궤도를 추정하는 데 있어서 경기 과열을 방지하면서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를 2%로 유지하기 위한 균형을 계속 추구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파월은 “많은 요소들이 경제 전망을 형성하지만 미국 경제가 과거 몇 년간 직면했던 역풍들 가운데 일부는 꼬리 바람으로 전환됐다”면서 경제를 움직이는 새로운 동력에 부양적 성격의 재정정책과 미국 수출품에 대한 견고한 수요가 포함됐다고 덧붙였다. 그는 강력한 고용시장과 법인세 감면은 소비자 지출을 늘리고 기업들이 투자에 보다 자신감을 갖게 만듦으로써 생산성 제고로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금년에 몇 차례 금리 인상이 이뤄질 것으로 생각하냐는 캐롤린 멀로니 의원(민주당·뉴욕주)의 질문을 받은 파월은 인플레이션에 대한 그의 자신감은 연준이 지난해 12월 경제 전망을 제시한 이후 더 커졌다고 대답했다. 그러나 연준의 3월 정책회의에 대한 예단은 거부했다.

에버코어 ISI의 글로벌 정책 헤드 크리슈나 구하는 고객 노트에서 “파월의 증언으로부터 취할 핵심은 복잡한 게 아니다. 바로 3월 회의에서 (올해) 금리를 4차례 인상하는 쪽으로 기본 입장을 옮길 가능성이 커졌다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파월의 의회 증언 이후 시장은 연준의 3월 금리 인상 가능성을 거의 100% 가격에 반영했다. 또 올해 4분기 금리 인상 가능성은 약 50%로 높아졌고 2분기와 3분기중 금리 인상 확률도 각기 약 80%와 70%로 상승했다.

파월은 최근 경제 전문가들 사이에서 의견이 오가고 있는 연준의 인플레이션 목표 조정에 대해서는 현재의 2% 고수 의사를 밝혔다. 전일 블룸버그는 연준이 2.5% 인플레이션을 수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그는 인플레이션 목표가 조정될 것으로 예상하느냐는 질문에 “현재의 (인플레이션) 틀은 잘 작동하고 있으며 시장도 그것을 이해하고 있다”고 대답했다.

파월은 1일 오전 상원 은행위원회에서 한 차례 더 정책 증언을 하게 된다. 과거 사례에 비춰볼 때 상원 증언 내용은 이날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 보고와 거의 차이가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때문에 시장의 관심은 파월의 상원 증언에 앞서 상무부가 1일 오전 발표할 PCE 물가지수에 쏠릴 것으로 보인다.

jdsmh@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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