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장칼럼]

근로시간 단축이 폭탄 되지 않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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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이 있는 삶은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바라는 일이다. 임금은 다소 줄더라도 나만의 시간을, 가족들과의 시간을 가지는 것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이들이 많다. 특히 젊은층일수록 근로시간 단축을 선호한다.

하지만 근로시간 단축에 대한 우려도 만만치 않다. 바로 중소기업, 특히 지방 소재 중소기업들이 대표적이다.

최근 만난 부산 소재 중소기업 대표는 근로시간 단축에 대해 "최저임금 인상이 '패트리엇 미사일'이라면 근로시간 단축은 '핵폭탄급'이다"라고 우려했다.

이유는 일할 사람 자체를 구할 수 없기 때문이다.

중소기업중앙회에 따르면 근로시간 단축으로 인해 부족한 노동자는 약 44만명에 달한다. 하지만 아무리 좋은 조건을 내걸어도 사람을 뽑을 수 없는 것이 우리나라 중소기업, 특히 지방에 위치한 중소기업들의 현실이다.

실제 중소기업의 입장에선 최저임금보다 근로시간 단축의 충격이 클 가능성이 높다. 특히 중소기업의 입장에서는 인력난이 심화될 가능성이 존재하고 근로자의 입장에서는 실질소득이 감소할 가능성이 많다.

노동계와 경영계가 한 걸음씩 물러서서 지혜로운 접근방법을 모색할 필요가 있으며, 특히 정부의 경우, 근로시간 단축에 따른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중소벤처기업부)과 근로자(고용노동부)에 대한 지원을 병행할 필요가 있다.

그렇다면 정부의 중소기업 대안은 있을까.

안타깝게도 우리나라 9988(사업체 99%, 종사자 88%)을 책임지고 있는 중소벤처기업부의 경우 52시간으로 근로시간을 단축하는 내용의 근로기준법 개정안이 국회 논의 시작 5년이 지났음에도 근로시간 단축에 따른 기본적인 실태조사 자료를 가지고 있지 않다. 즉, 얼마만큼의 기업이 피해를 입을 것인지, 얼마나 많은 인력이 부족할지 등 기초조사 자체가 되어 있지도 않다. 고용부가 해당 조사를 했을 것이라면서도 그 데이터를 협조를 통해 얻지도 못한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대안이나 지원책을 기대하기란 언감생심이다.


2월 28일은 홍종학 중기부 장관 취임 100일을 맞이한 날이다. 현장의 목소리를 많이 듣는 것도 중요하지만 각 부처 간 유기적인 협업을 이끌어내는 것 또한 장관의 중요한 역할이다. 근로시간 단축이 핵폭탄이 되지 않도록 보다 세심한 정책을 기대해본다.

yutoo@fnnews.com 최영희 산업2부